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플라스틱⑤] 올바른 플라스틱 분리배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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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플라스틱⑤] 올바른 플라스틱 분리배출 방법
  • 2021.05.11 10:26
  • by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기후위기와 관련해 인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우리 목전까지 위협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문제 중 하나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는 것이다. 기적의 소재로 불리던 플라스틱은 왜 이렇게 미움을 사게 됐을까? 라이프인은 '쓰레기 박사'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의 연재 기고를 통해 플라스틱 문제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편집자 주] 

 

▲ 홍수열  소장(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 홍수열 소장(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플라스틱을 어떻게 배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혼란스러워 한다. 다들 너무 어렵다고 한다. 플라스틱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육안으로 플라스틱 재질 확인이 어렵고, 재활용 시장 상황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한 종류와 범위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분리배출 해야 할 것과 종량제 봉투로 버려야 할 것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헷갈려 한다. 분리배출 해야 하는 플라스틱은 어떤 것일까? 

플라스틱 분리배출의 기준은 재활용 가능성 여부다. 플라스틱이 재활용이 되려면 재활용 업체 및 기술이 존재해야 하고, 선별이 가능해야 한다. 재활용 업체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면 선별장에서 선별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선별장에서 선별하는 품목이 분리배출 품목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플라스틱이 제대로 재활용이 되려면 같은 재질별로 선별이 되어야 한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녹여서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플라스틱이 재활용되기 위한 가장 기본조건을 열에 녹아야 한다. 따라서 열에 녹지 않는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다. 플라스틱 식기로 많이 사용되는 멜라민 수지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열경화성 플라스틱인데,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종량제 봉투로 버려야 한다. 최근에 재활용이 가능한 열경화성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있지만 상용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열경화성 플라스틱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열에 녹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이라고 하더라도 플라스틱 재질별로 녹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재질별로 모아야 잘 녹여서 재활용을 할 수 있다. 

▲ 플라스틱 재질별 녹는 온도 
▲ 플라스틱 재질별 녹는 온도 

플라스틱 재생원료의 품질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색깔별 선별도 필요하다. 같은 재질이라고 하더라도 색깔이 섞이면 검은색이나 회색의 재생원료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없다. 색깔별로 선별해서 녹이면 그 색깔의 제품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아진다. 제일 가치가 높은 것은 흰색이나 투명한 것들만 따로 모아 만든 재생원료다. 흰색이나 투명한 재생원료는 원하는 색깔의 제품으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처가 많아 재생원료가 가치가 높다. 제일 낮은 등급의 재생원료는 여러 재질과 색깔이 섞인 것인데, 한꺼번에 섞인 재질의 종류가 많을수록 재생원료 가치는 떨어진다. 

▲ 플라스틱 재생원료 등급
▲ 플라스틱 재생원료 등급

플라스틱은 파쇄해서 세척한 후 녹여서 재활용하기 때문에 파쇄가 가능해야 한다. 딱딱한 용기나 제품 형태의 플라스틱과 비닐로 된 플라스틱, 공기가 들어간 발포제품 형태의 플라스틱은 같이 섞일 경우 파쇄가 어렵다. 따라서 같은 재질과 같은 형태, 같은 색깔의 플라스틱끼리 선별이 되어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재생원료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이물질 혼입의 정도, 첨가제의 종류와 사용량, 내용물로 인한 변질 여부, 오염의 정도 등 많은 요인들이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이 이렇다면 재활용될 수 있는 플라스틱의 종류는 무엇일까? 우선 같은 재질별로 선별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모든 플라스틱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재질별 선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재활용에 들어가는 비용과 이익을 고려할 때 쉽게 많은 양을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가정에서 사용되는 딱딱한 플라스틱 중에는 단일재질의 PE, PP, PET, PS가 재활용이 용이하다. PVC 재질은 건축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재활용이 가능한데, 가정에서 사용되는 것은 소량이기 때문에 선별이 어렵다. 분리배출 표시 중 기타(OTHER) 표시가 된 것은 재활용이 어렵다.

다만 즉석밥 용기의 경우 기타 표시가 되어 있지만 95%는 PP 재질이기 때문에 PP로 재활용은 가능하다. 화장품 용기 등에 사용되는 기타표시가 된 것은 복합재질이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 기타표시가 된 복합재질 용기는 물질재활용은 어렵고 태워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재활용(재활용 'recycling'은 물질재활용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폐기물관리법에서 태워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법도 재활용에 포함하고 있다. )은 가능하다. 앞으로 열분해 등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될 경우에는 물질재활용도 가능할 것이다. 

