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코로나19 속 꽃핀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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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코로나19 속 꽃핀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
  • 2021.07.07 10:06
  • by 김정란 기자
▲제 16회 사회적경제 정책포럼. 온라인 갈무리
▲제 16회 사회적경제 정책포럼. 온라인 갈무리

사회적경제는 코로나 이후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지난해 보여준 위기상황에서의 사회적경제 분야의 발 빠른 대응은 우리를 감동시키고, 사회적경제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경제의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과 전망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제16회 사회적경제 정책포럼은 '코로나 이후 사회안전망으로서 사회적경제의 역할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6일 온라인 중계를 통해 진행됐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사회적경제활성화전국네트워크,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가 공동주관하고 사회적기업 행복나래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발제와 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종걸 교수. 온라인 갈무리
▲김종걸 교수. 온라인 갈무리

한양대학교 김종걸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자유로서의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기조발제하면서 사회적경제의 현장들을 소개했다. 한양대 내 밥 굶는 친구를 위한 봉사활동으로 시작된 십시일반이 전국으로 확산돼나간 과정, 동자동 사랑방과 사랑방마을 주민협동회에서 보여준 취약계층임에도 스스로 만든 자조금융을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풀어나간 과정을 소개해 사회적경제가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줬다.

김 교수는 "요즘 시절에 왜 사회적경제가 다양하게 발전하는가? 당연하다고 본다. 경제에만 반응하는 것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보다 윤리적인 존재"라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경제는 전체 GDP의 10% 이상을 차지하기 어렵겠지만, 10% 내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경제조직을 만드는 것과 나머지 90% 조직들도 인간이 살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사회적경제 조직에서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여 나가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며, 이것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 조직은 제대로 된 사회적경제조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적협동조합 휴먼케어 송유정 이사장이 자활기업의 역사를 중심으로 본 사회적경제의 사회 안전망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송 이사장은  과거의 복지는 "자선과 시혜, 잔여적 복지, 주민 대상화, 서비스 중심의 협의의 복지였지만 현재는 국민의 권리이며, 주민 역량 강화 실천을 바탕에 둔 보편적 복지로 변했다"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경제가 사회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는 정책상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의 강점으로 공공성 확보, 사각지대 해소, 수요자가 직접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맞춤형 서비스, 개인사업체가 할 수 없는 규모화를 통한 품질 제고, 지역사회 친밀도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 취약계층에 대한 양질의 일자리 제공 등을 들었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전성욱 사무국장은 코로나 상황에서의 사회적경제기업의 사회안전망 실천 사례를 소개했다. 사회적경제는 지난 3월 생협, 신협 사회적금융 및 중간지원 당사자들이 모여 사회적경제 코로나 대응본부를 발 빠르게 구성하고, 타격받은 조직의 상황을 조사해 자발적 펀딩, 캠페인 운동을 조직해 사경제품 서비스 상호구매, 공공구매 연계 등을 통한 복구에 나선 바 있다. 또 당시 고용조정제로 선언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의 연대와 협동의 정신을 보여준 것을 취약계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예방하는 1차 안전망 사례로 보았다. 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부조와 사회서비스를 의미하는 2차 안전망 실천사례로는 대구에서 진행된 노숙인을 위한 도시락 사례, 긴급 지원 및 구호제도로 금전 또는 현물을 지원하는 3차 안전망으로는 긴급 임대료 지원사업을 통해 6억 2천만 원을 모금해 374개의 기업을 도운 것을 소개했다.

전 사무국장은 사회적경제계의 발 빠른 대처와 많은 지원활동은 감동적 경험이었지만, 지원금에 익숙해지는 부분을 아쉬워하며 사회적경제 기본법 제정을 통한 부처 간 칸막이 해소, 사회적경제 전용 정책자금 마련, 사회적경제 은행의 구축 등을 제안했다.

▲ 사회적경제 정책토론 참가자들. 온라인 갈무리
▲ 사회적경제 정책토론 참가자들. 온라인 갈무리

이러한 사회적기업의 궤적을 중심으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송경용 이사장을 좌장으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주)함께일하는세상 이철종 대표이사, 사회적협동조합공동체관악 구명숙 이사,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장지연 경영기획실장이 참여했다. 

김혜원 교수는 "사회적경제만으로 시장 실패를 해결할 수 있나? 그걸 함께 해결하는 것이 세금 등의 재원을 사용할 수 있는 국가 부문"이라며 "반면 사회적경제에서 국가에 대해 갖는 강점은 국가가 보편, 평균에 대해 접근하다 보니 존재하는 사각지대를 사회적경제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종 대표이사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취약계층 고용창출의 고충과 쟁점에 대해 논의하고자 했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취약계층 고용창출이 가능한 시장은 존재하나? 기업의 경쟁력 확보로 취약계층 일자리는 지속 가능한가? 취약계층의 지속고용을 위한 공공재정지원사업은 합리적인가? 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역량과 자원으로 취약계층 고용하면서 이끌어가려면 경영자도, 노동하는 취약 계층도 높은 생산력을 끌어내야 하는,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갖게 되고, 삶의 질을 담보하기보다 취약계층이 더 빠른 이탈과 어려움을 겪게 되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며 "국가가 제공하는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 등에 있어서 한시적 사업이 아니라 특정 층 등 계속취약성 가져갈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에게는 정부 재정지원이 지속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계속 고용해나가는 것은 사경기업에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부 연계만으로는 가능한가 살펴보면 결국 민간, 시민사회 영역에서 협력적 연대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경기업의 자구 혁신 노력과 함께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고 지역사회 안에서도 우호적인 연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구명숙 이사는 인구는 줄고 세대 수는 늘어나고, 서울에서 청년 1인 가구 비율이 높으며, 대부분 주거지역으로 사업체와 종사자 숫자 가장 적다는 관악구의 특징을 소개하며, 관악구 사경 조직들은 지역문제 인식과 사회적조직의 강점, 소득 및 주거, 양극화, 노동 불안 문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 이사는 "관악 지역 사회적경제와 민간 네트워크의 특성을 보면 70년대 도시빈민운동, 자활지원시범사업 등에 이어 2012년 관악사회적기업네트워크, 2017 사회적협동조합 공동체관악 등이 탄생하게 됐다"며 코로나19 연대활동으로 어려운 주민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시도를 해 본 민간통합돌봄체계 네트워크 민돌넷을 소개했다. 또 "2020년에 만들어진 풀뿌리재단이 기금 3천만 원 만들어 이런 활동하는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며 역시 발 빠른 대응을 통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소개했다.

장지연 실장도 "사회적경제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발 빠르게 지원에 나서면서 새로운 시민사회 영역으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뿐 아니라 상황이 더 좋지 않았던 개발도상국에 대해 지원을 해온 국제개발 협력 사례로 코로나 상황에서 사회적경제가 보여준 힘을 확인시켰다. 

또 사회적금융의 빈곤개입 전략으로 소액대출사업으로 빈곤층을 지원한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어떻게 국내에서 운영됐는지 설명했다. 장 실장은 사회적금융의 빈곤 개입 사례의 공통점으로 "빈곤 극복과 자립 성장 사이에 역량개발"이 필요하다며 "참여자의 역량 개발을 통한 자립 성장을 추구"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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