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녹색 전환, 기후위기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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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녹색 전환, 기후위기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스티글리츠 교수, 2021 아시아미래포럼 기조세션 발제
  • 2021.10.20 16:00
  • by 김정란 기자
▲ 아시아미래포럼 기조세션에 참여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오른쪽)와 정세은 교수. 온라인 갈무리
▲ 아시아미래포럼 기조세션에 참여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오른쪽)와 정세은 교수. 온라인 갈무리

기후위기가 우리 발등 앞에 떨어진 불이라는 것을 체감하면서도, 경제 성장 측면에서 해결을 망설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위기의 경제적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21 아시아미래포럼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타글리츠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 교수의 '기후위기 시대, 불평등 극복의 경제학'을 주제로 한 기조세션으로 문을 열었다. 모더레이터로는 충남대학교 정세은 교수가 참여했다.

2011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소득 분배, 기후 변화, 위험, 기업 지배 구조, 공공 정책, 거시 경제 및 세계화에 중점을 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도 "기후위기 극복을 통해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와 불평등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더 큰 역할을 해야 하고, 전 세계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덮쳤지만, 그중에서도 큰 피해를 본 것은 개발도상국 등 재정과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들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해왔는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실패해왔다"면서 "문제는 개발도상국들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리협정에서 선진국들이 탄소배출 감소를 통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여러 약속을 했지만, 온도를 낮추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이런 피해는 그간 탄소를 많이 배출한 국가가 아닌 현재 성장이 필요한 개발도상국들이라는 이야기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그럼에도 해결 방안은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는 "긍정적인 것은 지난 2년 동안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탄소 중립에 대한 약속을 하고 기술에 대한 중요한 투자를 했다. 특히 수소도시 등 여러 혁신적인 기술 투자가 있었다"며 "기후위기는 민주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젊은 층이 그린뉴딜에 참여하고 있다. 자신들의 미래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 스티글리츠 교수.
▲ 스티글리츠 교수.

기후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각국은 대규모 비용 발생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기업의 우려에 맞서야 한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많은 경제 모델이 실업과 비용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혜택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산불, 허리케인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가시적으로 나타나 비용을 발생시키고,  빈곤한 사람들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에서 더 큰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부분은 외면하고 있다는 것. 그는 "그린전환은 희생이지만, 기회이다"라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급격한 성장을 해온 한국을 예로 들며, "한국은 정부 주도 산업정책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줘 왔다. 이로 인해 지난 15년간 한국이 놀라운 전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개도국 중에서 전 세계 최대 경제국 중 하나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로 그린 전환에 나서는 것이 개발도상국에도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한다면, 더 많은 혁신이 있고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기술적 혁신을 통해 고용과 평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 그린뉴딜을 강조하는 이유는 환경 변화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려고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기조세션에서 개발도상국의 녹색전환을 위한 세계 각국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녹색전환을 추진할 국가들이 많은데 이런 국가들이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이러면 개도국, 신흥국은 더 많은 격차가 발생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더 합리적 전략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

기후위기 극복을 통해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스티글리츠 교수는 5개의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개발도상국 신흥국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자원이 있는 나라들은 조세 조치를 취해 재원 확보 노력을 해야 한다. 부채 스와프 등을 통해 과도한 부채를 감당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해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 지식재산권 면제를 논의해야 한다. 개발도상국의 위험 완화를 위한 그린 재원을 지원하는 글로벌 그린뱅크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강연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은 단순히 비용을 발생시키는 희생만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후위기 뿐 아니라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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