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살고 싶은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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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살고 싶은 곳으로
라이프인 범상치 않은 수다(秀多)회, 지역문제
  • 2021.01.17 19:00
  • by 노윤정 기자
15:07

 

우리 사회에는 해결해야만 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좌절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고, 그를 위한 논의는 계속된다. 라이프인은 2021년 소셜솔루션 미디어로서의 개편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다룰 이야기가 어떤 방향을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에 따라 지난 연말, 우리 사회에 솔루션이 필요한 세 가지 분야 ▲사회혁신 ▲기후위기 ▲지역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나눠보는 '수다회'를 마련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한몫을 했던 이날치밴드의 '범내려온다' 속 호랑이의 발걸음처럼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를 기대한 이 행사에서, 우리는 '범상치 않은' 문제 해결을 위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이들을 초청해 우리 사회의 문제와 그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라이프인의 수다회 '범 내려온다'에는 본지를 후원하는 후원독자들이 사전 신청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도 해 더욱 뜻깊었다. [편집자 주]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 이는 서울에 가야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의 혜택을 볼 수 있음을 이르는 옛말이다. 옛말이라곤 하지만 2021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표현이다. 지금도 사람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길 희망하고, 서울에 가야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고 여긴다. 서울 중심적인 인식이라고 꼬집기에는 모든 자원과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원의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불균형은 오랜 시간 문제시되어 왔다. 특히 대한민국 경제 성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고, 그 결과 국토의 약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와 같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해 수도권에서는 주택난 등 각종 도시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방에서는 인구 감소로 인한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 라이프인 수다회 '범상치 않은 지역문제'의 진행을 맡은 서재교 우리사회적경제연구소 소장과 온라인으로 참석한 패널 및 후원독자들. ⓒ라이프인
▲ 라이프인 수다회 '범상치 않은 지역문제'의 진행을 맡은 서재교 우리사회적경제연구소 소장과 온라인으로 참석한 패널 및 후원독자들. ⓒ라이프인

어떻게 하면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지방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지방 사람들이 서울로 가야만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될까? 라이프인은 지난 연말 진행한 세 번째 수다(秀多)회 '범상치 않은 지역문제'에서 지역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서재교 우리사회적경제연구소 소장이 진행을 맡았으며 강석호 괴산아이쿱생협 이사장 겸 오가닉 클러스터 대표, 김미현 의성군 일자리창출과 사회적경제계장,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천금량 문경 관광두레PD가 패널로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하여 직접 모이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진행한 점은 아쉬웠으나,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패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역문제에 대응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각 주체들의 관점에서 바라본 지역활성화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하며 풍성한 논의를 나누었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지역문제

"농촌과 도시, 결핍구조 달라"

▲ 김미현 의성군 사회적경제계 계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미현 의성군 사회적경제계 계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의성군은 민선7기 출범과 함께 도내 군 단위 최초로 사회적경제계를 신설하고 지역 내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군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지역문제 해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민간임용자를 채용하여 현장에 착근한 정책을 펼치고자 했고,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20여 년간 활동해온 김미현 전(前)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이 지난해 7월 의성군 일자리창출과 사회적경제계 계장으로 부임했다.

김 계장은 "농촌 지역의 인프라는 생각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고 농촌 지역의 현실을 전했다. 특히 농촌의 결핍구조를 설명하며 "지역의 과소화나 고령화로 인해 시장경제도 작동하지 않고 국가경제도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장 자체가 미싱마켓(Missing Market, 수요가 있는 부분에 시장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는 상태) 되는 현상을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행정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렇게 시장경제와 국가경제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그 빈공간을 메우기 위한 행정비용이 증대하게 된다.

이어 김 계장은 "도시는 서비스가 부족하고, 농촌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재료는 있는데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중간에서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것이 결국 사회적경제가 해야 할 역할이 아닐까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성은 특히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지역문제가 심각한 곳이다. 청년 인구 감소 현상도 심각하여, 청년 인구(의성군 청년발전 기본 조례 기준 19세 이상 45세 이하)는 총인구 대비 18%도 되지 않는다. 이에 군은 청년돋움(창업기업 간 협업 공동 비즈니스 개발), 청년채움(청년주거와 소통공간 인프라 구축으로 자발적 거버넌스 참여 시스템 마련), 청년 즐거움(의성형 복합문화공간 운영으로 청년 문화정책 정착), 청년 농부다움(창농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차세대 영농리더 육성) 등 네 가지를 주요 정책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청년 정책을 펼치고 있는 터. 이와 관련해 김 계장은 "사회적경제계도 청년정책계와 협동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가 나고 자란 지역을 청년들이 정착해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으로"

▲ 천금량 관광두레 PD.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천금량 관광두레 PD. 온라인 화면 갈무리.

