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 국정감사, 노동권 확보? 불공정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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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 국정감사, 노동권 확보? 불공정 국감??
[협동조합과 갈등 _ 노동조합(2)] '협동조합과 노조 그리고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 2017.10.24 18:01
  • by 강찬호 기자
23일 구례자연드림파크노조에 대해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는 국감의 지적이 나오자, 편파적인 지적이라며 24일 아이쿱생협 대표단들이 민주당사 앞에서 항의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되는 '노동'과 국정감사

전남 구례자연드림파크에 노조가 생겼다. 이곳에서는 520명이 19개 공방(사업장)에서 근무한다. 노조에 가입된 공방은 14곳이다. 현재 31명의 노조원이 있다. 사측에 조합비 공제를 요청한 이들은 23명이다. 자연드림파크에 노조가 생기면서 갈등이 생겼다. 부당노동행위, 산재 은폐 의혹, 성추행, 문화누리카드 편법 결제 등 '세트'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국감은 23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졌다. 국감 테이블에 해당 사안을 올린 이는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다. 핵심은 부당노동행위였다. 협동조합을 표방하는 관련 사업장에서 일반기업의 노동착취를 닮았다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감의 지적은 이렇다. 노조 결성 후 가입자에 대한 사측의 개별면담이 이뤄져 43명 중 13명이 탈퇴해 노조 활동을 위축시켰다. 점심시간 대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 사측의 팀장 아들이 여성사우나를 몰래 훔쳐보는 성추행이 발생했음에도, 해당 팀장은 해당 피해자에게 50만원권 상품권을 주는 등 회유하고 무마하려고 했다. 15건의 산재가 있음에도 4건만 처리했고, 나머지는 공상 처리했다. 문화누리카드는 물품구입에 사용되면 안 되는데, 편법으로 사용했다. 사측에서 주장하는 노조 간부들의 부정(허위 근무시간 기재, 식자재 횡령, 현금매출 취소 등)은 식사 대용 등 경미한 복무위반 행위에 해당되는 사안인데, 과도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송 의원의 질의는 1차로 주어진 시간 7분을 다 사용하고도 시간이 모자랐다. 작심하고 질의한 모습이었다. 우리사회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악덕기업은 많다. 자본 중심으로 우리 사회가 흘러 온 탓이다. 우리사회에서 노조를 위축시키려고 하는 사측의 횡포는 비일비재하다.

수많은 악덕 사업장을 두고 송 의원의 질의는 협동조합을 표방하는 사업장으로 향했다. 왜 였을까. '사람 중심, 더불어 사는 삶' 등 윤리적 가치를 표방하는 사업장인 만큼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채찍질'이었을까. 아니면 '노동 중심'이라는 원칙이 협동조합 관련 사업장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는 '공정함'이었을까.

# 협동과 신뢰로 일궈온 '협동조합'

그래서였을까. 올해 20주년을 맞이하는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아이쿱생협)에서는 국감의 지적을 두고 노조를 중심으로 공정함을 잃은 편파적인 접근이라며 분노와 억울함을 토로했다. 23일 국감의 지적에 대해, 다음 날 오전 11시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의 대표단들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으로 가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입장문을 담은 서한을 당에 전달했다.

