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환경부는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고, 지자체와 단체, 학교 등에서 활발히 수거 중인 종이멸균팩을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개정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소비자기후행동'은 "그간 시민들이 쌓아 온 재활용 의식이 저하되고 분리배출 참여율이 저조해질까 매우 우려된다"며 11일 소비자기후행동의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환경부에 직접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의 개정안은 포장재에 타 재질이 혼합, 첩합돼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 일반폐기물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종이팩과 함께 분리배출되는 종이멸균팩(멸균팩)도 얇은 알루미늄이 들어가기에 개정안의 대상이 된다.
소비자기후행동은 ▲시민들은 이미 멸균팩을 적극적으로 분리배출 하고 있다는 점 ▲멸균팩의 재활용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점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멸균팩 사용은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점 ▲지자체와 단체, 커뮤니티의 자원순환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차경 소비자기후행동의 상임이사는 "종이팩이야말로 시민들이 자원순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분리배출하기 시작한 포장재 중 하나"라고 밝히며, "작년 한 해 멸균팩을 포함한 종이팩 재활용량은 1만 5천 톤으로 대다수의 시민들이 종이팩을 '멸균팩과 살균팩'으로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멸균팩만을 쓰레기로 처리하라는 지침은 오히려 시민들이 분리수거를 할 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간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종이팩을 모두 재활용하면 약 105억 원의 경제적 비용을 회수, 우리나라 인구의 1/3 이상에 해당하는 1,75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50m 화장지 2억 1천 롤 생산이 가능한 양이다.
소비자기후행동은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대체재로 멸균팩이 각광받고 있으며, 종이팩을 재질별로 구분해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은 이미 시민들에게 익숙하며,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쿱, 두레, 한살림 등의 생협에서는 매장을 거점으로 종이팩 수거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김은정 소비자기후행동 대표는 "종이팩은 해외 연구에서도 탄소 발자국을 제일 적게 만드는 포장용기로 발표되고 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포장재의 대체재로서 멸균팩 사용이 늘어날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개정안대로라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자원순환 정책이 오히려 쓰레기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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