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사회적경제, 청년 유입…" 의성이 지역문제 해법을 찾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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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사회적경제, 청년 유입…" 의성이 지역문제 해법을 찾는 곳
김미현 의성군 일자리창출과 사회적경제계 계장 인터뷰
  • 2021.01.21 11:48
  • by 노윤정 기자

우리나라에서 대도시, 특히 수도권 쏠림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도권으로 인구와 물자가 모이는 현상은 많은 나라에서 발생하니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겠으나, 수도권 집중 개발 방식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은 지역 간 격차를 한층 심화했다. 농산어촌 지역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다수의 사람이 살던 지역을 떠났고, 그에 따라 많은 지방이 과소화와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의성군 역시 심각한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지역이다. 2020년 12월 기준(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 이하 동일 기관·동일 기간 기준) 총인구는 51,724명으로 2011년(57,744명) 대비 10.4% 감소했다. 청년 인구 유출로 고령화율(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41.5%를 기록하고 있고, '의성군 청년발전 기본 조례'가 정하고 있는 19세 이상 45세 이하의 청년 인구는 9,146명으로 총인구 대비 17.7%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의성군은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청년을 지원하는 군정을 통해 지역 침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특히 지역문제 해법을 청년 유입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의성군은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도내 군 단위 최초로 사회적경제계를 신설하고 다양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터.

사회적경제는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지방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삶의 터전으로 삼을까. 의성군의 정책은 지역활성화 분야에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을까. 지난해 7월 의성군 일자리창출과 사회적경제계 계장으로 부임한 김미현 전(前)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에게 지역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의성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청춘구 행복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 ⓒ의성군
▲ '청춘구 행복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 ⓒ의성군

이하 김미현 계장과의 일문일답.

의성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혁신 관련 시책은 무엇이 있는지 소개해 달라.

현재 의성군이 지역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군정은 기존의 주민들이 역량 있는 주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과 새로 유입되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 이렇게 투트랙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주민자치회 전환 시범사업은 읍·면 단위에 주민자치회, 행정리 단위에는 마을자치회를 구성하는 사업이다. 행정은 주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주민자치회가 주민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직접 결정해 추진하는 주민 대표 기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의성읍과 안계면의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민자치회·마을자치회를 만들기 위한 마중물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행복마을자치사업'을 통해 12개 마을이 마을총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직접 보건, 복지, 문화 등의 서비스를 수요자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공공적 의사결정 경험을 쌓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1년 16개면에서 주민자치회 전환 사업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청년 정책은 의성군이 특별히 방점을 두고 있는 정책이다. 특히, 경북도와 함께 시작한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을 소개하고 싶다. 의성군은 고령화와 청년유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성군 제2생활중심지인 서부권의 7개면, 그중에서도 안계면을 중심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청년과 지역주민의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고 청년 일자리 창출, 주거단지 조성, 생활여건 개선, 공동체 활성화, 청년 유치 홍보 등 5개 분야에서 각종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청년을 위한 주거단지를 만들고 안계행복플랫폼 등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며 청년이 와서 정착하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중이다.
이를 위해 마중물 사업으로 안계면에서 한 달 살아보기 프로젝트로 진행한 '청춘구 행복동' 사업은 주목해서 볼 만하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주민과의 교류, 주민들과의 화합 행사, 지역자원 탐색 및 지역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 주민과의 화합을 이루면서 지역정착을 이끌어내는 사업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년들 총 30명 참여했고 그중 15명이 현재 의성에 정착했다.

청년 인구 유출을 막는 것은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일 것이다. 청년 인구를 끌어들이는 유인책과 지역의 청년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 모두 중요한 과제일 텐데 이 부분에 대한 의성군의 고민이 궁금하다.

의성군은 지역과 청년의 상생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청년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청년 문제는 특정한 생애주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 미래로 이어지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청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역의 지속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의성군의 경우, 청년층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여러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인접한 지역으로의 생활권 이동이 활발한 상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과 지역의 지속가능성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현재를 청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청년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유입 청년도 중요하지만 지역청년에 대한 배려 정책과 함께 추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지역청년의 문화와 복지에 대해 배려하면서 외부 청년과 소통하고 참여하도록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청년이 바꾸고 청년이 만드는 행복 의성'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과거에는 행정이 주도하는 수동적인 청년 정책을 추진했기에 청년 중심 소통공간을 행정 중심으로 접근하여 지역청년 간 네트워크 형성에 한계를 가졌다. 현재는 청년 주체들이 직접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자발성을 가진 청년 조직을 발굴하고 그들이 청년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이자 행정과의 고리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청년들이 직접 운영하는 청년 조직 체계인 청년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 '청춘구 행복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 ⓒ의성군
▲ '청춘구 행복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 ⓒ의성군

주민 역량 강화,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키우는 데 공공의 역할은 무엇일까? 또한, 각 주체들의 연대를 위한 협치 시스템은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까?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키우는 데 있어 3개의 주체가 있다. 바로 주민, 중간지원조직, 행정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목적은 지역의 아젠다를 발굴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주민의 역량 강화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몰 비즈니스의 주체인 주민을 키우는 데 있어 각 주체들의 역할론이 부각된다. 각 주체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 그리고 그 역할을 잘 분담하는 것이 협치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 형태를 말하자면, 먼저 주민들이 지역 과제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찾아낸 지역의 과제와 행정의 과제를 구분하면서 공동체를 구성하고 비즈니스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아젠다별로 이해관계자들이 묶여야 한다. 앵커시설과 같은 중간지원조직은 주민과 행정 사이에서 통역사 역할, 즉 주민의 언어와 행정의 언어를 잘 해석하고 전달함으로써 '언어적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행정은 주민들의 비즈니스가 잘 진행되는 방향으로 지침과 규제를 잘 해석하고 문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각 주체 간의 역할이 명확한 것이 협치 시스템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다.

