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돈쭐'내줄 소셜벤처 어디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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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돈쭐'내줄 소셜벤처 어디있나?
  • 2020.12.09 13:01
  • by 전윤서 기자

#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개강을 맞이한 김민지(가명) 씨는 아침에 일어나 솔브(SOLVE)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잠을 깬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뒤 닥터노아 대나무 칫솔로 양치를 하고, 동구밭 케일비누로 세안을 한다. 피부 보습을 위해 시타 수분크림도 잊지 않고 바른다. 가을을 맞이해 방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최근 산 키뮤스튜디오 아트 포스터를 벽에 붙였다. 이제 민지 씨는 노트북을 켜고 본격적으로 수업을 들을 준비를 시작한다. 

소셜임팩트(social impact)를 슬로건으로 판매 중인 제품을 사용하는 한 대학생의 아침을 묘사해본 시나리오다. 아침, 약 한 시간 동안의 평범한 민지 씨의 행동에 무려 다섯 차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 일어났다.

▲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밀레니얼-Z 트렌드 2020' ⓒ위즈덤하우스
▲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밀레니얼-Z 트렌드 2020' ⓒ위즈덤하우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Z세대는 그 이후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이들은 2020년 기준으로 20~40세의 연령대를 구성하면서 생산과 소비의 주역을 맡아 대한민국 사회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합성)에 들어 기업 윤리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갑질 기업의 제품은 불매운동을 하고, 인종차별 기업에는 광고를 철회하도록 광고주를 압박하는 등 '혼쭐'을 내주는 반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일하는 착한 기업에게는 '돈쭐'을 내준다. 돈쭐이란 '혼쭐이 나다'라는 원래 의미와는 달리, 사회에 정의로운 일 등을 함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과 가게의 물건을 팔아줘서 '돈쭐을 내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한국에는 환경,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저마다의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소셜 벤처들이 있다. ▲비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생태계 만들기 ▲여성 노동자의 인권 및 건강 보호 ▲환경오염 해결 ▲미혼모 가정 지원 등 각자의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들에게 '돈쭐' 나지 못한, 숨은 사회적 기업을 소개한다.

▲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를 발굴해 교육,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키뮤 스튜디오 ⓒ키뮤 스튜디오
▲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를 발굴해 교육,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키뮤 스튜디오 ⓒ키뮤 스튜디오

디자인으로 세상과 발달장애인의 경계를 허무는 '키뮤 스튜디오'는 예술에 재능있는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교육과 전시를 기획하여 사회적 문제를 아티스트의 색다른 감성으로 대중에게 알리는 소셜 스타트업이다. 국내외 발달장애인 지원 단체와 협력해 키뮤만의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미술교육 및 트레이닝을 진행해 전문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출된 디자이너들은 일러스트레이터·캐릭터 디자이너·컬러리스트·편집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동구밭' 또한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함께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으로, 고체 비누 등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 저소득층 청소년, 미혼모 가정에 후원한 화장품 브랜드 시타 ⓒ시타
▲ 저소득층 청소년, 미혼모 가정에 후원한 화장품 브랜드 시타 ⓒ시타

공정무역 운동을 개척한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커피'는 여성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이 4개 팔릴 때마다 여성 농부와 가족들에게 1년 건강보험료를 기부하는 '솔브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칫솔 대신 자연분해가 가능한 대나무 칫솔을 만드는 '닥터노아', 최근 배우 안소희가 기부한 것으로 화제가 된 미혼모 가정을 돕는 화장품 브랜드 '시타'등이 있다. 

키뮤 스튜디오 남장원 대표는 "내년에는 사회 전반의 풀어야 할 문제에 대해 발달장애인의 디자인과 콘텐츠를 통해 접근하는 소셜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해 사업적인 스케일업을 이루고자 한다"라며, "이를 통해 키뮤스튜디오가 발굴하는 '특별한 디자이너'(발달장애인 디자이너)가 안정적 고용 환경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전했다. 

오늘날 사람들의 소비 습관, 투자 패턴, 삶의 동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소비의 주축이 된 MZ세대는 사회 변화를 위해 실제로 행동에 나서는 기업에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있다. 소셜임팩트를 창출해내고 있는 기업들과, 착한 기업들을 향해 소비로 투표할 준비가 되어있는 MZ세대들에 의해 이 사회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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