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열풍 그리고 CSR, 무엇을 고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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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열풍 그리고 CSR, 무엇을 고민할 것인가
CSR포럼, 26일 온라인 정기포럼 '2021년 CSR 어떻게 해야 할까?' 진행
  • 2021.02.27 17:02
  • by 노윤정 기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여파가 향후 몇 년간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업들은 바뀐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CSR 활동, 패러다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역할, 즉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업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다. 그렇다면 CSR 관련 변화는 어떤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이슈로 떠오른 ESG는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이를 논의하기 위해 CSR포럼은 26일 '2021년 CSR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온라인 정기포럼을 진행했다.

▲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최근 우리 사회, 산업계에는 ESG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이야기하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는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친숙한 용어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ESG가 금융·투자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언론을 통해 접하는 빈도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면 좋을까.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가 ESG 현황에 대한 진단, 'ESG 빅뱅'의 원인,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분석했다.

박 대표는 뉴스 기사 분석 결과를 이야기하며 "국내 기사에 ESG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6년이다"며 "ESG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가 2018년 578건으로 증가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어나다가 2021년 들어와서는 아직 2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3,578건의 기사가 게재됐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수치는 '거품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ESG가 우리 사회 화두임을 방증한다.

또한 박 대표는 ESG 관련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를 이야기하며 "현재 자본시장 키워드가 ESG를 중심으로 묶여 있다. ESG가 자본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ESG 요소 중 '지배구조' 관련 키워드가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운용자산 절반을 ESG 책임 투자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국민연금공단과 ESG 평가를 진행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역시 ESG 관련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빅뱅'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ESG 열풍이 부는 이유에 대해 ▲세계적으로 10년 이상 진전된 ESG 논의 ▲2050년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선언과 탄소 규제 논의로 인한 재무 리스크 확대 등으로 분석했다.

그렇다면 ESG 열풍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단기적 거품은 꺼질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점점 확대되고 패러다임 전환까지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SG가 유행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 이유로 박 대표는 ▲넷제로 기술 경쟁 심화 ▲기후와 금융의 결합 ▲탄소국경세 등 글로벌 ESG 장벽 ▲ESG 데이터 평가 방법론 정교화 ▲비재무정보와 재무정보의 융합 가능성 등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ESG를 유행이라고 봐선 안 되고 장기적으로 경제 체제를 바꿀 새로운 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시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편집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시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편집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어 김시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편집장이 'CSR 담당자가 준비해야 할 미래'라는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김 편집장은 금융투자 분야 전문가를 만났던 경험을 전하고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의 구절을 인용하며 "교양 없는 전문가보다 위험한 존재는 없다"고 했다. 이어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철학과 교양 없이 몸집만 키우는 기업이 가장 위험한 기업"이라며 "CSR이 기업의 철학, 교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CSR이라는 개념이 계속 변화하기는 하나 '어떻게 기업의 활동으로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한 곳을 만들어 갈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김 편집장은 사회적경제 분야 종사자를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오래된 고통이 코로나라는 옷을 입고 나타났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코로나19 때문에 힘들다고 해도 결국 늘 있어왔던 고통이고 문제였더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 내재돼 있던 혐오, 불평등 등의 문제가 본질은 그대로인 채 복잡하고 새로운 형태로 불거져 나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문제의 형태가 변하고 사람들의 요구와 기대가 달리지는 속에서 기업, 그리고 CSR 담당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김 편집장은 CSR 담당자는 물론 소셜섹터 종사자들이 놓쳐서는 안 될 이슈로 ▲기술과 돌봄 ▲환경 ▲경제와 금융 등을 언급했다. 특히 기술과 관련해서는 "사회공헌에 대한 철학을 갖추고 있어도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부딪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며 기술 흐름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세계 경제와 금융, 즉 '돈의 흐름'을 들여다보는 것이 산업과 세상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 박필규 GS칼텍스 CSR팀 팀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박필규 GS칼텍스 CSR팀 팀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두 발제자의 주제 발표에 이어 실제 기업에서 ESG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사례 발표를 맡은 박필규 GS칼텍스 CSR팀 팀장은 GS칼텍스의 ESG 관리 업무 추진 현황, 특히 GS칼텍스의 ESG 관리가 어떠한 과정과 고민을 거쳐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박 팀장은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 되고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것이 GS칼텍스의 ESG 추진 방향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교토의정서 채택(1997년)부터 최근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지표 공시 의무화(2018년), 금융위원회의 지배구조보고서 의무화(2019년), 블랙록의 화석연료 매출 비중이 25% 이상인 기업에 대한 투자 제외 선언·정부의 넷제로 선언(2020년), 한국거래소의 ESG 공시 가이던스 제정(2021년) 등 국내외 동향을 짚고, 그러한 흐름 속에서 GS칼텍스가 2005년 사회공헌조직 신설 이후 어떻게 ESG 관리 업무를 추진해왔는지 설명했다.

GS칼텍스의 최근 ESG 관리 업무 동향을 살펴보자면, 2016년 처음 에코바디스 평가에 참여하면서 ESG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수준을 진단하고, 공개 범위를 확대해 성과지표를 공개했다.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협력사 ESG 평가, 인권영향평가 등을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ESG 관리 체계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ESG 개선 로드맵을 정립했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사내 개별 조직의 ESG 프로세스 개선, 협력사 ESG 평가 실행, 임직원 ESG 인식 개선, 사회활동 실행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박 팀장은 ESG와 기업사회공헌활동과의 관련성에 대해 "ESG 관리에는 사회공헌이 들어가 있다"며 "CSR이라는 큰 관점 안에서 일자리 창출, 사회통합과 환경에의 기여 등 사회공헌과 ESG 관리에서 공통된 영역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공통 영역을 키우는 것이 기업사회공헌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박 팀장은 ESG 업무는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ESG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ESG가 경영전략과 합치되고, ESG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면서 구성원들 업무에 내재되고, ESG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요인을 발굴하며, ESG 성과들이 정량적으로 보여지고. 이런 것들을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이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기가 머지않아 올 것이다"고 전망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날 포럼에서 문형구 CSR포럼 이사장은 "달을 보라고 했더니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가 CSR, ESG를 이야기하는 이유에는 관심이 없고 그걸 평가하는 지표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을 반영한 고민과 논의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기업이 CSR, ESG를 추진하는 데 있어 실질적 지속가능성과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에 대한 '철학'이 담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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