ⓒ의성군
ⓒ의성군

각 지역의 특성이 다른 만큼 지역문제 해결책도 달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자체 단위, 특히 농어촌 지역의 지자체가 시행하는 지역활성화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까?

중앙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중점을 지역균형에 두겠다'고 밝혔다. 한국판 뉴딜의 내용을 보면 3대 분야에서 28개 과제를 추진하며 2025년까지 160조 원을 투입하여 19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과제를 수행하는 주체, 시기, 지역 등 추진 로드맵과 실행계획이 정확히 제시되고 있지 않아, 한국판 뉴딜사업이 집행되는 지역(지방정부)의 참여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다. 결국 이 정책의 성공여부는 지방정부의 참여, 즉 하위 상달(Bottom-up) 방식의 지역사업 추진체계를 강화하는 협력적 거버넌스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정부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한 가지 더 고려되길 바라는 부분이 있다. 그동안 지역 불균형에 대한 담론은 주로 도시-농촌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이분법에 한정돼 있었다. 이러한 도식이 이제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농촌이라고 해도 서울과 같은 거대도시가 인접한 곳과 접근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농촌은 다르다. 농촌과 농·어촌의 특성이 함께 존재하는 지역도 서로 다르며, 의성처럼 임야가 70% 가까이 되는 농산촌도 다른 농촌 지역과 상이하다. 농촌 문제를 더욱 세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의성군이라는 1개의 지자체 안에서도 내부 불균형의 문제는 더 첨예하게 상충된다. 내부의 불균형에서 비롯하는 소외감과 지역 편차를 해소하는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앞선다. 도시-농촌, 각 지방정부 간의 불균형 등 외부적 문제와 더불어 지방정부는 지역 내부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미션을 균형 있게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미현 의성군 일자리창출과 사회적경제계 계장. '라이프인 수다(秀多)회 범상치 않은 지역문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미현 의성군 일자리창출과 사회적경제계 계장. '라이프인 수다(秀多)회 범상치 않은 지역문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지역활성화에서 사회적경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내가 담당하고 있는 농촌 지역으로 한정 지어 이야기해보겠다. 농촌 지역에서 진행된 고령화와 과소화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의 수요를 감소시켜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없는 미싱마켓(Missing market) 현상을 만들어내고, 시장의 실패가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행정 서비스가 필요한 범위가 확대되면서 행정 서비스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한 농촌 지역의 시장이 축소되면서 주민들의 탈(脫)농촌이 계속되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경제 비중은 향후 계속 증가하리라고 생각한다.
도시와 농촌은 결핍 구조가 다르다. 도시는 인력은 풍부하지만 서비스가 부족하고, 농촌은 재화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재료는 풍부하지만 사업 주체가 부족하다. 농촌의 경우 고령자, 장애인, 이주배경 청년 등 기존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이 낮은 사회적 약자들의 비율이 도시보다 훨씬 높다. 이런 사회적 약자군은 사회적경제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또한, 각 지자체는 농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귀농 촉진 정책에 힘을 쏟고 있는데, 귀촌자들은 사회적경제가 바라봐야 할 새로운 주체이다.

지역문제에 대응한 농촌 지역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까?

위에서 언급한 주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 농촌 공간의 변화, 농촌 복지사회서비스 현황 등 농촌 지역 여건을 고려하면서 사회적경제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농촌 지역의 사회적 자본은 도시보다는 여전히 높게 나타나지만 농촌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낮아지고 있다. 농촌의 사회적 자본을 유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농촌에서는 인구 감소로 인해 마을이 점차 쇠락하고 서비스 이용이 면 단위 소중심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복지사회서비스는 서비스 기관이 부재하고 접근성과 서비스 질이 낮다. 농촌의 사회적경제가 비즈니스로 주민이 체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성은 결국 칸막이의 문제이다. 정책이 고립되거나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정책의 패러다임은 '융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농촌 정책의 통합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민간의 인적역량이 도시에 비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제한된 민간 리더들이 정책의 융합적인 틀 속에서 지역주민과 성장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농촌의 사회적경제는 개별 사회적경제조직의 성장만으로는 활성화되기 어려우며 농촌 지역사회의 모든 자원이 서로 연계되고 활용돼야 한다. 아울러 사회적경제조직을 인큐베이팅하고 부족한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조직을 농업기술센터의 새로운 정책 대상자로 수용하여 농업기술센터의 활용을 높여야 한다.

좋은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이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운영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1995년부터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됐다. 민선 지자체장의 혁신적인 정책 제안은 성숙한 지방자치 구현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고, 지역은 자율성을 가지고 성장했다. 그러나 단체장의 교체 시기에 정책 지속성의 담보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시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은 '주민이 지지하는 아젠다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체장이 바뀌면 정책도 무효화되는 것이 아니다. 주민은 계도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파트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민관협치가 생활화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야 하며, 행정이 해결해야 하는 아젠다를 민관의 공동사업으로 실천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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