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2020] 장승권 교수, "평생 기억에 남을 행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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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2020] 장승권 교수, "평생 기억에 남을 행사될 것"
[인터뷰] ICA 2020 대회 TF 멤버 장승권 성공회대 교수
  • 2020.01.02 18:35
  • by 이진백 기자

전 세계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정부기구 국제협동조합연맹(ICA, 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이 개최하는 'ICA 2020 세계협동조합대회(World Cooperative Congress, 이하 2020 대회(2020 Congress))'가 올해 12월 11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서울 코엑스(COEX)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20 대회는 ICA 설립 125주년 및 협동조합 정체성 선언 25주년을 기념하고, 협동조합운동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내 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조직 간 연대뿐만 아니라 전 세계 협동조합운동과의 교류 및 협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개최되는 행사다.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오랜 협동조합 역사를 기념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세계가 가져오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는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또한 협동조합운동의 방향을 안내하는 동시에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실현의 주요 수단으로서 협동조합의 정의, 가치 그리고 원칙 등 협동조합 정체성을 재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학술컨퍼런스(연구자들과 실천가들이 대회의 주요 주제들을 토론하는 장) ▲국제 협동조합법 포럼(협동조합 법 관련 국제적 현황 공유 및 쟁점과 이슈 논의) ▲아태지역 이사회&총회(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원 조직을 중심으로 운영) ▲ICA 이사회&총회(ICA 대회 준비상황 공유 및 안건 논의와 토론되고 합의된 내용을 채택하기 위해 총회 진행) ▲2020 대회(중요한 이슈들을 토론하는 전체세션과 분과세션들로 구성) ▲환영만찬(국내외 주요인사 및 참석자 간 자유로운 네트워킹) ▲ICA Congress 부속행사(ICA 전시, 한국 협동조합 소개 전시 및 판매, 문화공연, 협동조합 현장견학 ▲참여 제안형 부대행사(2020대회를 계기로 국내외 협동조합 관계자들의 참여도를 제고하고 본 행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주제와 방식의 부대행사 유치) 등이 있다. 

한국은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역동적으로 혼합되면서 혁신적인 사회·문화·환경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 이러한 역동성을 토대로 협동조합 부문과 사회적경제의 발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통적 협동조합 부문뿐만 아니라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사람들의 협동을 향한 열망이 분출, 조직된 새로운 협동조합운동이 등장해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통해 시민의 삶과 일터를 혁신시키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2020 대회는 1992년 도쿄 대회 이후 두 번째로 유럽 외부에서 열리는 특별대회로서 협동조합운동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리엘 과르코(Ariel Guarco) ICA 회장은 최근 라이프인에 보낸 신년 인사말에서 "내년에 열릴 ICA 2020 대회는 ICA 창립 125주년, 협동조합 정체성 선언 25주년을 기념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말했다.

▲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지난해 말 광화문 근처에서 ICA 2020 대회의 태스크포스(Task Force: TF) 멤버인 한국협동조합학회의 편집위원장 장승권 교수(성공회대학교)를 만나 2020 세계협동조합대회 의미와 행사를 추진해 가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준비 자세 그리고 기대와 바람에 대해 들어봤다. 

태스크포스의 구성원은 7명으로 마틴 로웨리(Martin Lowery) ICA 이사, 브루노 롤랑(Bruno Roelants) ICA 사무총장, 소냐 노브코비츠(Sonja Novkovic) 협동조합연구위원회 의장(Chair of Committee on Cooperative Research) 등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ICA 이사회 결정사항에 따라 대회의 주요 주제와 하위 주제 선정을 비롯한 대회 세션 기획 및 운영 총괄 역할을 한다. 현재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2월 중순경 방한 대회 장소인 코엑스를 답사하고 한국조직위원회 발족식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 방문 기간 동안 ICA 회원조직 및 정부, 국회, 서울시, 협동조합 관계자, 협력업체 등 행사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는다.      

■ ICA 2020 서울 세계협동조합대회의 의미

ICA 글로벌 총회는 격년에 한번 대륙별로 개최되는데, 올해 예정되어 있는 콩그레스(Congress)는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이다. ICA가 1895년에 창립되어 내년에 125주년을 맞는다. 또한 7가지 원칙(▲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제도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 훈련 및 정보제공 ▲협동조합 간의 협동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으로 이루어진 협동조합 정체성 선언이 1995년 영국 맨체스터 콩그레스에서 이루어졌다. 정체성 선언 25주년, 창립 125주년을 기념하는 중요한 해다. 내년 콩그레스의 큰 주제도 '협동조합 정체성-모두를 위한 지속가능발전을 향하여'이다. 그리고 콩그레스가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건 1992년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여러모로 굉장히 중요한 해다. 그래서 서울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 학자로서 준비 과정에서 느낀 어려운점이 있다면?

