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육성? 안테나가 어디에나 있을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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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육성? 안테나가 어디에나 있을 수는 없으니까!
중간지원조직 들여다보기(8)
  • 2019.11.30 17:22
  • by 김정란 기자
돈을 벌면서 사회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면 누군들 그 일을 거부할까? 실제로 그 일을 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업'에 도전하려니 '맨땅에 헤딩'이다. 사회적으로 유익하면서도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은 있지만 사업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사람들,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이다.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을 통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을 운영 중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을 필두로 최근에는 이를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 업체가 생겨나는 등 이들이 실제 사회적기업가가 되도록 도와주는 여러 중간지원조직들이 있다. 라이프인이 이들을 직접 만나 각 기관의 노하우와 최근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 상황, 앞으로의 과제 등을 직접 들어본다.

무한경쟁시대라는 요즘이지만, 사회적경제는 그럼에도 다 같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꿈꾼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려고 애쓰는 사회적기업들이 있다. 사회적기업 안테나도 그 중 하나다. 도시를 살리는 디자인으로 사회연대경제를 실천해 온 사회적기업 안테나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안테나의 송효웅 팀장은 진흥원 육성사업에 지원하면서 받은 질문 중에 하나가 "'왜 경쟁사를 만들려고 하느냐'라는 것이었다"며 웃었다. 아무리 사회적경제가 모두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지만 기자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송 팀장은 "대표님들 생각이 '우리가 어디에나 있을 수는 없으니 우리 같은 생각을 가지고 도시재생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도 그런 뜻으로 인재양성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사회적기업가 양성에 참여하자는 것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안테나가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안테나는 2008년 디자인 회사로 설립됐다. 일반 디자인을 하던 회사는 1년 후쯤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나태흠, 서지령 두 대표는 공간을 옮기면서 회사의 방향도 조금 바꾸기를 원했다. 소모성 디자인이 아니라 오래도록 남을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하던 와중에 예술가들이 조금씩 모여들고 있던 영등포구 문래동이 보였다. 따로 작업을 하던 예술가들의 결과물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오픈스튜디오, 영화제 등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시재생 디자인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지금은 비주얼디자인과 소셜디자인으로 나누어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안테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참가자들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테나

도시재생은 서울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송 팀장은 "지역에서도 다양한 요구들이 있는데 두 공동대표는 지역 일을 서울에 있는 우리가 가져와서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대신 지역 인재들을 양성해서 그들이 직접 자신이 사는 지역을 살리는 일을 하는 게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해 각 지역 해커톤(해커와 마라톤의 합성어.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분야에서 연관 작업군의 사람들이 함께 작업하면서 역량을 키우는 일) 프로젝트 등 지역의 청년들을 양성하는 사업에도 다수 참여했다"고 했다.

"일할 청년들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청년이 없는 곳은 없었다. 다만 그들이 참여하고 싶어하게 만드는 것, 그것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 안테나는 청년 창업 지원으로 시작해 이제는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조직으로 거듭났다.

올해는 지역에 관계없이 15팀의 도시재생 팀만 지원하고 있다. 처음으로 참여하는 만큼 직접 발로 뛰어 설명회를 개최하고 안테나의 사업에 대해 알리는 시간도 가졌다. 송 팀장은 "지역 사회적경제 거점 5곳 정도를 찾아 설명회를 했고, 다양한 아이템을 가진 창업팀들을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첫해다 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다. 가까운 지역에서만 모인 것이 아니라 전국의 팀들이 모이다 보니 한 곳에 모여 멘토링하는 부분을 조율하는 등의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송 팀장은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려고 하다 보니 다함께 볼 수 있는 시간, 공간 등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 안테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참가자들. ⓒ안테나

반대로 예상했던 대로 시너지도 나고 있다. 창업팀들이 아이템을 다듬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들이 대체로 안테나가 문래동 등의 지역 활성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인 경우가 많아 경험을 토대로 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지역에서 활성화에 관련한 여러 요청들이 있을 때 손이 부족해 할 수 없었던 사업들을 창업팀들에게 제안해 현실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장점이다.

송 팀장은 "창업팀들이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짧은 시간 안에 벌써 성과를 보여주는 분들도 있다. 얼마 전에는 사회적기업 네트워킹 행사도 가졌는데 지역 창업팀들이 모여 서로 상의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정말 꼭 필요한 일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테나는 육성사업뿐 아니라 LH 리모델링형 공공주택 등 주거환경 개선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안테나가 우리나라 방방곡곡 어디에나 있을 수는 없지만, 받아들이고 내보낸다는 뜻의 기업 이름처럼 그들과 시작을 함께 한 기업가들이 우리나라 곳곳을 바꾸게 하는 것이 안테나가 꿈꾸는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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