아이쿱생협 조합원 대표단(이하 대표단)들은 국감의 지적에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이 있고, 노조 중심의 편파적인 지적이라고 항의했다. 노조가 결성된 곳은 소비자인 조합원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된 아이쿱생협이 아닌, 물품을 생산하는 공방들과 이를 지원하는 회사인 구례클러스터로 구성된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결성된 것이어서 분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생산시설에서 설립된 노조 문제를 두고 전체 소비자 조합원의 문제로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는 조합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감의 지적이 노조의 입장 만을 대변한 편파적인 질의라는 주장이다. 노조가 결성된 시점은 7월12일이고,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는 노조와 별개의 시점인 5월부터 진행됐다는 것이다. 즉 노조가 생긴 것은 노조 간부 등이 자신들의 부정, 부패를 가리기 위해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 결성 후 개별면담을 진행한 것은 노조를 탈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3월부터 노조 결성 준비를 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인사가 행해졌다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절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즉 노조 가입 시기와 사측에서 협박과 회유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고, 확인결과 대부분 6,7월에 노조 가입을 했고, 회유와 협박은 없었다고 확인해주었다고  반박했다. 사실관계가 이러함에도 노조 입장 만을 반영해 부당노동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대표단들은 이러한 입장을 의원과 의원실에 전달했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일방적 질의로 진행한 것은 '앵무새처럼 노조의 주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대표단들은 또한 "노조와 갈등이 우려된다고 해서 부정과 부패 문제와 타협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노조 주요 간부들이 연루된 부정한 행위와 관리책임은 분리되어야 하고, 이러한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했음에도 묵과되었다"고 항의했다. 대표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감의 발언이 아이쿱생협 조합원들과 임직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 것이다. 당 차원의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며 서한을 전달했다.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박인자 회장(가운데)이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에게 항의서한문을 전달했다.

#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하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성을 존중한다. 가치를 추구하며 대화하고 타협한다. 갈등 마저도 민주주의는 용인하며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시끄럽고 포용적이다. 다름에서 오는 차별성과 자신의 가치를 주장하며, 또 입증하기 위해 토론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적 타협의 원리에 근거해 공통점을 발전적으로 수용하기도 한다.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생긴 노조와 제기된 갈등은 민주주의에서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 것일까. 노조는 노조 결성권과 정당한 활동 보장을 요구한다. 부당노동행위, 부당인사, 성추행, 불법과 싸운다. 협동조합도 노동과 사람 중심을 앞세운다. 협동조합 7원칙의 정신을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노조도 협동조합도 부정, 부패와는 선을 긋는다. 구례클러스터(사측)과 대표단은 노조를 인정하며, 부정과 부패는 척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도 비리와는 선을 긋지만 노조 탄압 등 부당함에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한다. 비리문제 등은 고소고발이 되어 결과가 나오면 된다. 부당인사나 부당노동행위도 다툼이 있지만 지방노동위원회나 노동청에서 판단하게 되는 상황이다. 국감에서 광주지방노동청장은 제소가 된 경우도 있고, 추가 제소가 있다면 공정하게 판단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송옥주 의원은 국감 질의를 통해 노조의 편을 들었다.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사측과 조합원 대표단들은 노조와 비리는 분리되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불공정성을 말하고 있고, 사측과 대표단들은 국감의 불공정성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사실관계와 문제점들은 법적, 행정적 처리 절차를 통해 해결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노조의 주장이 맞다면, 송 의원은 노동의 민주주의를 대변하고 있다. 사측과 대표단들의 주장이 맞다면 부정과 싸우는 협동조합의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 될 것이다.

협동조합과 노조의 만남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사람과 노동을 표방한다고 하더라도 서로를 대면하는데 준비가 덜 되어 있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노조 조합원, 탈퇴자 등은 누가 일방적으로 옳다고 말하는 것을 꺼려 했다. 노조 자체는 인정하지만, 부정을 두둔할 수도 없다고 했다. 사측의 회유와 협박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의 여지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노조의 거짓말을 거론하는 이도 있었다.

협동조합의 조합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노조의 비리와는 선을 그어야 하지만, 협동조합을 표방하는 사측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협동조합 '다움'은 어디에서 발현되고 있느냐 하는 반문이었다. 협동조합의 '친 노동(자)성'의 지향에 대한 물음일 것이다.

사측은 협동조합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상대가 노조라 하더라고, 그리고 정치권이라고 하더라도 '비리'와 싸우겠다는 리더십을 선택했다. 요란한 민주주의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싸움이 사실관계 싸움과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한 바탕 폭풍우가 지나가고 남은 자리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협동조합과 노동조합'을 생각한다. 협동과 노동이 만드는 민주주의와 미래를 생각한다. 부디 가치있는 싸움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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