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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투자 원해요? "나를 알고 너를 보여줘"
▲'2019 사회적경제 IR오디션 및 크라우드펀딩 시상식'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임팩트투자사 관계자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경제도 이제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적경제와 역사를 같이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도 마찬가지다. 사회적기업가들은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규모를 키우려면 재원이 필요한데 이때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통로가 많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최근 들어 사회적기업에 대한 '임팩트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사회적기업들의 성장에 희망이 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김인선 원장은 올해 사회적경제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 중 하나로 '임팩트투자'를 꼽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 4월 내놓은 '디지털 사회혁신을 위한 임팩트투자 개념 및 현황'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임팩트투자자본은 2017년 2281억달러(약 250조원)으로 2016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고, 국내 임팩트투자도 정부 중심의 임팩트펀드 조성 등을 시작으로 대규모 임팩트펀드가 등장하며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무적 수익을 목표로 가능성있는 벤처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처럼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에 투자해 재무적 수입과 사회가치 창출을 달성하려는 임팩트 벤처 캐피탈(Impact Venture Capital)도 연달아 등장하고 있다.

임팩트투자가 활발해진다고 해서 누구나 그 자본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누구일까? 임팩트투자 관계자들과 유치를 준비하는 사회적기업가들에게 물었다. 이들은 "임팩트투자 자본을 유치하려면 이 자본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자기 기업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아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팩트투자? 지속가능성이 우선

▲엘에스테크놀로지

지난 14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2019 사회적경제 IR오디션 및 크라우드펀딩 시상식'을 열였다. 행사에는 본선에 오른 6개 팀이 투자 제안에 나섰는데 이날 심사를 위해 참여한 크레비스파트너스 김재현 대표는 "임팩트투자의 생태계 내 가장 큰 역할은 사회 문제 해결의 규모성(scalable)과 보편성(inclusive)들 달성하는 것이다. 이게 모든 사회문제에 적합한 투자방식은 아니지만 그것이 필요한 사회 문제에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어 그런 사회문제에 도전하는 벤처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한 가지 당부를 곁들였다. "규모성과 보편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품질에 있어서도 최고 수준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지속가능한 품질 없이 목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사회적기업도 살아남으려면 품질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사회적기업가들은 "소비자들은 사회적기업들이 좋은 일을 한다고 한번 정도 구매해줄 수 있지만, 품질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구매는 하지 않는다. 사회적가치만 내세운다면 사회적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실망감을 안기고, 결국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입을 모은다. 이전의 사회적기업들이 '사회적가치 실현'을 앞에 두었다면, 최근의 사회적기업가들은 "사회적가치 실현은 기본이고, 결국 품질이 좋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터득한 것이다. 앞선 행사에서 대상을 받은 엘에스테크놀로지의 노승원 대표 역시 "임팩트투자자본도 자본이다. 영리 자본에 비해 '인내성'이 있는 투자자본일 뿐이지 일반 벤처캐피털(VC)와 똑같은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김인선 원장은 "이번 투자경연대회에서 눈길을 끌었던 제안은 기술, 그 중에서도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었다"고 말했다. 엘에스테크놀로지는 '설치 및 유지 관리비가 저렴한 오존산화 고도정수처리 기술을 개발하여 라오스 등 저개발국가 식수 공급 사업 운영' 모델로 투자제안을 해 대상을 받았다. 노 대표는 "환경 섹터가 사회적기업에서 희소성이 있기도 하고, 우리가 가진 기술이 일반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원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사회적가치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받은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 기업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모델(BM)을 가지고 있느냐가 투자 대상으로 선정되는 것과 직결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노 대표는 사회적기업가들 사이에 이런 공감대는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다고 봤다. "기업이 어느 단계냐, 어떤 미션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라는 툴로 해결하려는 조직이니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모델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는 충분히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는 이야기다.

지속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이유는 '지원'이 아니라 '투자'이기 때문이다. 한 사회적기업 관계자는 "임팩트투자라고 해도, 투자는 투자다. 지원이야 사회적가치가 있으면 살려야한다는 당위적인 면을 강조할 수 있지만, 투자 측면에서는 임팩트만큼 '회수'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성공률이 낮으면 임팩트투자 역시 살아남을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2019 사회적경제 IR오디션 및 크라우드펀딩 시상식' 에 참가한 팀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 너를 보여줘

이제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면 그를 보여줘야 한다. 사회적기업들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준비해야 할까? 크레비스 파트너스 김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아쉬웠던 점으로 "벤처 투자 유치 전략 및 방법에 대해서 이해도를 높이고 훈련을 했다면, 보다 세부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 시간 내에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들도 투자 유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은 물론 이를 잘 전달하기 위한 훈련도 필요하다는 것은 일반 기업과 다를 바 없는 부분이다.

노 대표는 임팩트투자자본 유치를 위해 고민하고 있을 동료사회적기업가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더했다. "사회적기업 재원 지원은 그간 프리씨드, 씨드, 시리즈A 등 초창기 기업에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 들어 임팩트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대규모 임팩트투자자본들이 생기고 있는데 각 투자자마다 원하는 단계, 원하는 업종, 임팩트의 정도 등이 모두 다르다. 각 투자사에 맞는 전략을 잘 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실제로 이를 체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투자경연제안대회는 그간 모의투자 오디션 방식에서 벗어나 임팩트투자자들에게 직접 투자제안(IR)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회적기업가들이 투자자들에게 실제로 자기 기업을 설명할 기회를 갖는 것이 드문 기회"이기 때문이다. 투자경연대회 등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아야 투자 유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투자자본 유치를 위해 나서는 사회적기업가도, 투자기업을 물색 중인 투자사들도 "기본인 사회적미션을 바탕으로, 본인들만의 것,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반드시 보여줘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한 단계 성숙하고 있는 단계에 와 있는 지금, 사회적가치는 당연한 것이 됐고, 기업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아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 현재의 사회적기업가들은 어쩌면 이전보다 더 냉정해진 사회적경제 생태계에서 서게 됐고, 그 숙제를 잘 풀어내는 사회적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김정란 기자  inat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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