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다 함께 위기극복 공동행동'은 코로나 19로 피해를 입은 사회적경제 기업을 돕기 위해 이익공유, 급여연대의 방식으로 '재난연대기금'을 조성했다. 함께 맞는 비가 지금의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단비가 되기를 소망하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라이프인이 나눔과 연대를 실천하는 기업과 단체, 개인 등의 크고 작은 공동행동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이들이 한 가지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지역과 계층을 가리며 퍼지지 않는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초래한 위기에 대처하는 사회 구조는 불평등하다는 것을 현재 모두가 지켜보고 있고, 재난은 취약한 이들의 삶을 더 위협하고 있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을 포함한 취약계층이 마주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바로 정보격차다. 전염병의 경우, 방역과 예방,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느냐 여부가 곧 건강 및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그러니 정보에 대한 평등한 접근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또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취약계층은 사회적으로 '고립'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피치마켓은 이처럼 재난 상황에서 자칫 소외되기 쉬운 발달장애인, 경계선급 지적 장애인 등 '느린학습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피치마켓은 느린학습자들을 위해 쉬운 글 콘텐츠를 만드는 소셜벤처로, 느린학습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일반-특수학급 통합 독서동아리·독서 클럽·북 페스티벌&피치마켓 등을 운영하며 정보 격차 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적 교류를 지원하고자 한다.
피치마켓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3월, '참지마요 프로젝트'를 통해 느린학습자들을 위한 코로나19 안내 책자 '쉬운 글로 읽는 코로나19'를 제작·배포했다. '참지마요 프로젝트'는 느린학습자들이 질병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증상을 원활히 표현할 수 있게 교육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느린학습자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웅제약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대웅제약과 피치마켓, 아름다운가게가 협업하여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쉬운 글로 읽는 코로나19'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 감염 경로, 잠복기, 주요 증상, 예방법(손 씻기·마스크 착용법 등)과 같은 내용을 느린학습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과 삽화로 표현했다. 이렇게 제작된 책자는 사전 신청한 특수 교육학교, 복지관 등 총 500곳에 무료 배포됐으며, 온라인에서 전자책(e-book) 형태로도 공개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느린학습자들이 코로나19라는 질병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피치마켓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가 권고되면서 느린학습자들의 사회 활동 및 교육 참여 기회가 줄었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끼고, 느린학습자들을 위한 온라인 일대일(1:1) 독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느린학습자와 사전 교육을 이수한 대학생 교육봉사자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리북'(RE:BOOK, 피치마켓에서 제작한 독서 교육 콘텐츠)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대면 교육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교육을 통해 느린학습자들에게 정보와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사회적 상호작용 기회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코로나19는 분명 위기이고 재난이다. 하지만 동시에 취약한 계층과 더불어 잘 사는 길을 고민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위기 속 기회에서 피치마켓은 '느린학습자의 실질문맹개선과 정보평등'이라는 회사의 미션 아래, 사회의 취약한 이들이 재난 극복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힘을 보태고 있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