문경의 푸른화실 미술학원 원장이 본업인 천금량 관광두레 PD는 문경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하나둘 고향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떠난 사람들이 문경을 더 자주 찾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문경을 사람들이 떠나는 곳이 아니라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 활동을 기반으로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청년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화실 제자들과 함께 시작한 벽화봉사단 활동이 청년 예술단체 설립으로, 다시 문경의 청년협의체 '가치살자' 결성으로 이어졌다. 천 PD는 경북의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시범사업이었던 '청년 유턴 일자리 지원사업'에도 참여했으며, 행정안전부의 청년 지역 정착 지원사업에 선정된 '달빛탐사대' 프로젝트의 총괄 PD도 맡고 있다.

천 PD는 문경에서 청년들과 하는 활동에 대해 "청년들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재구성해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들이 이곳에서 오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벽화봉사단 활동으로 수익이 생겼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단원들에게 학비나 '사회출발자금'을 지원해줬던 일을 언급하며 "부모 외에 자신을 지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 친구들에게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친구들 중 일부가 다시 문경으로 돌아오고 문화예술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천 PD는 자신이 하는 활동들을 '없어진 마을을 다시 만드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활동을 하다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조직을 만들면 협동조합이 되고, 그런 사례들이 많이 모이면 지역사회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지역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회적경제라는 거창한 단어 안에 살아가지 않는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담론을 어떻게 보편화할 것인지도 같이 고민해주셨으면 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자연드림파크 조성, 자연스럽게 정주여건 개선 및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 강석호 괴산아이쿱생협 이사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강석호 괴산아이쿱생협 이사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자연드림파크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생협이 조합원, 즉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친환경 식품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친환경 유기농 식품 클러스터다. 2014년 구례자연드림파크 개장을 시작으로 2015년 괴산자연드림파크 2단지, 2018년 괴산자연드림파크 1단지가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공방(생산공장)과 각종 문화시설, 유통시설(물류센터)이 있으며, 특히 괴산자연드림파크에는 병원과 물리치료 시설, 스포츠힐링센터도 조성돼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강석호 괴산아이쿱생협 이사장 겸 오가닉 클러스터 대표는 "처음부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멸되는 지역을 되살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자연드림파크를 조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멸위기에 직면해 있는 괴산과 구례에 자연드림파크가 들어서면서 여러 시설 기반과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외부로 나갔던 지역민들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이 뒤따랐다.

자연드림파크는 정직원의 수만 따져 봐도 약 1,2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세이프넷에 동참하고 있는 법인과 기업들이 '최저시급 만 원' 정책을 실현하면서, 자연드림파크 역시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시설을 통해 직원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고, 지역 주민에게도 시설들을 개방하면서 지역과의 접점을 넓혀 가고 있다.

강 이사장은 "자연드림파크를 전국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을 하고 있다. 다만 자본력의 한계가 있어 아주 공격적으로 확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경험과 사례가 많은 지역에서 선순환될 수 있도록, 이런 사업을 하고자 하는 조직이 있다면 우리는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사회적경제 다음 모델 고민할 때"

