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소비자의 선택은?②] 식탁 위에 미세플라스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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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소비자의 선택은?②] 식탁 위에 미세플라스틱이?
우리는 매일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
  • 2021.08.24 13:48
  • by 이은정 (소비자기후행동 조사연구팀)

집중호우, 가뭄, 태풍 그리고 코로나19까지 기후위기는 단순한 기후 문제를 넘어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일상의 안전 위협을 넘어, 경제·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개개인의 작은 실천만으로는 기후위기의 속도를 늦추기에는 역부족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책임 있는 행동이 요구된다. 하지만 개인의 실천이 아무 의미가 없으니 모두가 시위나 집회에 참여하는 집단행동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행동은 함께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지난 5월에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 기후위기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와 국가 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후위기를 마주한 개인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라이프인은 소비자기후행동 조사연구팀의 기획물 ▲빨래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소금은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안전할까? ▲우리의 식탁이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등을 통해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환경부 공식 블로그
ⓒ환경부 공식 블로그

2019년 세계자연기금의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1주일에 약 5g의 플라스틱을 물이나 음식 등을 통해 섭취한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수돗물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1주일에 1,769개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을 물을 통해 섭취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부가 2017년 실시한 국내 수돗물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원수 12곳 중 1곳, 24개 정수장 중 3개 정수장의 수돗물에서 1리터당 각각 0.4개, 0.6개, 0.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그런데 천일염의 경우(2017년~18년 해양수산부 조사) 조사 대상 6개 천일염에서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2015)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바다(경남 거제와 진해 인근 33곳)의 1㎡ 당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는 해외 평균보다 8배 높다. 또 2013년 거제 칠천도 해역에서 바위털갯지렁이 10마리를 조사한 결과, 모든 개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다. 한 개체에서 최대 45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으며, 10개체 평균 132±122개가 검출되었다. 또한 2016년 경남 거제와 마산 일대의 양식장과 근해의 굴, 담치, 게, 갯지렁이를 분석하여 대부분인(97%) 135개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바다와 해변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심각한 상황이며 우리 식품에 주로 천일염이 사용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 섭취는 일상적이라 할 수 있다.

Karami et al.(2017)가 8개 국가의 17개 소금 브랜드를 조사한 연구 결과, 하나의 브랜드를 제외한 모든 소금에서 1kg당 1~10개, 평균 515±171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이 연구팀은 식용 소금으로 인한 인간의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은 소량이어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해양생태계로부터 나오는 제품의 미세플라스틱 축적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한 2020년 인천대 연구팀 논문에서 기존 연구 결과들을 통해 분석한 것을 보면 해산물보다는 소금을 통해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산물을 통해서는 1인당 연간 약 212개, 소금을 통해서는 1인당 연간 780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을 섭취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거론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야기가 인체 유해성 여부이다. 그러나 인체 유해 여부를 떠나 잘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주는 것이 사실이고 인간이 격리된 실험실 안에서 사는 것이 아닌 만큼 환경에 해로운 것은 인간에게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인간은 해산물과 소금 등을 섭취하는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어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다양한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이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심각한 위험이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에 대해서는 잠재적 위해 가능성에 대한 합의 정도가 이루어진 것이 현실이다. 유럽화학물질관리청(ECHA, European Chemical Agency)이 2019년 발표한 플라스틱 제한물질 지정 관련 보고서에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에 대해 인간과 환경에 잠재적 위해성이 있다고 밝히고 다음과 같은 우려의 종류를 발표했다.  

우선 잠재적 위해성을 보이는 특징은 작은 크기로 인해 쉽게 섭취되어 먹이사슬 내에서 이동이 가능한 점, 생분해가 어려워 환경에 장기간 존재하는 점, 더 작은 나노사이즈로 분해가 되고 일단 환경에 방출되면 제거가 불가능한 점 등이다. 그리고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위해 우려는 첫째 해양생물체가 먹이로 오인하여 섭취한 뒤 내장기관에 이상을 일으키는 등의 물리적/기계적 위해, 둘째 고분자 자체 또는 불순물, 첨가제(안정제 등), 윤활제, 염료, 가소제 등에 의한 생태독성, 셋째 미세플라스틱이 POPs나 금속을 흡수 흡착한 뒤 추후 생물체 내에서 방출하여 생물농축 또는 전이된 물질에 의한 부작용 발생 우려이다.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체에 일으키는 물리적·기계적 위해에 관해서는 국내 연구도 많이 진행된 상태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동안 수행한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위해성 연구』에서 섬유 형태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어류의 행동 영향을 보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미세플라스틱 체내 축적때문에 활동성이 감소되었다. 해당 어류가 42일 동안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후 치사나 독성 증상은 없었지만 이동성이 떨어지고 소화기관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었다. 보고서는 장기간 노출로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면서 영양이 부족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성장이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연구에서 하나 주목할 점은 이런 물리적 위해 외에 미세플라스틱이 어류의 호르몬에 미친 영향이다. 특히 E2와 테스토스테론 및 TSH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는데 그중에서 특히 테스토스테론이 10배 이상 크게 감소하였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옮기는 화학물질에 의한 영향은 배제한 순수한 미세플라스틱 노출로 인한 결과이다. 

탄화수소 기반의 고분자 화합물인 플라스틱은 소수성(물에 녹지 않고 기름과 잘 어울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소수성이 강한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이 잘 흡착된다. 바닷속에서 미세플라스틱 표면에 다양한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들과 중금속, 내분비교란물질(비스페놀A)이 흡착되어 생물체 내부로 유입된다. 미세플라스틱은 바닷물에 비해 POPs를 105~106배의 높은 농도로 축적할 수 있다. 유기오염물질이 함유된 미세플라스틱을 해양생물이 섭취할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물리적인 영향과 더불어 유기오염물질을 흡수하여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위해성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 기원 화학물질의 환경위해성 평가를 진행한 연구진들은 현재 시점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첨가제 및 흡착성 물질의 위해 우려는 없으나 이것이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위해 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며 향후 발생 가능성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2100년도에는 미세플라스틱 개수가 현재의 50배 수준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세플라스틱 내 화학물질 농도가 현재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위해 우려가 발생하리라 예측한다.
 

▲ 2016년 그린피스가 연구논문 60여 편을 분석해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바닷새 100만 마리와 바다거북 10만 마리가 플라스틱을 먹고 죽는다고 추정하고 있다. ⓒ환경부 공식 블로그
▲ 2016년 그린피스가 연구논문 60여 편을 분석해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바닷새 100만 마리와 바다거북 10만 마리가 플라스틱을 먹고 죽는다고 추정하고 있다. ⓒ환경부 공식 블로그

매년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드는데, 이것은 분해되지 않고 잘게 쪼개져 독성 물질과 결합한 채 바다에 축적되고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에게 삼켜진 뒤 바다 먹이사슬을 타고 결국 사람의 입속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피부나 소화기관 또는 폐를 통해 인체 내에 흡수∙섭취∙흡입될 수 있으며 직경 100나노미터 이하의 나노플라스틱은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분산될 수도 있다. 인체에 대한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해양 생물체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줄이고 인체 유입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 당장 위협이나 독성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미세플라스틱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축적된다. 우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것부터 소비하고 미세섬유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미세플라스틱과 관련한 정책 대안 마련을 적극 요구해서 국가 차원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생명유지에 필수인 물과 소금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식품을 선택하고 주변에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피할 수 있는 소비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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