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경] 코로나 시대 현지-국제협력 지원자들 어떻게 돕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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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경] 코로나 시대 현지-국제협력 지원자들 어떻게 돕냐고요?
사단법인 더브릿지 임현정 매니저 인터뷰
  • 2020.10.09 09:29
  • by 김정란 기자

코로나 시대, 연대의 필요성이 가장 크지만, 내 눈앞의 절박함이 크다 보니 넓은 세계를 품는 것이 욕심처럼 보이기도 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감염병 위기 이전에도 여러 가지 위기는 있었고, 그때마다 더 큰 연대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해외에 방문하기조차 힘들어졌지만, 랜선을 타고 국제협력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라이프인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송진호 상임이사 인터뷰를 시작으로 코로나시대에도 국제협력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조직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주관기관에서 국제협력과 사회적경제조직의 연결을 돕고 있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속에서의 국제협력은 어떤지 들어봤다.[편집자주]

▲ 임현정 매니저. 본인 제공
▲ 임현정 매니저. ⓒ본인 제공

사단법인 더브릿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사업 중 '이노캠프'와 '이노트립'을 주관하는 비영리조직이다. 개발도상국 사회적기업과 탈북민 창업가들의 주체적 자립을 지원하며, 국내외 사회혁신 생태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사회적기업이자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더브릿지는 지난 7년간 해외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통해 코이카의 이노포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제협력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이런 프로그램들이 진행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협력의 지속성을 유지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온(溫)택트'가 여기서도 선택됐다. '이노캠프'와 '이노트립'을 랜선으로 진행한 것. 8, 9월에 걸쳐 국제협력을 위한 문제점과 솔루션을 찾는 노력을 기울인 이 프로그램을 통해 3팀이 공간과 창업 비용 등을 지원받게 됐다.

온택트로의 전환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로컬멘토들에게 현지 상황을 전해 들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스탄불의 해외참가자가 참여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노캠프-이노트립 매니저를 맡은 임현정 매니저에게 코로나시대의 국제협력 교육 프로그램에 기획자로서 느낀 점에 대해 들어봤다. 임 매니저는 "어쩌면 국제 협력에도 새로운 패러다임, 뉴노멀이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에 국제협력 프로그램 기획자를 맡게 됐다. 국제협력 기획자로 일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더 브릿지에 합류하기 전에는 UNDP(유엔개발계획) 요르단 사무소, 아태지역 사무소(방콕)에서 청년들을 위한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스타트업의 교육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또 직접 스타트업에 도전해 보기도 했다. 빠르게 실험하고 실패하고 배우며 발전하는 과정을 즐긴다.

이노베이션이라는 넓은 범위의 단어 중에서도 국제 개발 협력의 사회혁신 분야에서 일하게 된 이유는 '기술'에만 집중하는 혁신이 아닌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에 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요르단에서 시리아 난민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단순히 선진국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혁신이 아닌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회혁신에 큰 매력을 느꼈고, 현재 더 브릿지와 코이카 이노포트 프로그램 또한 더 많은 사회혁신과 사회 혁신가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돕는 생태계를 만드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국제협력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지 직접 방문 등이 어려워졌다. 국제협력 기획자로서 겪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해외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모든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전환 해야 했다. 캠프와 트립과 같은 경우 참가자들과 현지인의 협업과 소통이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인데 해외 방문을 하지 않고 참가자들과 대면 만남 없이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했다. 

직접 해외 방문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더 브릿지가 7년간 쌓아온 현지인 네트워크와 코이카의 네트워크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현지인 파트너들을 찾았고, 그들을 '로컬멘토'로 섭외했다. 로컬멘토는 직접 그들이 체감하는 자신들의 전문분야의 문제점을 국내 참가자들에게 제공하고, 국내 참가자들이 낸 솔루션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본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검증해주는 역할을 한다.

국제협력사업이 이뤄지는 국가들에서 코로나로 인해 오고 있는 요청들이 있나? 

