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온 미래③] 세 살 버릇 코로나19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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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미래③] 세 살 버릇 코로나19로 바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다준 의외의 선물, '건강한 습관'
  • 2020.09.11 15:06
  • by 전윤서 기자
09:00

코로나19로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사회·경제적 충격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달라졌다. 보건의 문제를 넘어 소비 급감과 경기침체, 소득감소와 일자리 위기 등 사회·경제 전반의 심각한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분명 세계적 재앙이지만, 우리에겐 뜻밖의 선물이기도 하다. 코로나 사태는 가히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정도로 인식 틀에 강력한 충격을 주었다. 코로나19로 우리 삶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빠르게 대안을 찾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교류하고 연대하며 협력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불편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꿔보자. 라이프인은 '언택트에서 온택트로', '개발에서 회복으로', '치료에서 치유로', '관심에서 참여로', '경쟁력에서 공존력으로' 등의 주제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사회적 회복과 사회구성원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보다 강력한 행동 의지를 가질 때 희망의 시그널을 놓치지 않고, 코로나19의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더군~" 

롤러코스터의 노래 '습관'의 한 구절이다.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카페에서 마음 편히 웃고 떠들고 휴가 때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은 이 모든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달라진 일상과 함께 또 달라진 것 하나. 바로 습관이다. 습관이란 여러 번 되풀이된 행동으로 저절로 몸에 밴 행동을 말한다. 코로나19로 난생처음 겪어보는 모든 것들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습관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고. 코로나19가 바꾸어놓은 건강한 습관!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던 습관이 코로나19로 바뀌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위기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고양시키기 위해 UN의 Open Brief에 기부된 일러스트. ⓒShua Baber on unsplash
▲ 전 세계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위기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고양시키기 위해 UN의 Open Brief에 기부된 일러스트. ⓒShua Baber on unsplash

■ 자기 주도적인 실천! 습관 만들기 몰두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평일에는 빠른 귀가, 쉬는 날에는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홈 족(Home族)'도 덩달아 증가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면서 등교 시간은 0초가 되었다. 코로나19 이후 흐트러진 생활습관을 다잡고 집에서 남은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내일 할 일 미리 적기, 10분 명상하기, 하루 한 시간 독서 시간 가지기

▲니트컴퍼니가 진행한 프로젝트 상반기 모집이 하반기보다 빠르게 마감되기도 했다.  ⓒ니트컴퍼니
▲ 니트컴퍼니가 진행한 프로젝트 상반기 모집이 하반기보다 빠르게 마감되기도 했다.  ⓒ니트컴퍼니

사회공헌 재단 카카오임팩트가 운영하는 카카오프로젝트100은 100일간 한 가지 목표를 정해 도전하고 인증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100일간의 인증으로 마치 근육처럼 일상생활이 무너지지 않게 도와주는 습관을 만들어나간다. 카카오임팩트는 지난해 가을에 진행한 시즌 1에는 약 3,500여 명이 참가해 270개의 프로젝트가 개설되었다고 설명했으며, 코로나 이후 진행하고 있는 시즌 2는 훨씬 참여가 활발하다고 밝혔다. 

'니트생활자'는 카카오프로젝트100을 통해 스스로 할 일들을 설정하고 100일간 실행하는 '니트컴퍼니 프로젝트'와 백수들을 위한 '랜선회사'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이다. 니트생활자의 박은미, 전성신 공동대표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일상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습관은 작은 성취감들을 쌓아가는 경험이 된다. 전문가들도 우울감이나 무기력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 사소한 일들을 실천하기를 권장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백수들의 무업기간이 장기화되고 일이 줄어든 프리랜서 또는 재택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니트컴퍼니 프로젝트 상반기 모집이 하반기보다 빠르게 마감되기도 했다. 

 

■ 더욱더 철저해진 개인위생관리

비누 제조기술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인류의 수명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전염병, 피부병 등 대부분의 감염병을 최대 70%까지 예방할 수 있는 손 씻기 습관은 기본 건강 수칙이라 할 수 있다. 26세 A 씨는 "이전보다 손을 자주 씻고 되도록 얼굴을 만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곳은 가지 않게 되는데, 사람이 많은 곳에 갔다 오면 그날 입은 옷은 전부 세탁을 하는 편이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더욱더 철저해진 위생습관에 대해 말했다. 