▲ 장승권 성공회대 교수. ⓒ라이프인

행사의 중요성에 비해 행사 자체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준비기간도 짧다. 영국 맨체스터 대회를 예로 들어보자면 영국협동조합연합회(Co-operatives UK)와 영국에서 가장 큰 협동조합인 더 코퍼라티브그룹(The Co-operative Group)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통합된 모습으로 준비했는데도 1년 반이 걸렸다고 한다. 가장 문제인 것은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자세다. 누군가 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는 거다. 우리가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하는 조직이 많지 않다. 각자는 열심히 하지만 통합된 모습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부족하다. 그게 걱정이라면 걱정이다. 서울 대회에는 서울시 예산도 들어가기 때문에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같은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그럼에도 콩그레스는 ICA 회원사들이 만드는 행사이지 공공이 끌고 갈 수 있는 행사는 아니다. 또한, 회원 조합들이 주도해서 만들기는 하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곳은 회원 조합만 있진 않다. ICA 비회원 및 시민그룹 그리고 콩그레스라는 본 행사는 참가비만 내면 회원이 아니라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 밖에 참가자 등록비용도 문제다. 2019년 키갈리(르완다의 수도) 총회 등록비는 비회원 850유로(한화 110만원), 회원 650유로(한화 85만원), 아프리카 회원 250유로(한화 32만원)였다. 2020 대회 국내 참가자 등록비는 30만원 이상 예상된다. 부담되는 금액일 수 있다. 한국에서 하는데 정작 한국사람이 별로 없을 수도 있다. 정작 참여했으면 하는 조합원들은 보조가 없으면 어려울 수 있다. 우리의 목소리를 낼 때 ICA 총회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국제적으로 중요하고 큰 행사에서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한국은 어떤 이야기가 이루어지고 누가 이야기하길 바라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계속 내야 한다. 누가 기조연설을 할 것인가? 한국 사람이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그럼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도 문제다.

■ 행사 준비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는?

ICA 콩그레스(Congress) 기간 동안 크게 기조연설, 종합세션(Plenary Session), 개별세션(Parallel Session)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한국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125주년, 25년 못지않게 중요한 게 콩그레스 내용이다. 그 답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하자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정당성을 만들어내야 하고, 실제로 그런 걸 준비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 언어의 장벽이 문제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학자들이 모이는 학술 컨퍼런스에는 통역이 없지만 콩그레스에서는 통역이 가능하다. 언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담 가질 이유가 없다.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에 대한 전략만 잘 세우면 된다. 

비용 부담 때문에 본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면 부대행사를 많이 기획하여 참여자 수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코엑스의 홀 하나를 빌려서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부대행사를 진행하는 거다. 이런 부대행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본 행사 기획은 ICA가 주도한다. 그런데 부대행사는 각 회원사나 참여단체가 기획할 수 있고, 큰 문제가 없는 이상 ICA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제안하면 되는 거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가치 있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온 해외 참가자들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아프리카, 남미의 협동조합 활동가를 만나서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활동하는지 들을 수 있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고민해야 한다. 시간을 내서 해외로 가거나 따로 초대하기도 어려운 나라의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생기는 거다. 만약 본 행사 때 일정이 빡빡하다 싶으면 가능한 사람들을 하루 이틀 좀 더 체류하게 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거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누가 할 것이냐. 실제로 활동하는 회원 협동조합에서 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 열린 총회나 대회 이야기를 기록으로 보는 게 얼마나 생생하게 와닿겠나. 이번 콩그레스는 협동조합인들에게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일이다.

■ 행사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ICA 2020 대회가 끝나고 서울선언이 채택될 수 있다. 협동조합 정체성 선언의 7원칙을 바꾼다는 것이 아니라 더 명확하게 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안할 거다. 이미 2019년 키갈리 총회에서 ICA가 자신의 협동조합 정체성 강화를 위한 2020-2030 전략 초안을 만들어서 회원들과 공유했다고 한다. 그 초안의 내용이 중요한 건 아니다. 그 초안을 바탕으로 전략이 나올 예정이다. 그러면 2020-2030 전략이 만들어졌을 때 문건에 우리가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서 무엇인가가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남는다면, 문건에 한국 이야기가 들어갈 수도 있고 혹은 '이 전략은 한국이 주도해서 만들었어'라고 이야기될 수도 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서울선언문에 우리의 목소리가 들어갔으면 한다. 전 세계 협동조합 역사에 남을 문건에 우리 이름이 남는다면 얼마나 보람 있겠나. 그리고 그걸 보고 다른 나라에서 '우리도 이렇게 해볼까?' 한국의 사례를 모범, 선례로 삼고 배우고자 한다면 그것 이상 의미 있는 일이 있겠는가.

올해 행사에 국내외 협동조합 관계자 약 1500여 명이 모인다. 전 세계에서 협동조합운동의 중심에 있는 중요한 인물들이 천 명 이상이 모이는 거다.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협동조합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다. 그러려면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2012년 영국 행사를 주관했던 분이 TF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분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말한다. 이 행사는 한국 협동조합운동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고, 한국에서 그 중요성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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