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기회를, 지역에 활력을'…지방소멸 해법, 청년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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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 기회를, 지역에 활력을'…지방소멸 해법, 청년이 찾는다
청년들이 쏘아 올린 작은 지역 혁신 … 청년마을 만들기
  • 2021.09.15 11:00
  • by 이진백 기자

올해 초 지난해 사상 최초로 사망자가 출생자 수를 앞서면서 인구 데드크로스가 시작되었다는 주목할만한 뉴스가 나왔다. 행정안전부는 2020년 주민등록 인구가 2019년말 기준 5184만9861명보다 2만838명 줄어든 5182만9023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출생자는 역대 최저치인 27만5815명을 기록했으며, 사망자는 상승해 30만7764명을 기록했다.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낮은 '인구 데드크로스'를 보인 것. 지난해 한국의 사망자 수는 2019년보다 3% 증가했지만 전체 출생률은 10% 감소했다.

초고령화와 저출생,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들은 입학하는 학생이 없어서 지난 10년간 250개의 학과가 없어지는 등 지방소멸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20년 5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46%가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다. 대부분 비수도권인 지방이다. 이러한 지방소멸의 가장 큰 요인은 20·30대 청년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18년부터 시작한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 요즘 청년들의 지방 유입에 큰 모델이 되고 있다.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은 '지방소멸' 위험 지역 등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청년들이 교육·체험·창업·거주 공간을 꾸리고 정착을 도모하는 행안부 지원 사업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매해 1개 마을, 1개 청년그룹을 공모했고(전남 목포 '괜찮아마을', 충남 서천 '삶기술학교', 경북 문경 '달빛탐사대'), 올해는 12개 마을 12개 그룹으로 대폭 확대됐다. 올해 선정된 12개 청년마을은 부산 동구(초량동), 인천 강화군(강화읍), 울산 울주군(상북면), 강원 강릉시(중앙동), 충북 괴산군(감물면), 충남 공주시(중학동), 충남 청양군(청양읍), 전북 완주군(고산면), 전남 신안군(안좌면), 경북 상주시(남원동), 경북 영덕군(영해면), 경남 거제시(장승포동) 등이다. 행정안전부는 2021년 청년마을 사업에 5억 원씩 지원한다. 

'괜찮아마을', '삶기술학교', '달빛탐사대' 등 행안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사례를 통해 청년에게는 꿈을 펼칠 기회를, 지역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청년마을에 대해 알아보자. 

■ 쉬어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아 목포 '괜찮아마을'

ⓒ공장공장
ⓒ공장공장

청년마을 1호인 목포 '괜찮아마을'은 청년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고향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장공장이 지난 2017년 전라남도 목포 구도심에 조성한 공간이다. 지역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의 삶의 질을 높이고 대안을 제공하는게 목표다. '괜찮아마을'은 2018년 행정안전부 '시민 주도 공간활성화 프로젝트' 용역에 '괜찮아마을 프로젝트'로 우선 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한때 목포는 전국 3대항에 우리나라 6대 도시였던 시절도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목포의 원도심 또한 점점 사람이 줄고 빈집들이 늘어나는 낡은 옛 도시가 됐다. 괜찮아마을이 자리 잡은 목포시 무안동 일대는 목포시의 원도심으로 공실률 70%에 달할 정도로 빈집이 늘어나면서 도심의 기능을 잃어가던 곳이었다. 이러던 이곳에 20~30대 청년 주민이 늘어나면서 골목안에 활기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괜찮아마을'의 시작은 여행업을 하던 홍동우 주식회사 공장공장의 대표가 2017년부터 둥지를 틀고 '쉬면서 일하는 마을'을 만들기로 한 후부터이다. 공장공장에 따르면 '괜찮아마을' 프로그램은 코스일정과 방문 목적에 따라 ▲일간 '괜찮아마을' ▲주간 '괜찮아마을' ▲월간 '괜찮아마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괜찮아마을 홈페이지

일간 '괜찮아마을'은 도시재생 방식으로 리모델링된 공장공장 및 협업단체의 커뮤니티 공간, 목포 원도심 일대 근현대 건축물, 경관 랜드마크 등을 탐방하는 당일 프로그램이다.

주간 '괜찮아마을'은 휴식과 야경, 지역 랜드마크 탐방으로 구성된 '괜찮은여행' 외에도 참여자들과 함께 소통하며 지어 먹는 '괜찮은식탁', 2030세대의 키워드로 진행되는 '괜찮은대화' 등 청년세대가 선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4박 5일간 진행된다.

월간 '괜찮아마을'은 창업이나 이직, 취업준비 등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준비와 휴식을 함께 진행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6주 동안 목포 원도심 일대에서 생활하면서 공장공장이 제공하는 코워킹 공간과 기자재, 편의 서비스를 활용하여 삶의 재충전과 새로운 구상을 진행할 수 있다.

 

■ 로컬에서 하고 싶은 일 하면서…도시청년 모인 시골공동체 '삶기술학교'

ⓒ 삶기술학교
ⓒ 삶기술학교

'삶기술학교'는 충남을 무대로 활동하는 IT회사인 소셜벤처 (주)자이엔트가 지방재생 모델로 한산면 주민들과 함께 2019년 행정안전부 공모로 선정돼 시작한 사업이다. 

