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청년 두레와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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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청년 두레와 사랑에 빠지다
[사회적경제 '쨈'있는 인터뷰(6)] 창립 20주년을 맞은 두레생협연합회 김혜정 회장...생협 조합원이 되는 것 만으로 당신은 환경운동가
  • 2017.11.25 10:50
  • by 이진백 기자

'살충제 달걀 파동', '발암물질 생리대 논란' 등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져 나오는 먹을거리와 생필품 관련 사고는 소비자들의 불신을 가중시킨다. 여러모로 마음 놓고 생활하기가 힘든 요즘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협'이 떠오르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전한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생협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윤리적이고 건강한 소비'가 이루어지는 곳, 생협.

한국의 대표생협으로 탄탄히 자리매김한 두레생협연합회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두레생협연합회 서울사무소에서 스무살 청년 '두레'와 사랑에 빠진 두레생협연합회 김혜정 회장(사진)을 만났다.

다음은 김혜정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한국사회에서 가지는 생협의 의미
생산자의 소득기반 안정, 소비자의 먹을거리 안전, 환경보전, 사회적 경제 경험 등  

지금은 유기농업을 하시는 생산자분들이 많아 지셨지만 초창기에는 유기농, 친환경 개념조차 없는 시절이 있었다. 생산자분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기농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생협을 통해서 가능했다. 친환경 농업의 생산기반 보호, 농가소득 안정, 소비자의 식품안전 그리고 환경보전까지 생협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생협은 한국사회에서 유기농에 대한 인식과 친환경물품에 대한 인식을 구축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생협이 가지고 있는 의미나 운동성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 또 생협은 일반시민들이 시장경제 속에서 사람중심의 경제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즉 지금의 시장경제를 사회적경제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Q. 두레생협 창립 20주년 소회  
두레는 성장을 위한 이노베이션(innovation) 중

20주년을 기념해 연혁을 중심으로 간단한 자료집을 제작할 예정이다. 얼마 전 역대 회장님들을 모시고 좌담회를 진행했다. 그 좌담회에서 열악했던 초기의 물류센터, 고생했던 활동가와 실무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초기에 헌신한 활동가와 실무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 자리가 있구나 하고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정체성 토론회도 많이 가졌는데 그 과정들의 결과가 모두 남아있지는 않더라도 하나하나가 아픈 역사였던 아니면 성과가 있는 역사였던 모두가 소중하다. 그러한 과정이 밑거름이 되어서 지금(오늘)의 두레가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두레는 초심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한걸음씩 정진하고 있다. 지금도 두레는 혁신(이노베이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조합원의 요구, 조합원이 바라보는 생협이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반추 속에서 조합원을 향해 가려고 여러 가지 고민 중이다. 계속 진화 성장해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젊은 두레, 활동성 있는 두레로 거듭 나려고 한다.

두레생협이 20주년을 맞아 시민들과 함께 공동체와 협동의 가치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두레생협은 20주년을 맞아 지난 11월 5일 덕수궁 돌담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되는 가을걷이 축제 '생명나눔한마당' 행사를 진행했다.

Q. 두레생협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 관련 행사
조합원 100인 생활재 토론회, 발랑곤 바나나 포럼, 시민과 함께 한 '생명나눔한마당' 등 조합원과 함께 다양하게 준비 

