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되는 연구 ②] 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파트너십, 어떻게 형성되고 강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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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되는 연구 ②] 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파트너십, 어떻게 형성되고 강화될까?
  • 2021.04.23 09:00
  • by 유한나(연세대 빈곤문제국제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한 논문은 올해 2월 기준으로 '사회적기업'이 들어간 논문 2,280건, '협동조합' 593건, '사회혁신' 278건으로 검색된다. 사회적경제 영역의 실천 현장과 연구 현장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지만, 연구 결과물은 소수의 사람에게만 읽히는 것이 현실. 사회적 경제 연구자들과 왜 이러한 연구를 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조금은 쉬운 언어로 전달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중요한 쟁점에 대한 논의를 확산해 사회적 경제 연구와 현장의 접점을 넓혀 서로의 지식, 지혜를 교환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사회적 기업과 영리 기업의 협력은 다양한 형태로 장려되어 왔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해 수익 창출을 주된 수단으로 삼기에, 영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안정시킬 수 있고 다양한 기회의 문을 열 수 있다. 6년 전, 필자가 관련 연구를 수행했을 당시, 두 조직 간의 관계는 주로 영리 기업이 CSR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에 금전적 혹은 비금전적 지원을 하는 방식이었다. 점차 사회적 기업 생태계가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협력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게 되었고, 누적된 경험은 더 깊은 고민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영리 기업의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호 동등하고 지속적인 파트너십에 대한 고민이다. 

최근 영리 기업은 CSR 방식의 한계를 넘어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 ESG 경영, 지속가능경영, 사회적 가치 추구 등 기업시민 역할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초연결 사회로의 진입은 기존에 소외되었던 모든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게 되었고, 이로 인해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집단적 시민 행동으로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리 기업은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가치의 극대화를 목표로 자사의 전략과 목표를 재설계하고 있으며, 개별 기업을 넘어 공급사슬 내 협력 기업을 신중하게 선정하고 관리하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소비자와 지역사회에 자사가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방안이 된다. 

▲ 파타고니아는 자사가 설립한 틴 쉐드 벤처스(Tin Shed Ventures™)를 통해 소셜 벤처에 투자 및 협력하고 있다. 사진은 첫 투자기업인 '부레오(Bureo)'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부레오 햇(Bureo Hat) 컬렉션'이다. 파타고니아는 부레오와의 협력을 통해 바다에 버려져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폐그물을 재활용한 재생 소재인 NetPlus® 개발에 투자하고, 연간 71,000 파운드의 쓰레기를 재활용하였을 뿐 아니라, 이를 파타고니아의 공급사슬에 통합시켰다. [사진: 부레오 공식 홈페이지(https://bureo.co)]
▲ 파타고니아는 자사가 설립한 틴 쉐드 벤처스(Tin Shed Ventures™)를 통해 소셜 벤처에 투자 및 협력하고 있다. 사진은 첫 투자기업인 '부레오(Bureo)'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부레오 햇(Bureo Hat) 컬렉션'이다. 파타고니아는 부레오와의 협력을 통해 바다에 버려져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폐그물을 재활용한 재생 소재인 NetPlus® 개발에 투자하고, 연간 71,000 파운드의 쓰레기를 재활용하였을 뿐 아니라, 이를 파타고니아의 공급사슬에 통합시켰다. [사진: 부레오 공식 홈페이지(https://bureo.co)]

그렇다면 국내에서 영리 기업의 공급사슬 파트너로서 사회적 기업과의 협력은 어떠한 수준일까. 이들의 파트너십이 점차 가치사슬과 연계된 형태로 변환하고 있으나, 가치사슬 중에서도 공급업체와의 관계에 주목한 보다 구체적인 파트너십의 논의는 부족했다. 따라서 필자는 다음의 질문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 영리 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공급사슬 파트너십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가? 

먼저 공급사슬과 공급사슬 파트너십을 정의하였다. 공급사슬(SC: supply chain)은 재화의 조달, 가공, 생산, 유통, 판매 등 고객에게 도달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의미하며, 공급사슬 파트너십은 공급사슬 내에서 재화의 가치 형성에 기여하는 파트너십이다. 다음으로 영리 기업의 공급사슬 단계에 따른 파트너십 사례를 탐색하였다. 국내에서 공급사슬 파트너십은 초기 단계로 안정적 공급업체로서 자리매김한 사회적 기업은 많지 않았으나, 주로 환경 분야에서 공급사슬 거래 경험이 있는 사회적 기업을 찾을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6개 기업을 조사하였다. 이들의 인터뷰 내용을 비교 분석하여 요인들을 추출했고, 연구 결과는 "사회적 기업과 영리 기업의 공급사슬 파트너십 속성 요인 규명"이라는 제목으로 서비스경영학회지에 출판되었다.

▲ 사회적 기업-영리 기업의 공급사슬 파트너십 모델 [출처 : 유한나(2020)]
▲ 사회적 기업-영리 기업의 공급사슬 파트너십 모델 [출처 : 유한나(2020)]

어떻게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는지를 살펴본 결과, 크게 3가지 요인으로 파트너십이 형성되었다. ▲사업 기회를 탐색하거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 적합해야 했고(전략적 적합성), ▲파트너가 상호 보완적이거나 양립 가능한 특성이 있어야 했으며(파트너 적합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거나 사회적 책임 압박을 경험하고 있어야 했다(사회적 목적성).

이렇게 형성된 파트너십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강화되기 위해서는 곱절의 노력이 필요했다.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요인으로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상호 존중하는 활동(상호 호혜성), ▲과정 측면과 성과 측면에서의 소통(커뮤니케이션), ▲외부 협력을 구축하고 내부 협력을 촉진하는 노력(내외부 협력 구축)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요인들은 파트너십 목표를 달성하고 관계의 만족을 불러일으키는 파트너십 성과를 향상시켰다.

연구의 과정에서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사례를 보며 인상 깊었던 것은, 사회적 기업이 공급사슬 파트너로서 품질, 가격, 납기, 공급 안정성 등 제품·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에 대해 노력하고 있었고, 동시에 협력을 통해 창출된 사회적 가치를 표현하여 제시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 과정에서 희생될 수밖에 없는 운영 요인들에 대한 양해를 구하며 설득하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뢰는 영리 기업이 사회적 기업의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발걸음을 맞춰갈 수 있는 윤활유가 되었다. 또한, 신뢰할만한 주체들(e.g. 비영리 재단, 지방 정부 등)을 파트너십에 참여시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지속성을 강화하는 행동도 확인되었다.

반면 파트너십 성과가 저해되는 상황은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 소통 부족, 예절 부족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영리 기업 내 부서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동일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사회적 기업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때 CSR 부서의 중재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또한 영리 기업 최고 경영자의 사회적 가치 창출 의지가 현장 실무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발생하는 애로사항도 있었다. 영리 기업은 사회적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앞서 수직적, 수평적 차원의 내부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무엇보다 사회적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그린워싱(Greenwashing) 수단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 사회적 기업에 대한 존중이 배제된, 상황과 속도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는 사회적 기업의 시간적, 물리적 손실을 야기했다. 

이제는 개별적 경험을 집단적 자산으로 전환할 때이다. 영리 기업은 CSR 활동으로 길러진 인내심을 공급사슬로 확장하여 사회적 기업을 공급사슬 파트너로 참여시키고, 사회적 기업은 영리 기업의 속도와 방식을 익혀 혁신을 시도하고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공급사슬 파트너십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유한나 연구원의 논문 "사회적 기업과 영리 기업의공급사슬 파트너십 속성 요인 규명"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65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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