서울고등법원 같지만 다른 'GMO' 판결...무엇이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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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같지만 다른 'GMO' 판결...무엇이 달랐나
서울고법 행정부와 민사부의 상이한 판결에 소비자들 갸우뚱
'GMO 검출된 유채도 불검출 검사성적서만 있으면 유기농' 아리송 판결
  • 2022.08.01 18:00
  • by 이진백 기자
ⓒillust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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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이하 서울고법) 제11행정부(배준현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2일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 검출된 유채는 유기 인증표시를 할 수 없다'고 판결한다. 그러나 약 3주 뒤인 7월 14일 서울고법 제33민사부(구회근 부장판사, 이하 항소심 재판부)는 GMO가 검출된 유채임에도 불구하고 '유기농 유채종실 전체 수량 중 일부에서만 채취된 시료에서 GMO가 검출되었고, GMO 및 잔류농약검사에 불검출로 판정된 검사성적서가 있으므로 유기농 유채로 인정하지 않을 증거가 없다'라는 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7월 14일 (주)순수유가 농업회사법인 (주)에프앤피와 김신제 대표이사를 상대로 항소한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20.05.29 선고 2018가합562242(본소), 2018 가합576623(반소))의 판시 내용을 변경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4민사부(김정곤 부장판사, 이하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급계약에 의하여 공급되기로 한 유기농 재배 유채종실은 Non-GMO임을 전제로 하여 체결된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유기농 재배 유채종실에 유전자변형물질이 검출됨으로써 이 사건 공급계약에서 정한 품질이나 성능을 갖추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급계약은 2014년산 유기농 재배 유채종실, 2015년산 유기농 재배 유채종실, 2015년산 일반 재배 유채종실 등 3종류의 유채종실별 공급계약이 결합된 계약으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14년산 및 2015년산 유기농 재배 유채종실 품질요건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요건으로서 유기농으로 재배된 것 이외에 GMO검사결과 변형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은 Non-GMO라는 것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는 1심 재판부와 품질기준에 대해서는 동일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품질기준 판단과 엇갈리는 결정을 내렸을까.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에프앤피, 대표이사 김신제) 회사가 피고((주)순수유)에게 이행제공을 한 2014년산 유채종실 전체 수량 중 일부에서만 채취되었고, 이행제공일로부터 약 2년 9개월이 지난 2018년 7월경 GMO검사 및 잔류농약검사가 이루어진 점에다가 그 검사결과가 2014년산 유채종실 전체 수량에서 채취된 시료에 관하여 이행제공일 무렵 이루어진 코젠바이오텍의 GMO검사결과(불검출) 및 2018년 1월경 이루어진 잔류농약검사결과(불검출)와 다른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 회사가 2015년 10월경 피고에게 2014년산 유기농 재배 유채종실의 이행제공을 할 당시 품질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하자가 존재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라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이미 납품된 2014년산 유기 재배 유채가 문제없다라고 인정한 결정에는 다음과 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바가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 검사 결과에서 유전자변형종실이 혼입된 결과(GMO 검출)를 얻게 됨으로써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아 공급계약에서 정한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유전자변형성분은 물론 3년 이상 화학비료와 유기합성농약을 일체 사용하면 안 된다. 1심 재판부는 유기농에서는 GMO가 검출되면 안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2년 9개월의 시간이 지난 점에 대해선 항소심 재판부가 선정한 전문심리위원이 '오래된 종자라고 하더라도 DNA 추출시 농도를 일정 범위로 맞추어 실험하므로 GMO 혼입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없다'고 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GMO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외에도 원고와 피고 양사가 미리 합의한 절차에 따라 2018년 7월 12일과 13일 양사 담당직원들이 참여한 상태에서 2014년산 및 2015년산 샘플을 채취하여 중립적이고 공인된 검사기관(코젠바이오텍, 한국에스지에스)에 GMO검사를 의뢰하였는데 두 기관 모두 변형유전자인 GT73의 검출 판정을 받았다.
 

2015.02.16 (주)순수유 설립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주)에프앤피 김신제 대표이사 공동출자                

2015.03.20 유채종실 공급계약 체결 

- 계약 내용 -

물품 공급자 : (주)에프앤피 
물품 수령자 : (주)순수유 
물품 인도 장소 : 물품 수령자의 요청 장소 
물품 수량 : 유채종실 총 1,200톤
(2014년 기생산 보유뷴 유기농 재배 200톤, 2015년 유기농 재배 300톤, 2015년 일반 재배(Non-GMO) 700톤)
물품 대금 : (톤) 유기 재배 150만 원, 일반 재배 98만 원. 총 물품대금은 14억36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계약금 지급 : 9억 548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품질 : (주)에프앤피는 원산지증명서, 유전자변형 식물검사증 또는 GMO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 검역증 등 (주)순수유가 요청하는 서류를 제출하여 품질을 보증한다. 

