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쿨] 몬드라곤의 정신을 서울에서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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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쿨] 몬드라곤의 정신을 서울에서 배울 수 있다?
4년 걸쳐 학부 인증 과정 진행하는 LEINN 서울
  • 2021.08.04 12:00
  • by 김정란 기자
04:27

학문의 상아탑이라고 했을 때의 대학은 현실의 문제 해결보다는 연구 자체로서에 더 가치를 두는 듯했다. 시대가 바뀌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우리가 대학에 요구하는 역할도 바뀌고, 대학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학과 그 구성원인 교직원, 교수, 그리고 배움을 얻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대학에는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논문과 수업으로만 배움을 얻는 대학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에 필요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데 참여하고, 학생들의 정신에 그러한 가치를 심는 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대학에 부는 혁신의 바람을 라이프인에서 살펴본다. [편집자 주]


탕진잼, 욜로, 자기밖에 모르는.. 어쩌면 우리가 청년을 수식해왔던 말은 대단히 예의없고 무책임했던 것이 아닐까?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프레임 안 청년들과 달리, 실제로는 다양한 꿈을 꾸고, 진지하게 삶을 고민하는 청년들이 많다. 일자리에 관해서도 그렇다. 무조건 돈을 많이 주는 기업보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은 청년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그런 꿈을 꾸는 청년들이 모여 만들어가도록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많다. 이번에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조직을 꿈꾸는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프로그램 중 대학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LEINN을 소개한다.
 

▲ LEINN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인 러닝저니. 지난 해에는 코로나19로 제주도를 찾아 프로젝트를 위한 탐색을 진행했다. ⓒHBM사회적협동조합
▲ LEINN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인 러닝저니. 지난 해에는 코로나19로 제주도를 찾아 프로젝트를 위한 탐색을 진행했다. ⓒHBM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경제, 사회혁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바로 몬드라곤이다. 지역의 위기를 연대의 힘으로 극복한 몬드라곤의 사례는 세계의 혁신가들에게 큰 영감을 줬고, 이들의 방식을 통해 창업가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되기도 했다. 바로 MTA(Mondragon Team Academy)다. 라이프인의 '[이노스쿨]SETA 미래의 기업가?미래의 인재 만드는 교육(7월 16일자 기사 참조)'에서도 소개된 적 있는 MTA 방식은 ▲학생은 없고, 팀프레너(Teampreneur)가 있다 ▲교실은 없고, 24시간 개방된 사무실(Open Plan Office)이 있다 ▲가르침은 없고, 배움은 있다 ▲선생은 없고, 팀코치가 있다 ▲시뮬레이션 대신, 실제 비즈니스를 실행한다 ▲학습자들을 통제하는 대신, 스스로 자신을 조직할 수 있도록 한다는 특징이 있다.

▲ LEINN은 4년 과정의 학부 프로그램으로 MTA방식의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는 프로그램이다. ⓒHBM사회적협동조합
▲ LEINN은 4년 과정의 학부 프로그램으로 MTA방식의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는 프로그램이다. ⓒHBM사회적협동조합

이런 정신뿐 아니라 해당 교육과정을 우리나라에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HBM사회적협동조합(이하 HBM)에서 운영하는 LEINN 서울이다. HBM은 지난 2014년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과 MOU를 맺은 뒤 설립됐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청년 협동조합 창업 공모전 수상 팀들의 인큐베이팅을 진행하기도 하는 HBM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LEINN서울 학위과정을 모집했다.

MTA 학사 과정의 한국 브랜치(지점) 형태인 이 프로그램은, 유럽연합 공식 인증 학사학위 과정으로 기업가적 리더십과 혁신(Entrepreneurial Leadership and Innovation)을 가르친다. 일반 대학과 다른 점은 학점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졸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4년의 학부과정 동안 매년 러닝저니(learning Journey) 등을 통해 몬드라곤 대학이 있는 스페인 등 세계 여러 곳을 돌며 사회문제 해결에 기반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프로젝트를 탐색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문제로 인해 해외에 가는 대신 제주도에서 1달 동안 지역의 특징, 해결하고 싶은 문제 등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 LEINN서울 학생들이 대한민국사회적경제박람회에 참여한 모습. ⓒHBM사회적협동조합
▲ LEINN서울 학생들이 대한민국사회적경제박람회에 참여한 모습. ⓒHBM사회적협동조합

이익을 창출해야 졸업할 수 있는 과정에서 어떻게 사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는 기업가가 나올 수 있을까? LEINN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돈에 이끌려서가 아니라 자기 미션에 기반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목표라는 점에서 이미 그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미 지원 과정에서부터 지원자마다 개별적으로 다른 '챌린지'를 주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코치가 세심하게 지켜보는 과정도 거친다.

참여자들은 다양하다. 1기 LEINN 서울에는 대학을 경험한 청년, 청소년기 대안교육을 경험한 청년 등 다양한 청년들이 모여, 우리 사회에 어떤 현상,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지 탐색하고 있다. HBM사회적협동조합의 한재연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굉장히 진지하고 힘들게 프로젝트를 탐색하고 있다. 한국에서 청소년 시기를 보낸 청년들이 대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도전이더라. 팀으로 과제를 해 본 경험이 많지 않지 않나?"라며, "그럼에도 많은 대화를 통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프로젝트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를 함께할 수 있는 팀을 남길 수 있도록, 여러 개인이 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때문에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하고, 서로의 강점에 대해 끝없이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MTA의 정신이 '팀'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LEINN 서울'의 특징은 로컬과의 다양한 연계라고 볼 수 있다. HBM사회적협동조합이 가진 네트워크를 통해 서울 외의 지역에서도 프로젝트 탐색이 가능하도록 한 것. 해외의 LEINN 랩에서도 우리나라를 찾아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지역의 특징을 자세히 탐색하기도 했다. HBM에서는 앞으로 이 부분이 글로벌 네트워크로까지 나아가도록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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