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외교캠프 ③] 청년들이 바라본 디지털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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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외교캠프 ③] 청년들이 바라본 디지털 미디어
  • 2021.10.01 09:00
  • by 서지선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국가 간 협력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지만, 계속된 코로나 19 여파로 청년들의 국제교류 활동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7월 31일부터 6주간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감만세는 '공공외교캠프'를 진행해 외교·국제교류 전문가를 꿈꾸는 한국 청년과 신북방 국가의 한국문화, 한국학, 한국어에 관심 있는 청년을 연결했다. '공공외교캠프'를 통해 이론과 실제를 접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라이프인에서 소개한다. 

 

사회를 혁신하는 데 청년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는 세상의 많은 사람이 가지는 의문이며, 나 역시도 얼마 전까지 자신에게 계속 되물었던 질문이었다.

'2021 공공외교캠프'는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팬더믹 이후, 교류하는 사람의 폭이 좁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히던 그때 외국인 청년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캠프에 지원할 당시에는 사회를 바꾸겠다는 원대한 포부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TEAM, MOVEMENT 그들의 출발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한국. 이렇게 네 국가 출신의 청년들로 구성된 우리 조는 세상을 움직이는 주력이 되겠다는 뜻을 담아 'MOVEMENT'라는 이름으로 짓고 활동했다. 서로 다른 국가에 왔다는 사실이 공통된 관심사를 찾아내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어렵지 않게 '민주주의'가 주제로 선정되었다. 

▲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한국 출신의 청년들로 구성된 우리 조는 세상을 움직이는 주력이 되겠다는 뜻을 담아 'MOVEMENT'라는 이름을 지었다. ⓒMOVEMENT
▲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한국 출신의 청년들로 구성된 우리 조는 세상을 움직이는 주력이 되겠다는 뜻을 담아 'MOVEMENT'라는 이름을 지었다. ⓒMOVEMENT

민주주의 중에서도 청년들이 가장 주력이 되어서 만들어나가는 중인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 '디지털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보고자 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만들고자 한 새로운 현실의 모습은 특정한 국가만이 아니라 모든 국가가 함께 더 나은 민주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입법 및 의회, 행정에 시민 참여를 장려한 사례는 다양했다. 특히 정부 행정업무에 대한 디지털 시민참여 플랫폼(청와대의 '국민청원', 서울시의 '민주주의 서울', 영국의 전자청원, 대만의 'Join' 등)은 많은 국가나 자치단체 그리고 시민영역에서 시도되고 있다. 

4개국 청년들이 바라본 디지털 민주주의

민주주의 꽃은 투표고,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의 참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국가의 역사, 정치구조, 문화에 따라 민주주의는 각기 다른 모습이 띠고 있다. '디지털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는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겠다고 얘기를 나눴다. 청년 세대는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며, 플랫폼 사용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쉽게 수용하고, 활용할 거라고도 생각했다.

'가설을 세웠으니 증명만 하면 되겠다'라는 단순한 생각은 여러 국가의 디지털 민주주의 사례를 검색하고, 200여 명의 대학생에게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모두 사라졌다. 

▲ 디지털 민주주의 설문조사 ⓒMOVEMENT
▲ 디지털 민주주의 설문조사 ⓒMOVEMENT

4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디지털 민주주의에 대해 들어본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에서 '아니오'의 답변이 모든 국가에서 과반을 차지했고 이는 디지털 민주주의를 알고 참여하는 시민이 적음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또 한국을 제외한 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독립국가연합) 국가들에서 특히 응답자들의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 사용 경험이 적고, 그들이 자국의 디지털 민주주의 발전 정도에 대해 더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결과 역시 얻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는 CIS 국가들이 디지털 민주주의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디지털 민주주의는 설문조사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함을 깨달았고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정부와 시민이 더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원하고 있다는 것 역시도 설문조사를 통해 인식할 수 있었다.

디지털이라는 수단은 누구나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부처 간 벽을 허무는 등 많은 잠재력이 지니고 있다. 하지만 어떤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사람이 중요하다. 인터넷 연결망을 강화하고, 모바일 접근성을 높이는 등 정치 참여를 편리하게 바꾸더라도, 참여하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디지털 민주주의'에서의 키워드는 '디지털'이 아니라 '민주주의'로 다시 귀결된다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이다. 

▲  프로젝트 결과 발표장면 ⓒMOVEMENT
▲  프로젝트 결과 발표장면 ⓒMOVEMENT
ⓒMOVEMENT
ⓒMOVEMENT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처음에 사회혁신에 대한 대학생들의 능력을 간과했던 스스로의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물론 이 작은 프로젝트 하나가 온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지는 못하지만 해적어도 '몇몇의' 세상은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우리 조원들, 그리고 설문조사에 응답한 사람들, 웹사이트와 SNS계정을 통해 활동을 접한 사람들의 세상은 조금씩 바뀌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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