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먹을 때 플라스틱도 같이 섭취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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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먹을 때 플라스틱도 같이 섭취한다고?
안호영 의원 미세 플라스틱 성분인 SAP(고흡수성수지) 물질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지적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분해 흡수패드
  • 2021.10.21 16:00
  • by 노윤정, 송소연, 이진백 기자
▲ 안호영 의원. 20일 환경부 종합국정감사 화면 갈무리.
▲ 안호영 의원. 20일 환경부 종합국정감사 화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은 20일 환경부 종합국정감사에서 미세 플라스틱 성분인 SAP(고흡수성수지, Super Absorbent Polymer) 물질로 인한 국민의 안전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미세프라스틱 성분인 SAP 위험성'을  해소할 것을 주문했다.

안 의원은 환경부 종합감사의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19일 방송된 SBS 뉴스 <고기 핏물 흡수패드서 '미세플라스틱' 첫 검출> 방송을 소개했다.     

SBS 뉴스는 시중마트에서 판매하는 육류 포장 용기 안에 고기 핏물을 흡수해주는 얇은 패드가 들어있는데 이 흡수패드 안에 있는 다량의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고기 표면에 그대로 묻어나는 게 처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SBS 방송에 따르면 흡수패드 속에는 미세한 알갱이인 SAP, 즉 고흡수성수지가 들어 있다. 물을 흡수해서 젤 형태로 만드는 성질이 있어서 기저귀나 생리대에 주로 쓰이는데, 식품용으로까지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흡수패드에 들어 있는 흡수제 SAP 성분이 고기에 묻어난다는 사실이다.

안 의원은 환경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육류나 어류 포장시 사용되는 흡수패드의 미세플라스틱 용출 실태 조사 최종보고서를 공개해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서 포장육이나 어류의 포장 용기 안에 고기 핏물을 흡수해주는 얇은 패드(음식물 닿는 부위 부직포) 안에 SAP라고 하는 고흡수성수지, 즉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다량으로 검출되고 있었다.
 

▲ SBS 뉴스 화면 갈무리.
▲ SBS 뉴스 화면 갈무리.

안 의원이 시중 마트 3곳에서 구입한 소고기 제품을 분석 의뢰한 결과, 모든 샘플에서 200g 기준으로 평균 1.6mg의 SAP 물질이 검출됐다. 머리카락 굵기의 미세플라스틱으로 환산하면 7200개 분량이다. 그보다 작은 30µm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약 11만개나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의원이 식약처에 '최근 3년간 흡수패드 명칭으로 수입 또는 유통된 제품에 대한 용출시험을 실시한 내역'을 문의한 결과, 식약처는 '흡수패드 제조사별·재질별 용출규격 검사' 결과 국내산 제품과 수입산 제품 모두 '적합'하다고 답변했다.
 

▲ 20일 환경부 종합국정감사 화면 갈무리.
▲ 20일 환경부 종합국정감사 화면 갈무리.

안 의원은 "식약처 용출규격 검사결과 '적합' 답변은 고기와 직접 접촉하는 부직포가 적합하다는 것"이라며 "식약처에서는 SAP가 부직포로 쌓여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용 조건에서는 용출될 가능성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이는 용출 실험을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짐작으로 사용조건을 이야기하고, 아무 것도 용출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 20일 환경부 종합국정감사 화면 갈무리.
▲ 20일 환경부 종합국정감사 화면 갈무리.

안 의원은 "실제로는 SAP가 용출되었다"고 지적하며, "SAP처럼 입자가 작은 미세플라스틱이 유해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지금 막 연구가 시작된 단계이기는 하지만 호흡기나 혈관, 장기로 침투해서 면역 반응이나 세포 독성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AP라는 물질의 특성상 원료 생산 과정에서 독성 우려 물질이 혼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도 있다"라며 "이 때문에 미국 FDA는 SAP를 식품 용기로 쓸 때, 독성 우려 물질의 비중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FDA와 달리, 식품용으로 쓰이는 SAP 물질에 대한 기준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정부부처가 이렇게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국민들이 즐겨 먹고 있는 이런 식품에 생각지도 못한 플라스틱이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함께 실제 시중에 유통되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고 또 생태·인체 위해성에 대한 검증에 착수해서 국민들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에콜그린 홈페이지 갈무리. ⓒ에콜그린텍
▲ 에콜그린 홈페이지 갈무리. ⓒ에콜그린텍

그렇다면 흡수패드의 유해성 논란에 대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최근 생분해성 흡수패드를 개발한 에콜그린텍의 사례를 하나의 해법으로서 주목해볼 수 있다. 에콜그린텍은 PLA(Polylactic Acid), 즉 재생 가능한 전분 자원에서 추출한 재료로 만든 생분해성 제품을 제조·유통하는 업체다. 2018년 말 법인 설립 이후, 미세플라스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자 연구해왔고 지금까지 생분해성 수지를 활용한 커피필터, 티백, 빨대 등을 생산해 왔다. 그리고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외부 포장재부터 내용물까지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한 미트패드를 개발했다.

이광용 에콜그린텍 대표는 자사 미트패드 성분에 대해 "기존 흡수패드의 흡수제(SAP)는 합성 고분자를 통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전분을 베이스로 만든 흡수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필름이나 부직포는 옥수수 전분에서 얻은 PLA 원료로 만든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석유화학계 고분자가 아니라 식물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고분자를 사용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콜그린텍 제품은 'Non-GMO(비유전자변형식품)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하여, 안전성 문제에서 보다 자유로운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그만큼 제품 안전성에 대한 관리 또한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PLA 수지에 사용되는 옥수수 전분을 확보한 후 직접 SGS에 Non-GMO 테스트를 의뢰해서 결과 레포트를 받았으며, 부직포나 필름 또한 미세플라스틱 관련 테스트를 맡기고 성적서를 받아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기존 흡수패드와 성능 면에서 차이는 없을까? 이 대표는 "성능적인 면에서는 기존 흡수패드와 거의 비슷하다"고 말하며 "소재를 유해하지 않은 소재로 바꾸면서 기능적인 부분은 최대한 근접하게끔 개발했다"고 부연했다.

현재 에콜그린텍의 제품은 아이쿱생협의 자연드림 매장에 납품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대표는 "아이쿱생협 측에서 미세플라스틱 제로를 추구한다는 점을 좋게 평가해주어서 미트패드 첫 거래로 자연드림 납품을 시작했다"며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러 곳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 공급처는 추후 늘려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연라이프 생활용품팀 김민제팀장은 "자연드림은 2019년부터 식품 속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플라스틱 100% 재활용'을 위한 약속을 선언했다. 선언을 기점으로 먼저 매장 정육코너 포장상품의 용기를 플라스틱에서 종이트레이로 바꿨다. 육류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되는 흡수패드를 식물유래성분으로 에콜그린텍과 공동개발하고, 환경성과 기능성을 점검한 뒤 지난 9월부터 유통업계 최초로 '생분해성 미트패드'로 교체했다"라고 전했다. 

자연드림은 식품 속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품 패키지 및 트레이 교체, 미세플라스틱 0% 소금, 종이팩 심층수를 개발했고 이번에 처음 선보인 생분해성 미트패드의 적용을 올해 모든 축산, 수산물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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