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2.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3.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4. 자율과 독립
5.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6. 협동조합 간의 협동
7.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이상은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한 선언'(1995)을 통해 채택한 협동조합 7대 원칙이다. 이렇게 정해진 협동조합 7대 원칙은 다양한 분야의 많은 협동조합들에 동질감과 연대의식을 심어주고,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위한 공동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이 됐다. 그렇기에 협동조합의 정체성, 협동조합 운동의 방향성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관점에서 고려돼야 한다. 그래야 '협동조합 운동이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불평등이 심해지고 기후위기가 인류를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협동조합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다시, 협동조합을 묻다'는 협동조합 발전을 위해 연구 및 활동을 이어온 김기태 청와대 사회적경제 비서관(前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과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센터장이 협동조합의 정체성 전환을 위해 지나온 역사와 현황을 살피고, 한국의 협동조합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색하며 새로운 협동조합 운동론을 제안하는 책이다.
두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협동조합 운동론, 즉 '협동조합 허브론'은 협동조합이 작은 협동의 경험을 이어 큰 협동으로 나아가는 접착제 역할을 하고 사회 곳곳을 협동으로 연결하는 허브가 되는 것을 말한다. 40년 전 알렉산더 프레이저 레이들로가 ICA 모스크바 대회에서 제기한 협동조합의 정체성(레이들로 보고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1부에서는 협동조합 운동의 역사를 시기별로 나누어 고찰하며 협동조합이 어떤 길을 거쳐왔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ICA가 협동조합 원칙을 제·개정해 온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이 내포하는 의미를 짚어 본다. 또한 두 저자는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를 생태계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구성원과의 관계, 영리기업과의 관계, 국가와 지방정부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며 협동조합 내부를 향해 있던 관점을 외부로 확장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 일상이 된 불안, 플랫폼 경제, 불평등 심화, 기후위기 등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조망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협동조합이 어떤 사회적 조건 속에 존재하고 있는지, 그 안에서 협동조합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이후 3부에서는 한국 협동조합이 가지는 특수성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한국 협동조합 실정에 맞는 실천 방안을 제안한다. 한국의 협동조합은 두레, 계, 향약 등 전통적 협동 조직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고, 일제강점기와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며 다른 나라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책은 이러한 한국 협동조합의 특수성을 이해하면서 그에 맞는 과제를 찾아간다.
두 저자는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임을 증명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협동조합만의 가능성과 성과를 보여 주어 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의 잠재력에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모든 활동의 허브로 협동조합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협동조합 허브론'이다. 다양하게 연결된 사회의 네트워크 안에서 협동조합이 허브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킨다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협동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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