로컬멘토가 제공한 문제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각 분야의 중요한 문제로 코로나 19로 인해 영향을 받은 곳들이 많다. 이노트립에 참여한 멘토들 중에서는 올해 '네팔 관광의 해'였지만 현재 관광업계에 큰 타격을 받은 문제를 제공한 네팔 관광사업을 운영하는 네팔인 제이슨,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에서 돌아온 귀화 네팔 노동자의 문제를 제공한 주한네팔대사관에서 일한 네팔 노무관 딜리, 학생들이 집에서 온라인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아직 온라인 교육 인프라나 디바이스 보급이 부족한 문제를 제공한 캄보디아 교육부에서 일하는 라따가 있다.

▲ 랜선으로 팀 미팅 중인 이노트립 참가자들. ⓒ더브릿지
▲ 랜선으로 팀 미팅 중인 이노트립 참가자들. ⓒ더브릿지

이노캠프-이노트립이 랜선진행됐다. 무엇에 중점을 뒀나? 참가자들이 어렵다고 하는 부분은 없나?

이노캠프(INNO-Camp)는 짧은 시간에 부트캠프 형식으로 빠르게 문제에 대한 솔루션 아이디어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고 이노트립 (INNO-Trip)은 이노캠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현지 검증과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를 통해 MVP까지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노캠프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집중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노트립은 매주 많은 과제를 해내야 하므로 모든 소통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물리적으로 모여서 진행하는 게 아닌 온라인이기 때문에 소통 방법 또한 주의해야 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온라인 소통이다. 소통이 제일 중요하기도 하고 팀 배정 자체가 본인들이 직접 한 것이 아니어서 더 그렇다. 이를 고려해 새로 런칭한 장치가, 팀 규칙을 프로그램 시작할 때 본인들이 직접 세우게 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는 SNS 메시지로, 어떤 상황은 화상으로 등 팀원의 근무시간 등을 고려해 자세하게 세운다.

이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우고 좋았던 점은, 현지인들과의 소통이 생각보다 가능했다는 점이다. 원래 같았으면 현지 방문해서 1주일 정도 현장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6주간 매주 로컬멘토와 만나는데 실제로 멘토들이 현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인터뷰를 하여오고, 참가자들에게 공유해줘서 실현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사실 언어도 모르는 상황에서 1주일 정도 현장 가는 것이 검증이 잘 안될 수 있는데 시간을 갖고 현지인 주도성을 높여주면서 초기에 한 것보다 온라인으로 한 게 더 의미있는 부분도 있었다.

어쩌면 국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뉴노멀이 온 것도 같다. 이제는 직접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언택트로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서로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19의 위기에 올해 저희는 과감한 온라인 프로그램이라는 도전으로 새로운 기회가 왔음을 느낀다. 

로컬멘토와 참가자들 사이의, 중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도출할 때 기술에만 집중하지 않고 솔루션이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거나, 고객의 니즈가 없다면 좋은 솔루션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협력에 관심을 가진 참가자들과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나?

국제기구에 있는 주변 지인들도 선례 없는 프로그램인데 좋다는 것은 다 들어가 있다며 웃는다(웃음). 비록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계속 참가자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니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공간에 대한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고 참가자들과 실제 만난 것과 같이 정들고 친해진 것 같다. 실제로 참가자들과 로컬멘토분들과도 점점 친해진 게 보이고 매주 하는 미팅 인증샷도 보는 재미가 있다. 사실 매니저인 참가자들을 한 번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6주간 매주 보고 SNS 대화를 주고받으니까 정들더라.

기획자로서, 앞서 국제개발에 관심을 가졌던 선배로서 이노포트 참가자들이 국제협력에 대해 갖고 있기를 원하는 자세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발도상국 현지인들과 협력하면서 시혜적인 관점을 가지고 해당 나라나 대상을 수혜자로만 생각하지 않고 글로벌 파트너로서 수평적인 협력 마인드를 가지고 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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