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사경]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가방, 에끌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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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사경]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가방, 에끌라토
  • 2021.12.02 09:00
  • by 김정란 기자

그간의 기술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것이었다. 풍요로운 삶이 가져온 만족스러움에,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것은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이상 이 생각들을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쓰레기 산, 플라스틱에 괴로운 해양생물들…지구가 더는 터전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들을 봐주지 않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항목 13~15번(▲기후변화와 대응 ▲해양환경 보전과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육상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전)은 그간 우리가 미뤄두었던 기후 변화에 대한 긴급조치, 해양, 육지 자원의 보존 노력 등을 담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할, 인간과 지구,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한 기술은 없을까? 더는 미룰 수 없는 생각들을, 앞서 실천하며 전진하고 있는 조직들이 있다. 라이프인이 지구를 위해 뛰고 있는 이들을 만나 지속가능성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편집자 주]

▲ 에끌라토의 사과가죽 가방. ⓒ엔컴페니언
▲ 에끌라토의 사과가죽 가방. ⓒ엔컴페니언

명품을 갖기 위한 오픈런이 화제가 되는 요즘이지만, 전통적 명품과는 다른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제품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도 더불어 많아지고 있는 것 역시 요즘 일어나는 일이다. 환경에 해를 덜 끼치면서도 멋스러움을 더한 제품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등에서는 최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안전성과 환경 부담을 줄인 소비를 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관찰된다.

'사과가죽' 가방 등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비건가죽 브랜드 에끌라토도 그중 하나다. 사과와 가죽이라니, 어딘지 낯선 조합이다. 사과, 파인애플 등 식물 원료를 첨가한 원자재를 이용해 지구의 부담을 줄이고 있는 에끌라토 정재인 대표, 윤지선 이사를 만나 이 낯선 조합의 출발과 앞으로 이들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교육, 컨설팅업체에서 사과가죽 가방이?

엔컴페니언에서 론칭한 브랜드 에끌라토는, 사과가죽 가방, 지갑 등 소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엔컴페니언은 원래 소셜임팩트를 내는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등을 컨설팅, 교육하고, 국제개발협력과 임팩트 비즈니스 분야 조직들과 협력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이들이 지난 4월 비건가죽 브랜드 에끌라토를 론칭했다. 사과가죽을 이용한 에끌라토의 상품들은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과 와디즈, 텀블벅 등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어떻게 직접 가방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업에 뛰어들게 됐을까.

엔컴페니언 정재인 대표는 "컨설팅 사업을 통해 참가자들을 만나면서 배운 바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임팩트를 내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그간 해왔던 교육, 컨설팅 사업이 위축되면서 이를 현실화하는 시점이 앞당겨졌다"고 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오프라인 교육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엔컴페니언 역시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직접 임팩트를 내는 사업에 대한 구상이 있었던 구성원들은 빠르게 이를 현실화시키는 것으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에끌라토의 브랜드 디렉터인 윤지선 이사는 대학원에서 만나 뜻을 모은 정 대표와 엔컴페니언을 창립하기 전 마침 패션 부문 대기업에서 MD로 일한 바 있다. 윤 이사는 "패션을 너무 좋아해 전공하기도 했지만, 옷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환경오염이 일어난다는 점이 항상 가슴 아팠다"고 했다. 어떤 것으로 새로운 가치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던 이들은 이 부분에 착안해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제품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꿈은 지난 4월 상품 출시로 현실화됐다.
 

▲ 사과가죽 가방은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엔컴페니언
▲ 사과가죽 가방은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엔컴페니언

■ 함께 하는 친환경, 해외서 역량 발휘할 날 기대 중

현재 에끌라토에서 내놓은 제품에는 25% 정도의 식물 부산물이 포함돼 있다. 동물 가죽이나 모두 합성섬유를 쓸 때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조만간 파인애플 가죽 등 새로운 소재로 만든 제품 출시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리가 현재 쓰는 소재가 완전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가치있는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려나가고 싶다"며, "최종적으로는 환경오염, 폐기물 문제에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적 자원이 많은 에끌라토는 이 역량을 살려 글로벌 사업도 해나갈 계획이다. 정재인 대표와 윤 이사가 모두 대학원에서 국제 개발 및 협력분야를 전공해 이 부분에 강점이 있고, 대규모 의류 생산 공장들이 대부분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위치해 환경오염을 줄이면서도, 개발이 필요한 지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이 이러한 계획을 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정 대표는 "에끌라토의 한 라인을 공정무역으로 운영하고 싶다. 개발도상국에서 친환경적 비즈니스가 일어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앞으로 계속 생길 것이라고 본다. 현지에서 이런 분야 창업을 원하는 분들이 시작하는 것을 도와, 함께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엔컴페니언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에끌라토의 제품만이 인기를 얻고 성공하는 것만이 아니다. 정 대표는 "우리를 비롯한 지속가능한 패션 관련 시장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환경 문제 해결, 소상공인과의 공생, 개발도상국과의 연대 등 이들의 꿈은 하나의 영역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쳐있기 때문이다. 한 조직의 힘만으로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이들은 더 많은 연구와 협력을 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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