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가난한 사람들의 선언' 사회연대경제, 아래로부터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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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가난한 사람들의 선언' 사회연대경제, 아래로부터의 대안
  • 2020.05.29 19:34
  • by 송소연 기자
▲ 가난한 사람들의 선언 ⓒ 마농지
▲ 가난한 사람들의 선언 ⓒ 마농지

'가난한 사람들의 선언'은 세계 최초의 공정무역 마크인 '막스 하벨라르'를 발급하며 공정무역을 대안경제운동으로 성장시킨 프란시스코 판 더르 호프 보에르스마 신부의 저작이다. 책은 프란시스코 신부의 공정무역이라는 실험과 실천의 궤적을 담았다.

프란시스코 신부는 1970년 칠레의 산티아고로 가서 노동사제로 일하던 중 1973년 쿠데타가 일어나자 멕시코로 옮겨 멕시코시티 슬럼가의 빈민들과 함께 생활했다. 7년 후 멕시코 남부 산악 지대인 오악사카로 가 주로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그곳 원주민 공동체 노동자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참혹한 삶을 목도했다.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경제체제에 저항하고 그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1981년 UCIRI(이스트모 지역 원주민 공동체 협동조합) 결성을 주도한다. 이 조직을 통해 코요테라고 불리는 국제 중개상을 거치지 않고 농민들이 직접 커피를 수출하는 경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경제 모델조차도 그동안 수익을 독점해온 다국적 기업들의 협박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우리의 앞길을 막으려고 마피아와 같은 행태를 드러냈다." 이 어려움은 역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소상점과 소규모 커피회사들과의 연대를 통해 뚫고 나갈 수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살길은 결국 함께 힘을 모으는 것, '연대'하는 것이다.

프란시스코 신부는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자존감을 지키면서 비참함에서 탈출해 품위있게 사는 것이라고 말이다. 자선은 가난한 이들을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시킨다. 돈을 주는 대신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연대하는 것, 기부나 보조금 대신 노동에 가치를 부여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가난을 구제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책은 프란시스코 신부가 가난한 사람들 스스로 정의와 연대와 자주의 철학으로 대안 시장을 만들어내고, "지구와 인류 전체를 소중히 여기는 공공선의 윤리"를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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