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家] 삶의 질과 안정적인 주거를 어떻게 해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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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家] 삶의 질과 안정적인 주거를 어떻게 해결할까?
  • 2020.12.06 18:00
  • by 이진백 기자
11:01

저렴한 임대료로 집주인의 횡포 없이 오랜 기간 거주할 수 있다면 어떨까. 더불어 마음이 잘 맞는 이웃과의 교류까지 이어진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서울에 사는 청년(20~34세)의 경우 대학과 취업 등의 이유로 타지역에서 서울로 온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삶은 열악하다. 2015년 통계개발원 연구보고서 발간자료(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서울 1인 청년(20~34세)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37.2%로 전국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22.6%)보다도 월등히 높다. 주거빈곤율은 주거기본법의 최저 주거기준(1인 가구 최저 14㎡ 등)에 미달하거나 비닐하우스ㆍ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기타 거처(오피스텔 제외)와 지하(반지하)ㆍ옥상(옥탑) 거주 가구의 비율이다. 서울시의 청년들은 '지옥고(지하/반지하, 옥상/옥탑방, 고시원)'에 전전하다가 30대가 되면 서울 밖에 거주지를 정하게 된다. 집을 사야만 비로소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걸까.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는 주거 환경 속에서 당신은 어떤 집을 꿈꾸는가.

집(家)은 원래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공간이다. 집은 이웃과 더불어 오랫동안 즐겁게 사는 곳이다. BUY(산다)의 개념에서 LIVE(살아가는) 개념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주거문제를 공공이 다 해결해 줄 수는 없다. 민관이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라이프인은 청년 주거의 새로운 대안 '사회주택'의 현주소와 과제, 국내외 사례를 통해 주거문제 해결 실마리를 찾는 기획을 연재해 싣는다. [편집자 주]

 

"집주인이 전세금을 몇천만 원 더 올리지 않을까?", "월세로 전환한다고 하면 어떡하지?"
전세 계약만료를 앞두고 공포에 떠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전세대란은 집 없는 사람들 대부분이 겪는 현실이다. 전세 가격을 급격히 높이거나 전세 대신 월세로 계약하자는 집주인의 요구로 인해 세입자들은 더 큰 주거비 부담을 감수하거나 더 싼 집을 찾아 떠난다. 더 외곽으로, 더 작은 집으로. 

정부가 주택시장안정 대책을 연달아 내놓았지만 좀처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세대란은 이제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택공급율이 100을 넘었지만 자가보유율은 늘지 않고 있다. 현재 주거의 문제는 절대적인 주택의 부족이 아니라 주거 환경의 불평등이다. 한편엔 다주택자가, 다른 한편에는 주택 구입을 포기한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무주택자들은 높은 주거비를 부담할 것인지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감내할 것인지를 놓고 양자택일을 하는 실정이다.

사회주택은 사회적기업, 비영리 법인 등의 사회적경제주체에 의해 공급되며 저렴한 임대료와 안정적인 거주 기간을 보장하는 임대주택이다. 사회주택은 국가가 직접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보다 사회적경제주체를 통해 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면서 주택을 통한 부의 축적이나 투기적 요소를 배제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민간임대주택에서 경험하는 빈번한 이사나 집주인과의 갈등, 임대료의 급등으로 인한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또 협동조합이 제공하는 주택의 경우 거주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민주적 운영방식을 통해서 거주민의 필요에 따른 공간 구성이 가능해지고, 거주민의 필요와 요구에 따른 운영도 가능하게 된다는 이점을 지닌다. 

현재 사회주택은 저렴한 임대료 뿐아니라 주거 공간 내에서 사람들과의 소통이나 관계 맺음이 가능한 공간들을 배치하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해지는 사회주택의 형태와 함께 공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지역 곳곳에 늘어나고 있는 사회주택은 임대주택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 사회주택 공급현황 통계. ⓒ한국사회주택협회
▲ 사회주택 공급현황 통계. ⓒ한국사회주택협회

정부는 지난해 2월 사회주택 공급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주거취약계층이 저렴하게 오랜 기간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책의 목표다. 정부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2021년까지는 핵심 기반 구축 단계로, 역량 강화를 위한 컨설팅 및 교육, 제도의 기반을 마련하고,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생태계 조성단계로 지역환경 특성에 맞는 사업 모델 및 프로그램 개발과 민간 참여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2022년 이후에는 보편화 단계로 사회주택의 자율적 공급 및 확산을 이루고 일자리 창출, 고령자, 다문화 가정 돌봄 등의 사회가치를 실현할 계획이다. 
 

▲ 2019 국토교통부 사회주택 활성화 방안.
▲ 2019 국토교통부 사회주택 활성화 방안.

