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곳에 찾아오는 기회, 우리 안의 기회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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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곳에 찾아오는 기회, 우리 안의 기회 찾기
서울시사경센터, 솔루션스쿨2 '우리 안의 기회찾기' 2회차 진행
  • 2021.07.15 16:45
  • by 김정란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 연속 1600명대를 기록하는 등 4차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어렵게 버텨왔던 사회적경제 조직들을 다시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보여준 것처럼, 위기 상황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다시 신발끈을 조여 매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조직들이 많다.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이노소셜랩이 주관한 서울시 사회적경제 솔루션스쿨2 '코로나19 속 우리 안의 기회찾기'(이하 솔루션스쿨)에서는 지난해 위기를 그렇게 극복해나가고 있는 사례를 온라인 줌을 통해 공유했다. 솔루션스쿨은 코로나19에서 증명한 사경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우리 사회가 당면한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해보는 랜선이야기 모임이다. 총 4회차에 걸쳐 진행된다.

15일 진행된 2회차에서는 기술을 기반으로 위기를 이겨내려고 시도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조직, AUD협동조합과 오디오가이의 사례를 공유했다.

▲ AUD사회적협동조합은 문자통역서비스로 청각장애인들의 활발한 사회참여를 돕고 있다. ⓒAUD사회적협동조합
▲ AUD사회적협동조합은 문자통역서비스로 청각장애인들의 활발한 사회참여를 돕고 있다. ⓒAUD사회적협동조합

AUD사회적협동조합(이하 AUD)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경제조직이다. 박원진 대표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소리가 잘 안 들려도 보청기의 도움과 입모양으로 소통이 가능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는 말소리는 좀 들려도 입모양이 잘 안보여 무슨 말인지 모르는 시간이 1년 반 넘게 지속되고 있다"며, 재난 상황 속에서 비장애인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청각장애인들의 현실을 짚었다.

지난 2014년도에 설립한 AUD는 수어통역센터와 달리 정부 지원이 없었던 문자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돼 공공기관, 기업, 개인 등을 대상으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박 대표는 "AUD협동조합은 설립 이후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해왔다. 이것은 단순히 매출이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과 사회참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90%가 줄어들었다. 이 이야기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이 안 되는 곳이 늘어났고, 그들의 고립감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AUD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했을까? 박 대표는 "우리는 보릿고개(매출이 크지 않은 시기)를 경험해본 바 있고, 공익이 우선이라는 점, 청각장애인의 접근성과 피해 최소화가 우선이라는 DNA가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청각장애인과 문자통역사가 함께 있지 않아도 소리만 들으면 문자통역이 가능한 쉐어타이핑 라이선스를 무상으로 공유했다"고 밝혔다.

청각장애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이 노력은 AUD에 새로운 기회가 됐다. 쉐어타이핑 서비스를 본 사람들이 비장애인에게도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것을 알게 돼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때문에 최근에는 비장애인 행사에서도 쉐어타이핑 서비스를 이용한 온오프라인 자막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오디오가이는 코로나19로 활동이 중단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활동이 사업 확장으로 연결됐다. ⓒ오디오가이
▲ 오디오가이는 코로나19로 활동이 중단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활동이 사업 확장으로 연결됐다. ⓒ오디오가이

문화예술인 콘텐츠, 공연 음반 등을 제작하는 사회적경제조직 오디오가이는 프리랜서 문화예술인들의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한 활동에 나선 것이 사업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는 사례다. 갑자기 공연할 수 없게 된 아티스트들을 위해 지난해 2월 26일 팬데믹 이후 첫 온라인 콘서트를 연 것을 시작으로, 랜선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문제는 수익이었다. 공연을 열 수는 있었지만, 소속이 없는 프리랜서 예술가들은 수익이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은 것. 오디오가이의 선택은 '프리미엄화'였다. 최정훈 대표는 "온라인에서도 수익 만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보냈다. 그래서 온라인 콘텐츠의 완성도가 수익으로 연결돼 아티스트에게 전달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입체음향 부분에 집중해 준비했다. 온라인에서도 실제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 같은 사운드를 어떻게 줄 것인가에 집중했고 올 초에는 사운드360이라는 입체음향 스튜디오를 개발했다"라고 소개했다.

이 노력은 실감콘텐츠로 주목받았고, 오디오가이의 사업 확장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최 대표는 "넷플릭스, 애플뮤직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었고, 블랙핑크, 이날치밴드 등 인지도 있는 케이팝아티스트들의 입체음향 콘텐츠를 작업하면서 오디오가이의 사업 방향과 정량적 매출 규모가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AUD와 오디오가이의 위기 극복은 재난 상황에서 돋보이고 있지만, 우연히 시작된 것만으로 볼 수는 없다. AUD는 2014년부터 문자통역 서비스를 인터넷 기반으로 하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해도 AUD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했고, 오디오가이의 최 대표 역시 "입체음향에 대해 2012년부터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계속된 관심과 학습이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 것.

두 조직의 이러한 활동은 위기 상황에서 내부 역량을 잘 이끌어내 사업의 성장을 가져왔다는 것뿐 아니라, 장애인과 프리랜서 문화예술인 등 대면 활동이 불가능한 재난 상황에서 큰 피해를 보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면에서 사경조직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게 한다.  

이 행사는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나간 사례를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례 공유를 지켜본 행사 참여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나가는 토론을 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의 참가자들은 사례 공유 후 열린 소모임에서 서로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조직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서로의 마음을 보듬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솔루션스쿨' 3(29일), 4회차(8월 5일)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의 가치를 재발견한 사례에 대해 공유한다. 참여 등 자세한 문의는 이노소셜랩을 통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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