기타 표시 용기를 분리배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는데, 분리배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분리배출 표시는 소비자가 재활용 비용을 물건을 구매하면서 납부한 것이기 때문에 쓰레기로 배출하게 되면 재활용 비용과 쓰레기 처리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이중부담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별장에서 선별한 후 우선 에너지회수 방법으로 재활용하고, 향후 열분해 등의 방법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용기의 경우에는 분리배출 표시가 되어 있어서 재질을 알 수 있지만 용기 외 플라스틱 제품은 재질을 알 수 없어 분리배출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제품을 구매하면서 라벨에 붙어 있는 재질을 자세하게 봐야만 알 수 있는데 쉽지 않다. 재활용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제품을 예로 들면 식기로 사용되는 멜라민 재질, 실리콘 재질, 고무로 된 재질은 재활용이 어렵다. 일회용 라이터의 경우에도 잔류가스로 인해서 화재를 유발할 수 있어서 절대 분리배출하면 안 된다. 장난감의 경우에는 PE, PP, ABS, PS 등 여러 재질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형 가전제품을 재활용하는 업체에서 복합재질의 장난감도 파쇄 후 기계적으로 재질을 선별하여 재활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부피가 손바닥 크기 이상으로 큰 것은 분리배출하면 된다. 

PE 등의 재질이라고 하더라도 부피가 작은 것은 따로 모으는 시스템이 없는 경우 분리배출 하더라도 선별이 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은 선별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사람 손으로 재질별로 선별을 해야 하는데, 크기가 작으면 일일이 선별하기 어렵다. 칫솔이나 빨대, 작은 장난감 등은 재활용이 되는 재질이라고 하더라도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재활용하려면 마트 등 거점에서 따로 모으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페트병 분리배출의 경우에는 투명한 음료 및 생수, 간장병은 투명페트병으로 별도 분리하고, 그 외 페트병은 플라스틱으로 배출해야 한다. 아파트는 2020년 12월 25일부터 적용하고, 주택가 지역은 올해 12월 25일부터 적용이 된다. 페트재질이라고 하더라도 병이 아닌 과일용기 등은 플라스틱류로 배출해야 한다. 첨가제 등의 이유로 페트병과 재질이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기름이나 세제 등을 담은 투명페트병은 내용물에 의해서 미세하게 변질이 일어나기 때문에 투명한 병이라고 하더라도 페트병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배출해야 한다. 투명페트병을 배출할 때는 라벨은 제거 후 비닐류로 배출하고, 압축한 후 마개를 닫아서 배출한다. 마개를 떼서 따로 배출하면 부피가 작아 선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마개를 닫아서 배출하면 페트병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마개와 페트병을 따로 분리해서 각각 재활용이 가능하다. 페트병 조각은 물에 가라앉고 마개조각은 물에 뜨기 때문에 페트병을 파쇄해서 세척하는 공정에서 분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스티로폼의 경우 과일을 싸는 망으로 된 것은 분리배출하면 안 된다. 스티로폼과 재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티로폼은 PS 재질인데, 과일망의 경우에는 PE 재질이기 때문이다. 스펀지 느낌이 나는 부드러운 스티로폼은 PE 재질이라고 보면 된다. 스티로폼이라고 하더라도 색깔이 있는 것은 흰색 스티로폼과 같이 재활용을 하지 않는다. 재생원료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재활용업체에서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컵라면 용기의 국물자국이 문제가 되는 것은 색깔 때문이다. 컵라면 용기와 다르게 배달용기는 국물자국이 남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배달용기는 PP 재질인데, PP 재질은 색깔이 다양해서 색깔별 선별을 하지 않고 재질별 선별까지만 한다. 색깔이 섞인 상태로 검은색 재생원료를 만든다. 따라서 배달용기는 음식물찌꺼기만 잘 세척하면 국물자국이 남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닐의 경우에는 재질별 색깔별 선별이 어려워 물질재활용이 쉽지 않다. 일부만 물질재활용을 하고 대부분은 폐기물 고형연료(SRF)로 재활용을 한다. 태워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재활용을 한다. 투명한 비닐만 따로 분리배출하게 하거나 선별을 하면 양질의 재생원료로 재활용을 하는 것이 가능한데 현재는 그런 시스템을 갖춘 곳이 없다. 앞으로 과제다. 비닐은 재질 구분없이 모두 비닐류로 배출하면 된다. 다만 음식물이 묻어 있는 경우와 배달용기에 사용되는 비닐랩은 비닐재활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절대 비닐류로 배출하면 안 된다. 

플라스틱 분리배출과 관련하여 소비자가 알아야 할 주요 내용을 소개했는데, 여전히 궁금증이 꼬리를 물것이다.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기본원리를 이해하면 분리배출 해야 할 것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이 가능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구체적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너무 복잡하다. 소비자가 좀 더 쉽게 분리배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플라스틱 재질표시 제도를 확대하고, 품목별 분리배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홈페이지 등의 온라인정보제공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AI가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앱이 만들어지는 것도 좋겠다. 분리배출 하는 방법까지 배워야 하느냐고 한탄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필환경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찌하겠는가? 많이 배우고, 배워서 남을 줘서 잘못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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