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로 떠난 청년, 여기서 살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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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로 떠난 청년, 여기서 살아볼까?
monthly SOVAC, 도시를 떠나 지역재생을 이끄는 청년들의 생생한 로컬살이 이야기
  • 2022.03.25 16:33
  • by 정화령 기자

쇠퇴하는 지역에 청년들이 모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난 3월 23일, SOVAC에서는 도시를 떠나 지역재생을 이끄는 청년들의 생생한 로컬살이 이야기를 방영했다. 지역에서 살아가려면, 청년들에게 지역을 짧게라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와 네트워크, 그리고 일자리와 주거 및 생활 기반 인프라가 필요하다. 목포, 서천, 거제, 공주의 네 지역에서 이러한 조건들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청년들이 함께하는지 알아보았다. 

'괜찮아마을'이 위치한 목포 원도심은 개항기에 조성된 일본인 마을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지역이다. 이곳은 인근 신도시로 청년층이 빠져나가면서 빈집 문제도 심각하다. 괜찮아마을은 오래된 여관 '우진장'의 20년 무상 임대를 제안하면서 새로운 터를 마련하고 있다. 우진장 주인인 강제윤 섬 연구소장은 "청년들이 처음부터 로컬의 가치를 알고 찾아온 게 아니라, 지내면서 가치를 발견해나가는 과정 같다. 이제 자신들의 삶의 무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 큰 변화이고 목포의 큰 자산이다"고 이야기했다. 

 ▲ 괜찮아마을 홍동우 대표. ⓒ온라인 갈무리
 ▲ 괜찮아마을 홍동우 대표. ⓒ온라인 갈무리

괜찮아마을의 홍동우 대표는 "청년들에게 영화 '리틀포레스트' 같은 장소를 만들어주고 싶다. 빈집을 활용해서 엄마의 고향 집 같은 장소를 마련하고, 재밌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옆집의 류준열 같은 친구가 되어주자. 그리고 각자가 배운 기술을 활용해서 연대하면 점점 큰 규모의 공동체가 되어 먹고사는 일을 해결할 수 있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리고 "지역의 어른들을 만나보면 지역에 대한 애정은 크지만 인구가 다시 늘어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부정적인 상황에서 청년들의 새로운 시도로 뭔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새로운 희망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삶기술학교 전경. ⓒ온라인 갈무리
▲ 삶기술학교 전경. ⓒ온라인 갈무리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는 깊은 맛이 나기로 유명한 '한산 소곡주'가 있다. 그리고 소곡주 테마거리에 빈집을 활용하여 지역주민과 청년들이 만나는 공간인 '삶기술학교'가 있다. 김정혁 대표도 도시에서 문화기획자로 일하다가 삶에 지쳐 지역으로 내려와 소곡주가 연상되는 노란색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삶기술학교는 청년들이 서천에서 한 달 살기를 통해 자기가 가진 비즈니스를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 (좌)나장연 전수자 (우)김정혁 대표. ⓒ온라인 갈무리
▲ (좌)나장연 전수자 (우)김정혁 대표. ⓒ온라인 갈무리

김 대표는 "한산면은 주민이 2,500명 정도인 인구소멸 지역이다. 경쟁이 치열한 도시를 벗어나 이곳에서 젊은이들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고, 특히 크리에이터에게는 놀거리가 많아 도시보다 더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산 소곡주 명인의 제조 기능을 3대째 전수받은 나장연 전수자는 "젊은 사람들이 처음 여기에서 산다고 했을 때는 반신반의 했다. 우리는 술을 만들 줄 알지만 판매 루트는 잘 몰랐는데, 청년들과 온라인 판매 마케팅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지역에서 청년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했다. 

 

세 번째로 소개한 공주 제민천에는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느슨하지만 끈끈하게 이어진 커뮤니티가 있었다. 마을스테이에서는 1주, 3주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그동안 내가 잘하는 일과 지역에서 필요한 일을 매칭해보고 본인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정착 가능할지를 시험해볼 수 있어 청년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라진 토종 곡물을 수집하고, 가공하여 판매하는 곡물집 천재박 대표는 "정부에서도 청년의 로컬 활동에 지원이 많아지고 미디어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유명한 곳을 찾고 소비하기보다는 지역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건강한 이야기들 나누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역에서 뭔가 해보고자 하는 청년이 늘어나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인구가 부족한 곳이라고 해서 뭐든지 다 해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오면 실망이 크겠다. 자기 속도를 미리 계산하고, 적극적으로 내 아이디어를 구현하여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잘 지내고 있다"고 현실적인 로컬 생활에 대한 조언을 덧붙였다. 
 

▲ (좌)곡물집 (우)천재박 대표. ⓒ온라인 갈무리
▲ (좌)곡물집 (우)천재박 대표. ⓒ온라인 갈무리

마지막으로 조선업의 도시 거제도 장승포에서, 최근 조선업이 쇠퇴하며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청년을 위한 아웃도어 아일랜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유를 위한 창조'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먼저 장승포 정영한 청년회장은 "처음 청년들이 지역에서 카페를 연다고 해서 만나게 되었다. 사실 지역에서는 원래도 다방이 있는데 외지인이 왜 카페를 새로 여는지 외지인을 경계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지역민의 생각을 대변했다. 하지만 공유를 위한 창조 박은진 대표는, 지금은 사소한 문제가 생겼을 때 지역 주민들이 나서서 해결하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공유를 위한 창조, 정영한 청년회장, 아웃도어 아일랜드 참가자. ⓒ온라인 갈무리
▲ 공유를 위한 창조, 정영한 청년회장, 아웃도어 아일랜드 참가자. ⓒ온라인 갈무리

아웃도어 아일랜드는 거제에 조선소만이 아닌 바다를 통한 아웃도어를 즐기는 삶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서핑이나 캠핑을 하거나 야외에서 일하기도 하는 동네로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시작했다. 10주간의 시간 동안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지내보고 지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처음 정착하기에는 지역 분들과 부대끼는 게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응원받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공간을 바꾸는 일이 골목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으니 한 공간이 아니라 전체적인 지역의 맥락을 읽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신중했으면 좋겠다. 지역을 변화시키는 건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도시재생 사업 등과도 발을 맞춰가야 시너지가 생길 것이다. 작은 규모라도 전국적으로 이런 일들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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