▲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온라인 화면 갈무리.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의 전영수 교수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역문제 해법의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전 교수는 두 가지 화두를 제시했다. 우선, 지역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 및 활동의 방향이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해왔던 방식을 이어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전 교수는 "최근 3~4년 사이 새로운 실험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범용성이나 일반성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까지 제한적이라고 보인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새 부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지역 단위에서 벌어지는 혁신의 문제를 포함해서,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과거에 천착한 부분들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구구조의 과격한 변화를 이겨 내기는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전 교수는 '사회적경제 다음의 혁신모델'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속가능한 한국형 혁신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사회적경제 그다음'을 이야기하자는 것은 사회적경제 범위를 벗어난 방식들을 논의하고 싶다는 의미다. 사회적경제조직이 굉장히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하고 있는데, 사회적경제라는 작동 방식이 만고불변의 진리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적경제가 가지고 있는 이해당사자성은 한계이기도 하다. 지역 단위의 많은 사람을 품어 안을 수 있는 방식, 배제되거나 소외된 사람들을 '사회적경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그들까지 품을 수 있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사회적경제 다음 모델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또한 전 교수는 지역활성화의 목적과 취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문제를 중요한 의제로 다루다 보니 지역활성화 목표를 인구 증가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인구 감소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인구증가 같은 양적 지표에 함몰되지 말고 주민의 행복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전 교수는 "표준설계도는 하나일지라도 그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역활성화 모델은 지역마다 달라야 한다.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상황, 문제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가 우리 지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가 228개면 모델도 228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문제,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라이프인
ⓒ라이프인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을 활성화하고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게 이루어졌다. 패널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지역활성화 주체와 그 역할에 관해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 교수는 "지역활성화의 가장 중요한 불쏘시개는 행정이다. 행정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하며 "의성군의 경우, 김미현 계장님처럼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이 지역사회에 진출해서 그 경험을 행정의 측면에서 녹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 PD와 문경의 사례를 들어 "천금량 PD님 같은 분들이 많이 나와야 하고 그분들 사이에 새로운 네트워크가 구성돼야 한다. 지역출신이면서 지역에 잔류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지역에 순환적인 경제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지역활성화 에너지로 삼을 수 있다. 이런 훌륭한 인적 자원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행정에 있는 분들이 그런 분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연드림파크를 "새로운 혁신모델 중 하나"라고 말하며 "대기업, 자본 중심적인 환경에서 지역의 자본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이 자생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새로운 실험이다. 공공성을 갖고 있으면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녹아들 수 혁신조직의 진출이라는 점에서 지역의 새로운 희망의 거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행정의 역할, 특히 농촌 지역에서 시책을 펼치는 입장에서 행정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요점은 행정이 민의 감시자 역할에서 벗어나 민간에 여러 주체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이 리더가 되지 말고 지역에서 좋은 리더를 발굴하고 좋은 리더를 지역에 유입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제언이었다.

김 계장은 "농촌이 가진 보수성이 있다"며 "귀농·귀촌자가 들어와서 지역의 리더가 되기 쉽지 않다. 그 벽을 깨고 좋은 리더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행정이 해야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행정은 민간이 자율성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구조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도 지역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하여 전 교수는 "행정이 모든 것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곤란하다. 행정은 물꼬만 터야 한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민간주도성만으로 사업을 만들어 내기 어렵고, 행정은 굉장히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자원이 부족하고 보수성이 강한 지역에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을 발굴하고 엮어내는 역할을 행정이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민과 민 사이의 긴장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다. 사회적경제조직이 하나의 민이라면, 해당 지역에 착근하여 오래 활동한 사람들도 하나의 민이다. 그 둘 사이에 적당한 긴장관계가 만들어지면, 관이 문호를 열어준 뒤의 기획, 실행, 감시는 이 둘의 협치체제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하단에서부터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주민의 욕구를 읽어내는 방식, 주민참가형의 개방형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온라인 화면 갈무리.

강 이사장은 자연드림파크의 사례를 들어 지역에 진출한 기업, 조직이 지역과 어떻게 관계 맺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 이사장은 "지역 공무원들은 자연드림파크를 괴산의 업체로 보지 않고 아이쿱생협의 업체로 봤다. 그래서 공무원들에게 '우리는 괴산에 적을 두고 괴산에 돈을 투자하고 괴산에 와서 사는 사람들이다'고 수없이 이야기했다. 비단 공무원들만이 아니라 다른 괴산 주민들도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괴산에 협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협동조합 안에는 우리 직원이 700~800명과 지역민들이 모였고 협동조합이 할 수 있는 일,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함께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자연드림파크 직원, 지역 원주민, 귀촌·귀농인 등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그룹이 협동조합을 이루고 지역의 주체로 녹아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강 이사장은 "외부의 자원이 지역에 뿌리내리려면 이러한 작업이 선행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뿐만 아니라 강 이사장은 "자연드림파크가 채용하고 있는 직원의 70%가 지역민이고, 30%는 외부에서 온 인원들이다. 이런 직원 중에는 주중에 괴산, 구례에서 일하다가 주말에 원래 살던 지역으로 가는 분들도 있다. 괴산에 살면 비용이 적게 들 텐데, 비용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렇게 생활하는 이유는 기존에 살던 지역의 여건이 더 낫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생활 여건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노력이 일정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자연드림파크가 하는 사업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만큼 효율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드림파크는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 만 원'도 실현했고 이익을 어떻게 환원할 것인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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