삶기술학교는 도시 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전통을 이어온 작은 시골 마을, 한산면과 판교면에서 대안적 삶을 추구하며 나만의 삶기술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자립공동체이다. 삶기술학교는 교수도 학생도 없는 마을캠퍼스에서 삶기술자(삶지니)가 되어 자립하기 위한 '삶'과 '일'을 배우며, 나만의 삶기술 프로젝트를 실험한다. 도시의 삶기술과 마을의 삶기술을 교환하며 '삶기술프로젝트' 실험을 통해 청년들이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도록 대한민국 청년 성장지원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학교는 사회혁신공동체로써 지역 혁신형 인재를 발굴 및 육성하며 중앙 및 지방정부, 전문가, 마을 주민과 함께 지방소멸에 대항하고, 더 나아가 '로컬 커뮤니티 벤처 생태계'와 '글로벌 전통문화 스타트업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어 한다.

삶기술학교 주관사인 청년 사회적기업 ㈜자이엔트는 지방정부와 민·관·청 협력 모델이다. 지방재생에 대한 대안을 3년 차 실현하고 있으며, 지난해 대통령 단체표창을 받았다.

# 삶기술학교 한산캠퍼스 

지난 2019년 청년마을로 조성된 서천군 '삶기술학교'는 지난해 코로나 불황에서 한산 지역 특산품 판매로 지역민과 공생에 나섰다. 청년들은 한산 전통주인 '소곡주' 조합과 함께 온라인 유통체계를 만들어 800병 소곡주를 '완판'했다.

ⓒ삶기술학교 한산캠퍼스 홈페이지
ⓒ삶기술학교 한산캠퍼스 홈페이지



■ 청년의 지역 정착에 힘되는 '달빛탐사대'

▲ 2020년 행정안전부 청년지역정착 지원사업, 문경에서 만드는 로컬 메이커 청년프로젝트! 우리 생에 가장 매력적인 도전 '달빛탐사대'.
▲ 2020년 행정안전부 청년지역정착 지원사업, 문경에서 만드는 로컬 메이커 청년프로젝트! 우리 생에 가장 매력적인 도전 '달빛탐사대'.

'달빛탐사대'는 문경 청년협의체 '가치살자'에서 행안부의 '2020 청년 지역정착 신규발굴 용역사업'에 선정돼 추진하는 사업이다. '달빛탐사대'는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지역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청년들에게 꿈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체험, 창업실험, 청년공간 조성, 커뮤니티 활동 등을 지원하는 청년지역정착 지원사업이다. 

청년들의 문화 실험 및 지역 정착을 위해 청년 주도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창업 및 문화 프로젝트로 구성했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경 청년협의체 '가치살자'가 또래들의 정착을 돕고 있다. 청년들은 자신의 특기를 가지고 버스킹, 특산물 리브랜딩, 1인 미디어 방송 등 스스로 기획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년들은 다양한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문화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며 마을의 유휴공간들을 활용해 공간 D.I.Y.를 통한 공유오피스, 커뮤니티공간, 책방·갤러리 등 청년 활동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했다. 지역 사업체에서 일하거나 축제에도 참여하고 지역 내 청소년들과 기획공연 및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주민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 살이를 실현했다.

'달빛탐사대'라는 이름의 문경 청년마을은 지난해 80여 명의 전국청년을 대상으로 20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16개의 공간을 조성하고, 5개 팀의 청년창업을 이뤘으며, 결과적으로 31명의 인원이 정착하거나 정착을 준비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인구 7만의 중소도시 문경. '달빛탐사대'를 통해 지난해만 31명이 문경에 정착하며 청년 유입의 새로운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 전국에 생겨나는 청년마을

청년마을은 지역의 유휴공간을 창업 공간 등으로 탈바꿈시키고 지역특산물·전통사업 등과 연계해 훌륭한 창업 아이템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다. 아울러 지역과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청년마을 사업은 청년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이를 통해 지역활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안부는 청년마을 사업이 청년들과 주민들 모두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주도성과 자율성을 살려주고 삶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 2021년 청년마을 현황(12개소).
▲ 2021년 청년마을 현황(12개소).

올해는 전국 144곳이 지원해 12:1의 경쟁률을 뚫고 12개의 청년마을이 선정됐다. 선정된 청년마을은 청년이 주축이 되어 지역주민과 지자체 등이 한마음으로 지원한 곳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선정된 12개 청년마을은 별도 SNS를 개설해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참여자 모집, 지역살이 프로그램 진행 등을 추진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청년마을의 다양한 활동은 2021 청년마을 공식 홈페이지(https://localcity.modoo.at/?link=dg2eqi3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행안부는 오는 12월 12개 청년마을 사업 진행 과정 및 결과를 공유하는 '청년마을 성과 공유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정부는 청년들이 직접 만나 소통하고 지자체와도 협력해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탐색하는 청년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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