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대안무역에서 ‘먹거리 사슬의 권력’에 대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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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대안무역에서 ‘먹거리 사슬의 권력’에 대해 말하다
[사회적경제 ‘쨈’있는 인터뷰(5)] 아름다운커피 한수정 사무처장을 만나다
  • 2017.11.11 11:22
  • by 송소연 기자

한국 공정무역 운동은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공정무역 단체들은 부단히 품질과 디자인을 개선했다. 사회적 경제와 연대하며, 민관거버넌스를 만들어 공정무역마을운동을 활성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4개의 생협(두레생협, 한국대학생협, 한살림, 행복중심생협)이 PTC(People’s Fair Trade Coop)를 만들었다. 공정무역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달 경기도에서는 공정무역 활성화를 위한 조례가 통과됐고, 인천시는 이달 말 국내 최초로 공정무역마을로 인증될 예정이다.

공정무역은 70여 개 개발도상국에 130만 명이 넘는 생산자, 노동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에게 제 값을 지불해 더 나은 삶을 제공해왔다. 이제 공정무역은 ‘먹거리 사슬의 권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누가 농민의 몫을 빼앗아가는가’의 역자 아름다운커피 한수정 사무처장은 책을 통해서 “세계 정상회담에서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논의를 했다. 하지만, 먹거리체계의 구조를 개선해 소수 식품 대기업의 과도한 지배를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된 적은 없었다.”며, 우리를 둘러싼 구조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Q. 먼저 아름다운커피를 소개해 달라.
 

A. 아름다운커피는 2002년부터 공정무역을 한국 사회에 알려왔다. 공정무역을 바탕으로 생산자를 지원하고 교육하는 국제개발사업, 사회적경제 조직으로서 수익사업, NGO로서 인식 개선을 위해서 교육·캠페인과 서울시 먹거리 정책에 참여하고 있다. 2014년 재단법인으로 독립을 할 때 사회적경제 조직으로서 정체성을 고민했다. 간사협의체 1인이 이사회에 참가하고 있고, 작년에는 전 구성원이 1인 1표를 행사해 스스로 리더를 선출했다. 작년 치열한 경합을 통해 어렵게 사무처장으로서 당선이 되었다. 그리고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 직원협동조합이다. 매장 중 하나를 직원협동조합이 위탁 운영하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Q. ‘누가 농민의 몫을 빼앗아가는가’에 대한 책 소개를 부탁한다.
 

A. 최근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공정무역마을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풀뿌리 운동으로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먹거리·로컬푸드운동과 연대가 중요하다. ‘먹거리 사슬 권력’은 생산자를 소외시키고 압박해 착취하고 이익을 챙긴다. 국내 먹거리 사슬 구조도 다르지 않다. 공정무역은 글로벌적인 대안을 수행하고 있다. 이 책이 연대의 첫 단추가 되기를 희망한다.
 


Q. 우리를 둘러싼 구조의 어떤점이 문제인가?

A. 상위 10개 브랜드가 전 세계 소매업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5개 소매업체가 시장의 50%를 독식하고 있다. 기업은 인수 합병으로 덩치를 키우고, 자체 PB상품과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생산부터 유통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합해 권력이 집중되게 만들었다. 그 권력을 쥐고 소비자는 싸고 좋은 물건을 좋아한다고 소비자의 욕망을 왜곡했다. 그리고 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예전에는 농민을 착취했지만, 지금은 비정규직과 하청업체까지 연쇄적으로 착취하고 있다.

최대 식음료 회사의 주요 브랜드(출처: http://behindthebrands.org, 옥스팜 브랜드의 이면)

Q. 농민들이 처한 문제는 무엇인가.

A. 전 세계 생산자(커피, 카카오 등) 협동조합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수출기구, 가격 측정기구들이 민영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영화로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자국의 산업에 이해관계를 투영했다. 또한, 국영으로 운영될 때는 수확 이후 바로 수익이 생겼지만, 지금은 수출이 된 이후에 수익을 받을 수 있다. 그 기간이 길기 때문에 농부들은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개발 개발도상국의 이자는 약 15~ 20% 정도로 아주 높다.

그림 안에 숫자를 따라가 보자. 농부는 커피체리를 수확 후, 수 개월이 지나야 대금을 지급 받는다(출처:아름다운커피)

Q. 공정무역은 무엇을 바꿀 수 있나.

A. 공정무역단체와 생산자협동조합이 계약을 하면 협동조합은 계약서를 통해 은행에서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이렇게 대출받은 돈과 공정무역단체가 지급한 선급금을 합쳐 수확 시점에 생산자에게 수익을 지급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공정무역을 통해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꿈이 생겼다”는 말을 기대할지 모른다. 하지만, 공정무역의 최종 목표는 학교를 짓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협상력을 가진 주체가 되는 것이다. 주체가 되어 ‘먹거리 사슬 권력’에 싸우는 것이다.

Change Trade Fight Poverty!

Q. 진짜로 누가 농민의 몫을 빼앗아가는가.

A. 의식 없는 소비자의 소비가 농민의 몫을 빼앗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자기 안전만을 원하는 시스템은 결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우리가 소비를 통해 계속해서 대형유통업체를 지지한다면 그 흐름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들이 왜곡한 싸고 좋은 물건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는 소비자인 나를 비정규직으로 만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먹거리 가치사슬(출처: BASIC)

Q 아름다운커피의 향후 전략은?

A. 아름다운커피가 대형유통업체에 공정무역제품 판매를 가장 많이 했을 것이다. 대형유통업체에 입점하는 이유는 공정무역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그들은 더 많이 팔기 위해서는 입점 업체가 할인을 많이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정무역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면 대형유통업체 판매는 지양하고, 공정무역마을운동을 통해 숨은 지지자를 만나고자한다. 또한, 네팔과 르완다 생산지의 국제개발 사업에서도 우리의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깨어있는 소비자가 되어 다시 한번 공정무역 제품을 바라보자. 바로 지금이 윤리적 과소비를 할 때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공정무역도 그렇다. 깨어있는 소비자가 되어 다시 한번 공정무역을 바라보자. 기대했던 것보다 품질이 꽤 괜찮은 편이고, 디자인도 나름 세련됐다. 커피, 초콜릿 말고도 바나나, 설탕, 차, 계피, 캐슈넛, 브라질넛, 올리브유, 축구공, 수공예, 의류, 스카프, 금, 와인 등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이 있다. 소비자의 힘으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지금이 윤리적 소비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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