보라매병원 이진용 교수는 2015년 메르스 사태와 이번 코로나19를 비교하는 연구(Social Distancing and Transmission-reducing Practices during the 2019 Coronavirus Disease and 2015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Outbreaks in Korea)를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비약물 예방행위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개인이 실천하고 있는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위생관리의 효력이 드러나는 의미 있는 연구도 진행됐다.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유비케어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UBIST(유비스트)'가 5월에 발표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국민들의 생활 습관이 크게 변하면서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감기 발병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4월간 전년 동기 대비 급성비인두염(감기) 관련 처방이 71% 줄어 각종 질병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COVID-19 팬데믹 이전에 우리가 수행했던 소비자 연구에서, 세계 도시 소비자들 중 거의 절반이 더 건강한 생활방식을 갖기 위해 식이요법을 바꾸고 있다(영양제 복용, 채식 음식선택 또는 특정 음식 제한)고 밝혔다." ⓒ삼일PwC
▲ "COVID-19 팬데믹 이전에 우리가 수행했던 소비자 연구에서, 세계 도시 소비자들 중 거의 절반이 더 건강한 생활방식을 갖기 위해 식이요법을 바꾸고 있다(영양제 복용, 채식 음식선택 또는 특정 음식 제한)고 밝혔다." ⓒ삼일PwC

■ 내 몸, 내가 지키는 건강한 식습관!

삼일PwC의 "글로벌 컨슈머 인사이트 서베이 2020" 분석 보고서는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던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전 소비자 연구에서 세계 도시 소비자들 중 거의 절반이 더 건강한 생활방식을 위해 영양제, 채식 음식 선택 또는 특정 음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식이요법을 바꾸고 있었던 것이 팬데믹 동안 급속도로 변화하였다. 말 그대로 미래를 먼저 만나보게 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 요리할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났다. 그뿐만 아니라 감염의 위험이 있는 식당은 기피의 대상이 되었으며, 면역력을 높여 자기 스스로 감염을 예방하는 것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 등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두레생협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3월 8월까지 면역력 관련 제품이라 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50% 이상, 가정식 반찬은 4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또한 잡곡류 매출도 3~40%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한 아이쿱생협은 면역력 관련 제품의 인기가 상승해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 밝혔다. 더불어 가공식품부서 박신자 팀장은 "작년 대비 8월까지 샐러드를 조미하는 드레싱 5종의 매출이 20%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와 유난히 길었던 장마를 겪으면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채식이 강조되고 있는 탓도 있다. 달라진 소비자의 식습관에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도 지난 8월 25일부터 특정 지역 한정으로 채식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롯데리아'와 '서브웨이'도 대체육 신제품을 선보였다. 

▲ 미국의 인터넷 언론 매체 복스(vox)의 '코로나19가 끝나도 유지하고 싶은 습관' 기사. 이 기사는 독자조사를 기반으로 했다.
▲ 미국의 인터넷 언론 매체 복스(vox)의 '코로나19가 끝나도 유지하고 싶은 습관' 기사. 이 기사는 독자조사를 기반으로 했다.

미국의 인터넷 언론 매체 복스(vox)는 6월,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내놓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Lockdown)이 끝나더라도 유지하고 싶은 새로운 습관에 관한 기사였다. 봉쇄령으로 변화된 일상은 힘들다. 하지만 이 일상을 거치면서 유지할만한 가치가 있는 습관을 발견해냈다. 거리 두기 습관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로 꼽은 것은 ▲소비를 줄이기 ▲속도를 늦추고 자신에게 가지는 부담 내려놓기 ▲가족과 친구를 우선으로 생각하기 ▲고도로 연결된 세상에서 윤리적 활동 실천하기 ▲매일 운동하기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고 허브 기르기 ▲자연 속에서 더 많은 시간 보내기 ▲재택근무하기 등이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마냥 부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가 바꿔준 의외의 선물이 그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떨어져 있어도 연대하는 습관, 남을 배려하는 습관,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습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습관"이 생겼다면 어떠한가? 코로나 시대가 끝나더라도 지키고 싶은 습관을 찾아보면서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보는 것,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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