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착한 '임팩트'] HGI "비즈니스 성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모델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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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착한 '임팩트'] HGI "비즈니스 성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모델 돼야"
남보현 HG Initiative(HGI) 대표 서면 인터뷰
  • 2020.08.12 00:58
  • by 노윤정 기자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자금이 필요하다. 재정 여건은 기업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이끌어가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적경제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회적경제기업의 경제 행위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다 보니, 주류 시장의 투자 자본에 대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래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임팩트 금융이다. 임팩트 금융은 재무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을 투자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며, 자본 투자 방식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런 임팩트 금융에 대한 수요와 임팩트 투자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라이프인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기업의 사업을 지지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임팩트 투자 회사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에이치지 이니셔티브(HG Initiative, 이하 HGI)는 소셜벤처 투자와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임팩트 비즈니스 컴퍼니다. 2014년 설립 이후 총 23개 기업에 투자하고(2019년 12월 기준) 시몬느자산운용과 100억 원 규모의 'HGI-시몬느 소셜임팩트 펀드'를 결성하는 등 임팩트 생태계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그리고 지난 5월, 새로운 분기점을 맞았다. 창업자인 정경선 대표가 사임 후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면서 설립 6년 만에 남보현 이사가 새로운 대표이사로 임명된 것이다. 이에 남보현 신임 대표에게 HGI의 미션과 지향 가치, 투자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 HGI의 비전 "모든 사람들이 가치 기반의 삶을 살 수 있는 세상"

▲ 남보현 HG Initiative 대표이사. ⓒHG Initiative
▲ 남보현 HG Initiative 대표이사. ⓒHG Initiative

HGI가 진행하는 사업은 크게 임팩트 투자, 자회사 설립, 해외 사업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모든 사업은 개개인의 생각과 취향이 인정받는 '다양성', 소외된 이웃과 취약계층에게 관심을 두고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포용성',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한 생산과 소비를 추구하는 '웰빙'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에 기반을 둔다.

남 대표는 사명(社名)에 대해 "Holistic Growth Initiative, 즉 전체론적인 성장을 견인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 "사회의 요소들은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요소들이 함께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를 더 발전된 방향으로 이끄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사람이 물질적·정신적으로 함께 성장하고 궁극적으로 가치 기반의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성, 포용성, 웰빙이라는 가치가 현재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투자 여부를 판단할 때도 해당 기업이 HGI가 지향하는 세 가치 중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지 고려한다는 것이 남 대표의 설명이다.

물론 HGI가 투자처를 선정하는 기준은 보다 세부적이다.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시장 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기업, 윤리적 책임의식 및 준법 의식을 지닌 기업, 투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업의 사업 모델과 임팩트 창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업, HGI의 자회사 및 포트폴리오사와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한다.

반대로 투자 검토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상도 있다. HGI의 핵심 가치와 상충되는 기업들, 예를 들어 각종 차별을 조장하는 회사나 담배와 술을 취급하는 회사, 명품 산업 등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비즈니스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기업, 타깃으로 삼는 고객층이 명확하지 않거나 시장 규모가 영세한 기업, 차별적 경쟁력이 없거나 해당 사업을 끌어갈 핵심 역량이 부족한 기업 역시 투자 대상에서 배제된다.

■ 사회적 가치 창출하는 기업은 수익 내기 어렵다?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HGI만의 차별화된 투자 전략은 무엇일까? 우선,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투자 후에도 관리를 지속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피투자사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임팩트 관리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남 대표는 "자매사인 루트임팩트와 함께 소셜벤처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및 관리를 위한 방법론인 '임팩트 체인'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임팩트 측정 및 관리에 대한 협력을 해왔다"고 부연했다.

또한 남 대표는 HGI 투자 전략의 또 다른 특징으로,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 역시 수정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을 꼽았다. "투자 이후 육성이 필요한 기업들의 우선 순위를 도출하여 맞춤형 육성과 사회적 가치의 성장을 지원한다. 초기 단계의 기업의 경우 투자 전부터 투자 이후까지 비즈니스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를 함께 명료화하고, 이를 기업의 미션으로 정의하는 작업을 지원한다. 이미 미션이 명확히 수립된 기업들의 경우 비즈니스 활동이 사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어떻게 연결되어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사업 모델과 연계되어 창출 가능한 핵심 사회적 가치 요소는 무엇인지, 주요 이해관계자에게서 창출해야 할 가치는 어떤 것인지 등을 확인하는 워크샵을 진행해 전략 측정 및 점검을 실행한다"는 것.

자매사인 루트임팩트를 포함해 다양한 소셜섹터 및 스타트업 분야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임팩트 이니셔티브 조직을 별도로 두고 사회 문제와 해결책을 분석한 온라인 아카이브를 구축하여 소셜벤처와 대기업들이 사회 문제의 동향과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준비 중이라는 것 역시 HGI 투자의 차별화된 점이다.

HGI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비즈니스 모델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재무적 가치 역시 놓치지 않는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들의 오랜 과제와도 같은 문제다. 때문에 HGI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하고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남 대표는 "HGI는 기업의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과 임팩트가 잘 연결되어 있는 기업들에 투자를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사업이 커질수록 자연스럽게 사회적 가치도 만들어진다. 또한 그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거나 이에 대해 의지를 가진 기업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여겨지던 기존의 선입견을 희석시키고, 동시에 좋은 레퍼런스 모델을 보여주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 HGI가 지향하는 '가치 기반' 라이프스타일

▲ HG Initiative 자회사인 MGRV. ⓒHG Initiative
▲ HG Initiative 자회사인 MGRV. ⓒHG Initiative

이처럼 HGI의 미션은 '가치 기반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소셜벤처를 돕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가치 기반의 라이프스타일이 일상으로 향유될 수 있는 도시, 즉 홀리스틱 커뮤니티(Holistic Community, 전체론적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HGI의 또 다른 미션이다.

홀리스틱 커뮤니티, 전체론적 커뮤니티라는 표현이 쉽게 와 닿지는 않는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주거와 의료, 일자리, 접근성, 문화 등 삶·사회 전체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바탕이 된 공동체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남 대표는 "우리의 삶과 도시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도시는 집적된 각종 인프라 등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자원 관리를 가능하게 했고, 새로운 기술 발전과 다양성을 지닌 문화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됐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큰 변화가 없는 도시 설계와 계획은 다양한 도시 문제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면서 홀리스틱 커뮤니티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 근간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공간을 제공하는 부동산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자회사 엠지알브이(MGRV)를 통하여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MGRV는 공유 주거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로, 도심 지역에 사는 1인 가구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코리빙 브랜드 '맹그로브'(magrove)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이 향후 HGI는 복잡해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임팩트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지식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남 대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국가들이 앞으로 기후 변화,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 전염병, 미세 플라스틱과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 문제에 어떤 피해를 입을지, 그리고 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과 기업들은 어디가 있는지 더욱 면밀하게 알아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임팩트 투자에 대한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잡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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