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룰 수 없는 지역돌봄, 잘 굴러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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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룰 수 없는 지역돌봄, 잘 굴러가고 있나요?
지역사회통합돌봄 성과공유회, 해외 모범사례와 현재 상황 공유
  • 2019.12.23 14:55
  • by 김정란 기자

"지역사회통합돌봄? '가볼까?'가 아니라 '가야하는 길'이다."

돌봄사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해 '커뮤니티케어' 로드맵을 내놓았고, 서울시가 돌봄 SOS, 경상남도도 자체 커뮤니티케어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처럼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지역사회와 돌봄 연계가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령인구가 늘고 있는 지금, 지역커뮤니티에서 돌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에는 그 부담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김연아 성공회대 교수는 20일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새로배움터에서 열린 '2019 지역돌봄 의제 사업 공유회 : 지역에 뿌리 내리는 돌봄, 사회적경제의 길찾기'에서 "지역사회통합돌봄은 복지 확대보다는 고령화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된 절실한 사업"이라며, "굉장히 어렵고 삐걱거리기도 하지만 꼭 가야할 길이다. 해내지 못하면 우리 사회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의료복지와 커뮤니티케어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캐나다 퀘벡을 다녀온 연수단의 해외사례 소개와 성공회대 김연아 교수의 '우리 동네 나눔반장 표준실행 모델 개발 연구' 결과 발표, 앞으로 지역돌봄사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이 이루어졌다.

▲ 성공회대 김연아 교수가 20일 지역돌봄 의제사업성과공유회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라이프인

캐나다는 의료보험이 있으면 '무상의료'에 가까운 복지를 경험할 수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의료수가가 지정돼 있어 과잉진료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퀘벡주는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응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지역 속에 건강협동조합, 재가서비스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돼 커뮤니티케어의 모범이 되고 있는 지역이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유여원 이사, 은평도서관마을사회적협동조합 이미경 센터장 등 해외연수단은 지난 11월 퀘벡을 방문해 이 지역에서 어떻게 지역돌봄이 활성화됐는지를 살펴보고 돌아왔다.

유 이사는 퀘벡 연수에서 세 가지 강력한 연대가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지역사회 내의 연대성, 건강협동조합과 재가서비스협동조합의 연대성, 주정부와의 연대성이 모두 높았다"는 것. 특히 "주정부가 건강협동조합 등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 특혜를 주고 있다고 생각되거나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전혀 없이 서로를 완전한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인상깊었던 점으로 꼽았다.

이 센터장은 지역돌봄에서 비영리조직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지역돌봄조직들이 협동조합이나 공공영역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돌봄이 실질적으로 자리잡으려면 비영리단체들이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컨설팅, 인큐베이팅 등을 해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비영리조직도 더 만들어질 것 같다. 국제포럼 등을 통해 상호교류하는 활동을 만들어야겠다"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또 "(노령인구들이)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게 되는데, 벌려고 하기보다 소비를 줄여나가는 부분을 어떻게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퀘벡의 사회적경제는 우리동네 안전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우리나라 지역돌봄 사업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커뮤니티케어 추진개념도. ⓒ보건복지부

한편 이날 김연아 교수는 '우리 동네 나눔반장 표준실행 모델 개발 연구'결과에서 우리나라 커뮤니티케어가 서둘러 시작되고 있지만, 최근 다양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우리 동네 나눔반장'의 경우 서울시의 '돌봄SOS' 사업이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진행되다보니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시작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필요 위주가 아니라 욕구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식사, 이동, 집수리 등 원하는 돌봄 형태가 각기 분절돼 있어 서로 다른 인력에게 요청해야 해 일어나는 비효율 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지역주민의 일자리 창출, 케어매니저 양성, 협동조합복합체로서 공동기금 적립 및 자산화 추진, 거점공간으로서 커뮤니티케어센터 건립 등을 주요 과제로 보면서, 돌봄형 지역관리회사라는 모델을 제시했다. 이런 형태를 통해 돌봄이 필요한 수요자들을 도우면서 지역의 문제가 같이 해결되는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행사는 성과공유회라는 이름으로 기획됐지만, 우리나라 커뮤니티케어가 이제 시작이라는 면에서 볼 때, 현재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 쉼표 같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가야할 지역통합돌봄이 푸근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사업을 하면서의 단상, 광역에서 준비해야 할 부분을 이 자리를 통해 공유하고 나눴으면 좋겠다"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락경 실장의 말처럼 이날 모인 활동가, 관계자들은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자는데 마음을 모으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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