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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 당신이 버린 플라스틱의 역습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미세플라스틱 위협,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심포지엄 개최

생수, 소금, 해산물, 북극까지 전 지구적으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매년 플라스틱은 생산된 만큼 폐기되고 있다. 2011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억 8천만 톤, 2010년 폐기량은 2억 7천만 톤이었다. 폐기된 플라스틱 중 약 3%인 8백만 톤은 바다에 버려졌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쓰레기들은 생태계 환경을 훼손하고 동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이하 UNEP)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피해액은 13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여름철 낙동강에서 흘러든 해양쓰레기가 경남 거제지역 관광에 미치는 피해액은 최대 369억원(2014년 기준)이다. 또한, 지난 5월 전북부안 어선 전복사고가 발생했는데, 원인은 추진기에 들어간 플라스틱 로프 때문이었다. 선박사고 11%는 해양쓰레기가 원인이다.
 

▲ 작년 8월 제주 중문에서 방류된 붉은바다거북이가 9월 부산에서 좌초된 채 발견됐다. 거북이 장 속에서 많은 양의 비닐과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SBS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도 힘들고, 검출도 수거도 처리도 어려운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다. 치약이나 화장품에 사용되는 마이크로비즈(microbeads, 1mm 이하 플라스틱 알갱이)뿐만 아니라 각종 플라스틱 제품이 부서지면서 생긴다. 직경이 작을수록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1차 생산된 플라스틱은 풍화 등을 통해 더 작은 2차 플라스틱을 생성한다. 

연구자들은 플라스틱 폐기물은 향후 30년간 약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시점 보다 미래에 미세플라스틱은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도 포괄적인 제도와 규범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연구의 선행도 필수적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와 미세플라스틱 분석 연구동향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세플라스틱 위협,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지난 21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대강당에서 미세플라스틱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 '미세플라스틱 위협,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11월 21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대강당에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라이프인


"내가 버린 플라스틱은 내 손자가 먹게 된다"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답은 "아직 모른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 플라스틱은 아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인체 위해성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위험성으로 언급되고 있는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이 흡착되어 신체에 침투될 수 있다'는 논란에 대해, 권정환 고려대 교수는 "유해물질은 미세플라스틱보다는 환경의 영향이 크다. 오히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을 만들 때 사용되는 난연제, 가소제가 더 문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학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소장은 "종이 티백도 끓이면 미세 플라스틱이 나온다"며 나탈리 투펜키 캐나다 맥길대 화학공학과 교수팀의 연구보고서 내용을 공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 성분을 섞어 만든 종이 티백으로 차를 끓일 경우 미세 플라스틱이 우러나왔는데, 티백 한 개에 116억개의 마이크로 플라스틱 조각과 31억 개의 나노 플라스틱 조각이 배출됐다.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소장은 "미세플라스틱 환경오염이 주는 시사점은 결국 플라스틱의 문제로 귀결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대형 플라스틱 쓰레기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면서 보기 싫은 오염물질이던 플라스틱이 신종 오염물질이 됐다. 플라스틱은 더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다"고 이야기하며, 플라스틱을 예방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생분해플라스틱(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해 김현욱 서울시립대 교수는 "생분해플라스틱이 분해되는데 9개월이 걸리지만, 바다에 나가기까지 56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 아직까지 생분해플라스틱도 바다에 도착하기 전까지 분해되지 않으며, 생분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또한, 기존의 미세플라스틱과 구분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미세플라스틱 환경오염이 주는 시사점은 결국 플라스틱의 문제로 귀결된다. ⓒ라이프인


미세플라스틱을 규제하기 위한 노력

2017년 G20정상회담에서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20 해양쓰레기 실행계획'이 채택됐다. 최근 UNEP에서도 각국 정부로 하여금 해양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캐나다는 2016년부터 유해물질 목록에 5mm이하의 플라스틱을 추가했고, 2018년부터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한 화장품 등의 제조 및 수입을 금지했다. 영국은 2018년 해양오염 방지차원에서 미세플라스틱 함유 화장품의 생산 및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은 마이크로비즈 함류 제품에 대한 제조 및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향후 섬유 등에서 배출되는 미세섬유(microfiner) 규제할 예정이다. 

의류 등 합성섬유 제품에서 유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인 미세섬유는 최근에 그 심각성이 증가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류이다. 대부분의 미세섬유는 세탁 과정에서 환경으로 유출되는데, 미세섬유의 환경오염 문제에 대응하여 유럽의 의류 산업체들은 미세섬유 저감을 위해 2018년 협약을 맺었다.

표준화된 미세플라스틱 분석 방법과 기술 필요

심포지엄의 참석자들은 박태진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의 '담수 및 담수 서식 어류 중 미세플라스틱 분포 특성'과 박희진 고려대 연구원의 '국내외 하수처리시설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전국 규모의 스크리닝'연구 결과에 큰 관심을 보였다. 높은 관심만큼 앞으로 더욱 오염원 파악을 위해 환경 매체상의 이동 경로 및 거동 모델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체계적인 미세플라스틱 관리를 위해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되는 오염원을 파악하고, 오염수준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높은 잔류성, 낮은 밀도, 많은 종류, 나노에서 센티미터까지 극도로 광범위한 크기 분포 등으로 다른 물질에 비해 훨씬 큰 다양성을 보인다.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의 분석 기법 및 측정 장비의 개발을 위한 연구도 중요한데, 김현욱 교수는 "아직 표준화된 미세플라스틱 분석 방법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 디자이너 클라블라우의 조각보, 자투리 천, 플라스틱 컵, 양파망 등으로 만들어진 업사이클링(upcycling) 작품이 전시됐다. ⓒ라이프인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 계획'에 따라 플라스틱 쓰레기가 1개도 안 나오는 행사로 개최돼 홍보용 현수막, 1회용 컵, 페트병 물 등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참가자들도 지참한 개인용 컵을 사용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디자이너 클라블라우의 조각보, 자투리 천, 플라스틱 컵, 양파망 등으로 만든 업사이클링(upcycling)작품 20여 점도 전시됐다. 또한, 쉬는시간에는 최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구축한 미세플라스틱 분석실을 견학할 수 있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향후 시험법 마련을 시작으로 환경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실태조사와 감축 및 관리 방안, 환경영향 분석 등의 중장기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송소연 기자  sysong06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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