두레생협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조합원 의식조사(설문)를 진행했다. 그 결과를 가지고 지난 8월 조합원 100인이 모여 생활재 토론회를 가졌다. 또 지난 8월 25일에는 정동프란치스코회관에서 민중교역 발랑곤 바나나 포럼을 개최했다. 필리핀 발랑곤 바나나 생산자를 초청하여 발랑곤 바나나가 필리핀 민중들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 두레생협은 필리핀 민중들과 어떻게 연대하는지 듣고 참여할 수 있는 자리로, 민중교역 제1호 생활재 '마스코바도'를 시작한지 13년이 된 현재 발랑곤 바나나를 통해 두레생협 민중교역의 가치를 다시 세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 되는 가을걷이 축제 '생명나눔한마당'이 있는데, 여덟 번째를 맞는 올해는 두레생협 2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일반시민들과 함께 공동체와 협동의 가치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주년 기념주(쌀막걸리)도 소개됐다. 그 밖에는 소소한 이벤트로 생활재 안내지를 통해 낱말퍼즐 공모이벤트를 진행했고, (20주년 기념) 자료집 발간을 준비 중이다. 20주년 기념식은 오는 12월 13일 진행할 예정으로 장소는 구로구에 있는 지밸리컨벤션이다. 이날에는 두 번째로 만들어질 기념주(쌀막걸리)를 가지고 축하를 할 예정이다.

두레생협에서는 회원 생협을 통해 언제든 생산지 방문을 할 수 있다. 내가 먹는 먹을거리를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생산자와 물품을 신뢰할 수 있다.

Q. 두레생협의 위기와 성장
위기 극복의 힘은 조합원의 힘, 조합원 편의를 위해 배송시스템 변화

생활재 사고가 터졌을 때 항상 위기였던 것 같다. 생산자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불가피하게 생활재의 문제(결품, 냉해, 잔류농약 등)가 발생했을 시, 조합원의 신뢰가 무너지는 일들이 있을 때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두레생협은 항상 조합원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서 '생활재는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두레생협은 모든 위기 순간에 조합원들과 함께 위기극복 방안을 모색하고 사업을 활성화시켰다. 일례로 올해 초 새롬식품 라면공장의 화재 극복이나 이전에 송아지 입식기금 마련(2011년), 복숭아 묘목 나누기(2009년) 등 위기 극복의 힘은 언제나 조합원의 힘에서 나왔다.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언제나 늘 위기는 위기일 뿐 인적이 없었다. 위기는 반드시 또 다른 기회(성장)를 안고 왔다. 두레생협은 위기를 바탕으로 또 다시 성장을 했던 것 같다. 안전시스템 강화를 위해 품질관리팀을 만들고, 조합원 자주관리사 교육을 통해 조합원 자주인증활동을 활발히 하는 등 안 좋았던 것들(위기)이 다시 내부를 다지고 또 시스템 보완과 연결이 되어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 왔던 것 같다.
두레생협의 주인은 바로 조합원이다. 두레생협은 사회가 바뀌고 생활이 바뀌는 것에 맞춰서 조합원이 생협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다. 현재는 배송시스템의 변화가 가장 큰 과제다. 올해부터 조합원 대상 1일 배송을 시작했다. 현재는 시범적으로 주민두레생협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서부권역 단협(단위생협)들로 넓혀지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1일 배송으로 해당지역 매출이 16% 정도 성장했다. 편의성 때문에 젊은 조합원, 1인 가구, 맞벌이 조합원들은 배송시스템의 변화(1일 배송)를 굉장히 좋아하고 있다. 성공적인 안착이 중요하다.

