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ㅓ하시는 Zl요?] 왜, 지금 기본소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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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ㅓ하시는 Zl요?] 왜, 지금 기본소득인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인터뷰
  • 2021.01.28 09:00
  • by 전윤서 기자
07:18

'청년'이라고 하면 따라오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미래의 주역'처럼 아직 도래하지 않은 인물로 설정하는 말이다. 그럼 세상은 누가 바꿀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사회문제는 어디에나 있고 문제를 느끼는 사람이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니 말이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 그 이후에 출생한 세대는 Z세대라고 부른다. 줄여서 MZ세대이다. 미래가 아닌 현재의 청년들. 청년들은 무엇을 문제라고 여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MZ세대에게 물어보았다. Mㅓ하시는 Zl요? [편집자 주]

 

"지금, 우리 세대들은 보이지 않는 구조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미줄처럼 미세하게 얽히고 펴져 보이지 않는 일상의 차별과 싸워야 한다."
 

2016년 3월 이세돌 九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결을 기억하는가. 인간과 로봇의 세기의 대결. 4차 산업혁명의 도래. 그리고 세상이 한 번 바뀔 때 일어나는 사회의 어수선함이 몰려왔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풍경들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줄어드는 인간의 일자리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의 불평등 등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변화한 시대 속에서 불평등,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떠오른 사회보장제도 기본소득. 40대 미만 청년 의원 비율이 4.3%에 그치는 국회에서 당당히 '기본소득 실현'을 외치며 열일(열심히 일함)하고 있는 청년이 있다. 바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다. 

▲ 2020 기본소득당 당원 연수. Ⓒ기본소득당
▲ 2020 기본소득당 당원 연수. Ⓒ기본소득당

■ 청년들이 선택한 생애 첫 정당. 왜?
용혜인 의원은 올해 만 30세로 2013년부터 알바연대, 알바노조 등 아르바이트 노동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펼쳤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었다고 토로한 용 의원은 고시원의 작은 방 안에서 의욕 없는 나날을 보내다 문득 '불편하더라도, 돈이 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마음먹게 됐다고 했다. 용 의원은 라이프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안정적인 일을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한 결정적 계기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꼽았다. "근대화된 국가에서 발생하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났었다. 당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문득 이 진상규명 활동을 끝내고 나면 또 다른 사건의 진상 규명 활동을 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너무 끔찍했다"라며 그때를 상기했다. 용 의원은 2014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에 나서기도 하고 이후 반복되는 참사의 굴레를 끊기 위해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 용 의원이 DJ를 맡아 진행한 절망 라디오. Ⓒ절망라디오
▲ 용 의원이 DJ를 맡아 진행한 절망 라디오. Ⓒ절망라디오

2015년에는 '절망 라디오'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청년 세대들의 절망에 관해 이야기하고 공감했다. 같은 해에 노동당 전국위원으로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청년으로서 청년들의 절망에 귀 기울이고 청년의 일자리, 노동에 관한 관심을 가진 결과일까. 2020년 1월 19일 기본소득당을 창당했다. 용 의원은 "기본소득의 필요성은 단순히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에 불쌍한 사람에게 돈을 줘야 한다'라는 것을 넘어서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에서 기존의 익숙한 방식으로는 새로운 대안들을 찾지 못한다.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만 1살이 된 기본소득당은 청년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당원 2만 명 가운데 80%가 20대로, 청년들의 참여 비중이 높았다. 용 의원은 "당을 만들 때 청년을 위한 정당이라고 모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누구든 매월 60만 원'이라는 슬로건에 동의한 수많은 청년이 당원으로 가입을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서 4차 산업혁명 이후 사회의 새로운 약속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많은 청년이 공감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변화를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한 청년들에게 처음 맞는 변화의 물살은 거세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불평등이 심화되고. 따라서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청년들에게 공감을 끌어내고 있는 것 같다. 당내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본소득당을 자신의 첫 정당으로 삼는 사람이 90%였다"

■ 노동이 신성한 것이 아니라 노동하는 인간이 존엄한 것 … 시대에 맞는 노동의 의미 필요해
변화하는 사회, 노동의 의미도 그에 맞게 변화하고 있었다. 노동이 신성한 것으로 여겨져야 하느냐는 라이프인의 질문에 용 의원은 "노동이 신성한 것이 아니라 노동하는 인간이 존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노동은 사회 맥락과 구분되어 생각할 수 없다. 지금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때 노동의 신성함이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취준생, 백수, 니트족, 장애인, 노숙자, 가정주부. 전부 노동의 신성성에서 배제된다. 변화된 노동에 맞는 새로운 담론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말했다.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정치 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도 이 노동에 관련된 질문이라고 밝힌 용 의원은 "'왜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돈을 주냐' 또는 '돈을 받고 사람들이 일하지 않으면 어떡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럼 나는 대답한다. 한국에서 월 60만 원을 받고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고". 용 의원은 오히려 기본소득이 노동의 유희를 높인다고 말한다. 소득이 생긴 만큼 기초생활수급비가 줄어들어 일하지 않게 되는 기존의 복지제도의 함정을 기본소득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용 의원은 "기본소득은 노동할 흥미나 동기를 준다. 일을 해야만 돈을 받을 수 있다는 호혜성의 원리에서 최소한의 기본소득을 받으면서 조금 더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이 시대의 유토피아가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은 한국에서 2007년 최초로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금민 소장이 소개했다. 크고 작은 논의를 이어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물살을 탔다. 용 의원은 "대권 주자들도 기본소득을 앞다투어 이야기하는 상황이다. 노예해방과 여성 참정권에 이은 역사적인 변화의 순간이 기본소득 실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라이프인
▲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라이프인

■ 청년 세대들, 이것은 꼭 해야 하지 않나.
청년 세대가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 무엇일까 질문했다. 그러자 용 의원은 "지금 우리 세대들은 보이지 않는 구조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미줄처럼 미세하게 얽히고 펴져 보이지 않는 일상의 차별과 싸워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이른바 586세대는 군부독재 권력과 싸웠지만 지금 청년 세대들은 일상에 편재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차별과 싸우는 것이라며 더욱더 힘들고 예민한 문제라는 것이 설명이다. "전선이 명확하면 문제해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지만 지금 세대들은 그 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 참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문제해결은 단순히 배부르고 등 따스운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전망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앞으로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의원으로서 21대 국회에서 기본소득의 실현을 위해 애쓸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특별한 경험을 함께 공유한 세대와 새로운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은 청년이 권력을 쥐어야 열린다. 나는 아직 젊다. 시간은 나의 편이다. 자신 있다"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라이프인은 당원 2만 명 가운데 80%가 20대인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 용혜인 의원을 만나보았다. 용 의원은 청년의 관점에서 청년에게 공감하고 사회가 나아가야할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정치를 택했다. 노동하고 싶어도 노동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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