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부·사회적경제' …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삼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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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부·사회적경제' …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삼박자
2021 사회적기업 국제포럼
  • 2021.10.18 14:40
  • by 정화령 기자

장기화하는 팬데믹으로 해결이 필요한 사회문제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정부나 민간의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경제는 어떤 노력을 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해외 사례와 우리나라의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3일 '연대와 협력으로 세상을 바꾸다-전환의 시대와 사회적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21년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는 요안 노기에 Yunus Sport Hub 공동설립자 겸 전무이사,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앤드류 오브라이언 Social Enterprise UK 대외협력이사가 각 사례의 발표자로 나섰다.
 

▲ 요안노기에 Yunus Sport Hub 공동설립자. 온라인화면 갈무리
▲ 요안노기에 Yunus Sport Hub 공동설립자 겸 전무이사. 온라인화면 갈무리

요안 노기에 전무이사는 먼저 스포츠 선수들이 겪는 불평등한 부의 분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선수 365 사업 가속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소수 인원 외에는 선수 생활 중이나 은퇴 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운동선수들에게 도구·기술·재원 접근성·네트워크 등을 제공해서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프로그램은 시혜적인 정부 지원금과는 다르게 지속 가능한 모델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프랑스 사회적경제 플랫폼 ‘ESS 2024’를 통해 2024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스포츠의 경제가치는 엄청난데, 2024 파리올림픽 예산은 70억 유로(약 9조 6,463억 원)이다. 많은 사람이 낭비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이를 큰 기회로 여긴다"라며 대규모 공공조달을 사회적경제기업 발전의 계기로 삼고 있음을 전달했다. 하지만 올림픽의 경우 매우 높은 역량이 요구되므로, 경험이 있는 대형 공급사와 사회적기업이 협력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ESS 2024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을 준비하며 지역에 이익이 돌아가고 사회적경제가 지속 가능한 행사가 되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이 SPC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화면 갈무리
▲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이 SPC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화면 갈무리

이어서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이 '민간기업과 사회적경제 협력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대해 발표했다. 나 원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기후위기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다보스포럼에서도 ‘기업은 돈만 버는 경제단체가 아닌 그 이상’으로 정의하였고 이제 기업은 경제적 성과와 ESG 달성 정도를 동시에 측정하고 있다. 여러 측정 방법 중 사회성과보장제도 SPC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선 측정하고, 인센티브를 비례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현재 28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지난 7년간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2,400억으로 측정했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로 456억을 지급했다. 원가 대비 4배 정도 성과가 있던 셈이다. 
나 원장은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기제를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막연히 착한 기업이니 지원해달라는 게 아니다. 계량화된 성과를 측정하고 현금 위주의 보상을 하는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보상제도를 제도화하려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무엇보다 많은 데이터와 성공사례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사회성과보상제도의 시사점을 강조했다. 

 

▲ 앤드류 오브라이언 Social Enterprise UK 대외협력이사. 온라인화면 갈무리
▲ 앤드류 오브라이언 Social Enterprise UK 대외협력이사. 온라인화면 갈무리

세 번째로는 앤드류 오브라이언 Social Enterprise UK 대외협력이사가 '시민사회·소비자의 참여와 연대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대해 발표했다. 영국의 사회적기업은 팬데믹 위기에서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번성했는데, 그 배경에는 정부·기업·소비자·사회적기업 사이의 연대가 있었다. 바이소셜 챌린지를 운영하여 소비자가 되도록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소비하도록 독려했고, 오랜 구매자와 충성도 높은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사회적경제기업들 역시 비대면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해서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정부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오브라이언 이사는 "사회적기업이 직면한 독특한 상황을 정부에 이해시키는 게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Social Enterprise UK와 당사자 조직이 노력한 결과 수억 파운드의 긴급 보조금을 받았다. 세금을 지원하고 현금 흐름을 유지하도록 대출 이자를 낮춘 것이 사회적경제 현장 전반에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정부와의 관계는 팬데믹을 회복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사회적경제 발전에 디지털과 광고 마케팅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사회적인 척(social wash), 친환경인 척(green wash)'하는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되는데, 소비자에게 어떤 게 진짜 좋은 기업인지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 내부에서도 기준을 높이고 더욱 투명해지고 약속을 지켜야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전환의 시대에 사회적경제의 기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에 대해 신현상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의 진행으로 ▲이철종 함께일하는세상 대표 ▲오귀복 아이쿱생협연합회 상무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 ▲정선희 카페오아시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가 토론에 참여했다. 
 

▲ 왼쪽부터 신현상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철종 함께일하는세상 대표, 정선희 카페오아시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오귀복 아이쿱생협연합회 상무,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온라인화면 갈무리
▲ 왼쪽부터 신현상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철종 함께일하는세상 대표, 정선희 카페오아시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오귀복 아이쿱생협연합회 상무,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온라인화면 갈무리

정선희 이사는 "공공조달은 사회적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 수단이다. 하지만 대규모 입찰 시 전문성이나 경험에서 밀리기 쉬운데 사경 기업이 들러리를 서지 않도록 중간기관의 역할이 중요하겠다. 그리고 공공조달이 확장할수록 사업 기회로 여기는 기업들이 나타날 텐데, 이로 인해 작은 기업이 오히려 소외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을 전했다. 

오귀복 상무는 "아이쿱은 2017년부터 주요하게 소비자들이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먼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자는 우선과제를 도출했는데, 그 과정도 쉽지 않았다. 생산·유통·소비단계를 아우르는 생협이 답을 내면, 그 결과가 기업 브랜드가치에 어떻게 작용할지까지 분석하고 평가했어야 했다. 내부 합의보다 사회적 합의는 훨씬 더 어려울 텐데 정부가 공공조달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제도를 정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그간의 과정과 앞으로 과제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이철종 대표는 "평창올림픽에서 사회적경제 분야의 성적은 처참했는데 그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사회적경제가 공공혁신을 이끌어나갈 선도 주체이자 파트너로서 공공사업에 필요하다는 전제를 원칙에 포함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이 공공사업의 이익 독점 문제를 배제할 수 있는 조직 형태라는 점을 지자체가 인식해야 한다. 시혜 대상이 아리나 꼭 필요한 영역이라는 선도사례를 보여줘야 법 개정의 여론 형성을 할 수 있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강민수 위원장은 "ESG에서 'G'의 역할을 놓치고 있는 듯하다. 내부적으로 민주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을 하는 조직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사회적경제가 취약계층의 일자리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에 국한되지 않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으로 인식을 넓히기 위해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겠다"고 새로운 고민을 이야기하며 이날 포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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