Q. 협동조합 간 협동, 연대활동 계획
협동하는 삶, 함께 하는 즐거움

(협동조합 간 연대에 관해) 두레생협은 언제나 열려있다. 올해 피플스페어트레이드협동조합(People’s Fair Trade Coop, 이하 PTCoop)이 설립됐다. 두레생협의 자회사인 에이피넷(APNet)을 중심으로 '생협전국연합회 설립을 위한 추진협의회'라는 틀 안에서 정기적 회의를 하는 4개 협동조합(두레생협, 한국대학생협, 한살림, 행복중심생협)이 민중교역ㆍ공정무역협동조합으로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역, 교류와 가치 확산을 통해 생산자의 지속가능한 삶을 지원하며, 믿을 수 있는 물품 공급을 통해 조합원의 가치 있는 소비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본지 ''협동조합간 협동'으로 저개발국가 식량주권 지킨다' 기사내용 참조.) 
두레생협이 2004년부터 시작한 민중교역은 생협계 쪽에서는 처음 시작한 것으로 공정무역보다 한 걸음 더 근본적인 데로 나아간 것이다. 전문 기업이나 단체들이 국제기구의 인증을 받아 진행해 온 공정무역과 달리 민중교역에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생산자를 찾아 나선다. 이러한 민중교역을 두레만의 민중교역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의 민중교역ㆍ공정무역 단체로 만드는 것, 그것을 위해 그동안 두레가 쌓아온 인프라를 내어놓은 것이다. 13년 동안 두레생협의 민중교역 사업을 책임졌던 에이피넷을 한국의 생협진영과 함께하기로 제안하는 것이 두레생협 내부에서는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생협진영과 함께 하는 것이 민중교역의 가치이자 철학을 더욱 확산하고 확장 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신뢰의 마음으로 제안했고 그 결과가 협동조합 간의 연대로 보여주게 됐다.
생협 간의 연대 외에 이종협동조합 간의 연대는 사안에 따라, 의미에 따라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다. 지금 특별히 연대의 계획은 없지만 사안에 따라 가능할 것이다.

Q. 두레 조합원이 뽑은 생활재  
안전ㆍ안심의 생활재

'(껍질째먹는) 사과(산지 : 상주와 의성)', 마스코바도 설탕으로 제조한 '홍삼엑기스류(생산지 : 손찬락의 장수이야기)', '(매실 등) 엑기스류', '우유' , '유정란' 그리고 유축복합 지역순환농법(원주)으로 생산된 '소고기(두레축산)'를 꼽는다. 유축복합 지역순환농업은 한마디로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방식이다. 농사를 지을 때 생겨나는 부산물인 볏짚, 쌀겨, 미강, 옥수수대 등을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고, 가축의 배설물을 잘 발효시켜 농사지을 때 거름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유축복합자원을 지역 내에서 순환하도록 유도한다. 농사짓고 난 부산물을 소의 먹이로 주니, 자원낭비나 GMO사료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고 직접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니 항생제로 인한 토양오염에 대한 우려를 씻을 수 있다. 그리고 '(마스코바도설탕, 올리브오일, 발랑곤바나나 등)민중교역 제품들'과 원주 도정공장에서 도정된 '쌀'도 조합원들이 뽑은 두레의 대표 생활재이다.

Q.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 
조합원 가입만으로도 당신은 환경운동가 

생협 조합원으로 가입해서 생협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환경운동을 하는 것이라 이야기 하고 싶다. 생협에서는 조합원에게 공급하는 물품을 ‘생활재’라고 부른다. 생활재라는 의미가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단순히 팔아서 (기업의) 이익을 남기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정말 조합원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을 조합원의 요청에 따라 생협이 개발해 내고, 그것을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로 식탁을 바꿔나가는 일을 생협이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또 조합원들이 단순히 좋은 먹을거리를 먹는 것을 떠나서 생활재라는 의미는 결국은 시장경제에서 조금은 빗겨난 개념이라고 생각이 든다. 팔아서 이윤을 남기고 그 이윤이 사장이나 주주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에 다시 돌아오고 이런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어떤 사고의 전환, 크게는 아니더라도 물꼬를 트는 그런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생협 조합원이 되면서부터 여러 활동을 통해 민주주의 대한 경험, 자기성찰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주부들이 단순히 우리 가족만을 위한 안전한 먹을거리를 구매한다는 차원에서 나아가 생협을 이용하면서 궁극적으로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전환을 가져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두레생협연합회는 서로 돕는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안전․안심의 먹을거리와 지역의 필요를 채우고자 하는 소비자 조합원이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생산자와 함께 공동구매, 공동물류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자 자발적으로 결성한 생활협동조합이다. 1997년 7개 생협이 모여 구성한 생협수도권사업연합회를 시작으로, 2005년 두레생협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현재 28개 회원생협이 상호간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협동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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