발표된 정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회주택 공급 확대 - 지자체 중심으로 2022년까지 매년 2,000호 이상의 사회주택을 공급한다. 현재 사업 모델인 토지 임대나 매입 임대 주택운영 위탁 등의 모델 외에도 지역과 환경에 맞는 다양한 사업 모델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다양한 사회가치 실현 - 사회주택 내에서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가치 실현이 가능한 공동체 코디네이터를 양성하고 위촉해 입주 초기부터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사회적경제주체 지원 및 역량 강화 - 사회적경제주체가 기금 지원뿐 아니라 사업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업성 분석, 컨설팅 및 금융 관련 교육 등 사회주택 건설과 유지에 필요한 일체의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사회주택 활성화 기반 구축 - 중앙, 지자체, 사회회적경제주체 및 주택관련 전문기관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사회주택 활성화 기반 조성을 위해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또 사회주택의 인식 제고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홍보하고, 사회주택의 브랜드화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공급된 사회주택의 경우 공급의 주체인 사업자가 별도로 존재하고 입주자는 단순히 세입자나 소비자의 입장에 머물 때가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사업비용이 늘어나거나 운영주체의 부담이 커지게 되어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기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주택이 활성화되려면 사업자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회주택과 관련된 지역공동체 당사자의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사회주택은 현재 발아기-촉진기-성장기-성숙기 중에서 '촉진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씨앗은 뿌려졌고 싹을 틔워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사회주택부문의 사회적경제조직은 대부분 자생적으로 설립되었으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소셜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조직이 공급하는 주택의 규모도 적으며, 내부적으로도 주택공급과정에서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도 주택분야에서 사회적경제조직에 대한 지원이 체계적이지 않은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사회주택의 공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주체의 역량 강화와 함께 인구·가구 구조와 사회경제적 조건에 부합하는 사회주택 공급 모델의 개발과 공급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사회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사회주택의 공급과 관리 주체로 지속성을 지닐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또, 미미한 사회주택을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조직 간의 협력 및 민관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방)정부와 사회적경제조직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개방과 협업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협업 프로세스를 만들고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사회주택 공급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기본방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주택에 대한 인식전환 및 사회적경제 주체의 발굴 및 육성
사회주택은 저소득층의 집단적 거주지가 아닌 부모로부터 독립이후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거쳐 갈 수 있는 하나의 거주형식으로써 주거의 안정성과 지불가능성을 지닌 사회적 임대주택으로서의 포지셔닝을 통해 브랜드화 할 필요성이 있다. 저렴하고 안정적 거주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욕구를 수요로 현실화하여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화되고 있는 주거 수요자의 욕구에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사회주택 유형을 개발해 공급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주택의 공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거관련 사회적경제 주체의 육성이 필요하다. 사회주택공급에서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사업운영에 있어 매우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회적경제조직이 사회적 목적인 착한 주택공급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미미한 사회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조직 간의 협력 및 민관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사회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사회주택의 공급과 관리 주체로 지속성을 지닐 수 있기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 주체들에 대한 자원과 정보 제공, 역량 강화 지원, 네트워크 구축, 정부지원 연계, 옹호(advocacy) 활동과 입법 활동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할 중간조직의 육성이 필요하다. 혁신으로 연계된 협력조직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또는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비영리기구로서 다양한 주체들의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공공과의 민관 거버넌스 체계 구축
사회적경제조직과 공공과의 거버넌스 구축은 사회주택 공급과 배분에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정부는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행위자들과의 사전협의를 통해 사회주택의 총량 및 목표를 설정하고, 자발적인 인적 및 물적 자원의 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거버넌스에 참여주체들의 역량 및 가용자원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 정부차원의 일방적인 목표설정과 이에 대한 요청은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사회적경제조직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거버넌스에 참여한 민간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정부와의 협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관협력 거버넌스는 민간부분의 자발적인 활동영역이 무엇인지, 민간부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공공이 먼저 확인함으로써 국가와 민간부문이 중복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민간부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문을 결정하도록 하고, 민간부문의 역량과 능력으로 결정된 과업을 민간부문이 스스로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또한 공공의 역할임을 인식한다면 민관협력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 사회주택의 입주자 및 관리 단계의 지원 강화
사회주택의 임대료를 부담하기 어려운 저소득 가구를 위해 부담능력을 고려한 임대료 부과 혹은 주거비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 사회주택 입주자에 대한 주거비 지원은 입주 대상이 공공임대주택 입주 대상과 대부분 중복된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크다. 또, 사회주택의 관리·운영 단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관리·운영 단계에서의 재정 지원을 현실화해야 한다. 영국·미국에서는 임차인이 지불하는 임대료와 실제 주택의 운영과 관리에 소요되는 지출 간의 차이를 중앙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보전하는 방식으로 주택 관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운영·관리 단계에서의 지원 강화는 주택의 물리적 유지·관리 뿐 아니라 다양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입주민에 대한 사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 법과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한 지원 강화
사회주택은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자유경쟁시장에서 민간기업과 비교할 수없을 정도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사회주택이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공공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사회주택의 공급은 타 분야에 비해 사업비가 많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어, 공공으로부터의 지원 및 민간으로부터의 투자가 더욱 필요하다. 사회주택에 대한 지원은 사회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한 공급체계를 갖추는 방식으로 지원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 사회주택을 공급자와 수요자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정보 플랫폼은 '지속가능한 사회주택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전략일 수 있다.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정책위원장은 "분양 패러다임의 기존 정책으로는 (사회주택) 활성화하기 어려움이 있다. 이후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저렴한 임대료를 설정하는 방식 역시 적용이 어렵다"라고 지적하며 "공공(주택)과의 미래지향적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은 신용보강 및 풀뿌리를 지원하는 역할(enabling stste) 및 입주자 보호 역할이, 사회적경제주체는 지역밀착형 컨텐츠를 기획하고 주택을 운영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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