2015.09.01 (주)에프앤피 친환경농어업법에 따라 몽골에서 재배하는 유채에 관하여 유기 인증 획득(인증번호 81-1-131) - 2015년 공급계약 체결 당시 (유기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2014년산 유기 유채로 표시

2015.09.21 김신제 (주) 순수유 대표이사에서 해임 

2015.10  (주)에프앤피 (유기인증을 받지 않은) 2014년산 유기농 재배 유채종실 36.4톤 (주)순수유에 인도 - (주)순수유 해당 유채의 유기농 미인증 문제로 수령 거절     

2018.07.12~13 (주)순수유와 (주)에프앤피 상호 합의 (2014년산&2015년산) 샘플 채취 - Non-GMO가 아니며 잔류 농약이 검출  

2019.06.07 국민신문고 인터넷 사이트에 민원 제기(에프앤피가 몽골에서 생산해 순수유에 공급한 유채종실에서 유전자변형 카놀라(GT73)가 검출되었으므로 조사하여 처리해 달라는 내용.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에게 전달.)

2019.06.26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주)에프앤피 '유기농 인증표시 제거·정지 처분 (에프앤피로부터 납품 받아 순수유에서 보관중이던 유채종실 6개 시료와 에프앤피에서 보관 중이던 3개 시료 모두에서 GT73(GMO) 검출)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에 앞서 서울고법 제11행정부(이하 재판부)는 6월 22일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에프앤피(대표이사 김신제)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 괴산·증평 사무소장을 상대로 청구한 인증표시제거·정지처분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주)에프앤피)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 판결(서울행정법원 제1부, 2019합78715)은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1심 판결에 따르면 "유기인증을 받은 '이 사건 유채종실(유기농산물로 표시된 2015년산 유채종실)'에서 유전자변형농산물이 검출됨으로써 유기농산물 인증기준에 위반되었으므로, '이 사건 유채종실'에 대하여 유기농산물 인증표시를 제거·정지하도록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라고 주문했다. 

참고로 위 사건 '2019합78715 인증표시제거·정지처분취소'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채종유 유채종자를 공급하는 원고((주)에프앤피)는 2015년 3월 20일 (주)순수유와 몽골에서 생산한 유채종실 1200톤을 공급하기로 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원고가 공급하기로 한 유채종실은 2014년 기생산 보유분 유기농 재배 200톤, 2015년 유기농 재배 300톤, 2015년 일반재배(Non-GMO) 700톤이다. 원고는 공급계약에 따라 2018년 7월 12일과 13일 보관 중이던 2015년산 유기농 재배 유채종실 중 일부를 순수유에 인도했다. 순수유는 2019년 6월 7일 국민신문고 인터넷 사이트에 '원고가 몽골에서 생산하여 순수유에 공급한 2015년산 유기농 유채종실에서 유전자변형 카놀라(GT73)가 검출되었으므로 철저히 조사하여 처리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고, 위 민원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장에게 전달됐다. 이후 농관원장으로부터 위 민원에 대한 조사요청을 받은 농관원 충북지원 괴산·증평 사무소(피고) 직원은 2019년 6월 11일 원고 및 순수유의 각 창고를 방문하여 각 회사가 보관 중이던 유기농산물로 표시된 2015년산 유채종실(인증번호:41-1-104, 이하 '이 사건 유채종실')을 수거하여 농관원 시험연구소에 그 검사를 의뢰하였는데, 검사 결과 수거된 시료 9점 모두에서 유전자변형 이벤트(GT73)가 검출됐다. 유기농산물 및 유기가공식품 인증기준에 따르면 유전자변형농산물에 대해서는 포괄적으로 유기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피고는 구 친환경농어업법 제31조 제1항에 따라 행정처분 당사자가 보관 중인 유기농 표시된 유채(종실)에 대해 시료수거 검사를 하여 유전자변형농산물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유전자변형농산물이 검출된 유채를 유기농산물로 표시된 상태로 유통하거나 유기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원고에게 구 친환경농어업법 제31조 제4항에 따라 해당 인증품의 인증표시 제거·정지 처분 조치를 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부는 "이 사건 각 처분은 원고가 유기농산물로 인증받은 '이 사건 유채종실'에서 유전자변형성분이 검출되어 그 인증표시를 제거·정지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유전자변형농산물이 포함된 유채종실이 유기농산물로 표시되어 일반 다수의 소비자에게 판매되거나 다른 제품으로 가공되어 판매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구 친환경농어업법령상 유기농산물로 인증을 받은 유채종실에서는 유전자변형농산물이 검출되어서는 아니 되는데 피고가 원고와 순수유의 각 창고에서 수거한 '이 사건 유채종실' 시료 9점 모두에서 유전자변형농산물이 검출됐다. 위 검사를 시행한 농관원 시험연구소는 농산물과 그 가공품의 각종 시험·분석·연구 및 가공기구의 성능시험에 관한 사무를 분담하는 농관원의 소속기관으로 객관적인 지위에서 식품과 관련된 각종 시험·검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국가기관인바, 그 검사결과의 객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 LMO 국경검사 순서도(출처-수입식물검역 문답집), 서류 심사만 통과되면 사실상 유전변형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LMO(유전자변형생물체, Living modified Organism) 국경검사 순서도. 서류 심사만 통과되면 사실상 유전변형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출처 - 수입식물검역 문답집)

서울고법의 상반된 판결(행정부는 'GMO가 검출된 유채는 유기가 아니다', 민사부는 'GMO가 검출된 유채도 유기다'라고 판결)에 대해 향후 대법원이 결론을 내릴 것이다. 라이프인은 지난 2018년 12월 '불량 수입농산물 관리, 너무 허술하다'라는 기사를 통해 통관과 검역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객관성이 인정되는 공공기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의 검사결과보다 수입통관시 검사성적서를 더 신뢰하는 판단에 대법원이 어떠한 판결을 할지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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