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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비콥(B Corp)'에 주목하나'제2회 지속가능경영과 비콥 국제 컨퍼런스' 개최...비콥의 경영 지향점과 현황 논의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 아이스크림 회사 '벤앤제리', 세계 최대 낙농회사 '다논', 신발 브랜드 '탐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자연주의 화장품 '더바디샵',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의 공통점은? 이 기업들은 모두 비콥(B Corp: Benefit corporation)인증을 받았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경영, 그리고 사회·환경적 가치 창출과 측정은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비콥 인증은 단기적인 이윤을 극대화하는 주주 중심의 자본주의를 벗어나 이해관계자를 포용하며 재무적인 이익과 사회·환경적 성과를 동시에 추구한다.
 

ⓒ비랩코리아

비콥 인증은 2007년 미국 비영리 기관 비랩(B Lab)에서 개발했다. 12년 동안 전세계 150개 산업계에서 약 3천개가 넘는 비콥 인증 기업이 생겼다. (우리나라는 16개의 기업이 비콥 인증을 받았다.) 비콥은 기업이 전달하는 사회적 영향력을 ▲지배구조 ▲기업구성원 ▲지역사회 ▲환경 ▲고객 등 5가지로 평가하고 인증한다. 이러한 비콥의 경영 지향점과 현황을 논의하는 '제2회 지속가능경영과 비콥 국제 컨퍼런스'가 지난 11월 14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개최됐다.

비랩코리아 정은성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비콥이 된다는 것에 대해 "사회와 지구에 대한 자신의 영향 분석에서 시작하여 사회·환경적 지속 가능성의 길을 여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포용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비지니스, 자본주의의 힘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하면 어떨까?

비콥은 선언문을 통해 기업들은 제품, 경영활동, 이윤을 통해 해를 끼치지 않고 모두에게 유익을 주어야하며, 이해관계자와 다음세대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행동해야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비랩의 공동 설립자 바트 훌라한(Bart Houlahan)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호주의 대규모 산불, 베니스의 53년만의 대홍수, 그리고 불평등의 문제로 야기된 칠레 시위, 레바논 시위를 예로 들며 "우리는 지구를 지키는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 이익 중심의 기업 경영에서 벗어난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가 되어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비콥을 통한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설명했다.

법인격으로 진화한 비콥, 베네핏 코퍼레이션(Benefit Corporation)

이탈리아는 2016년 최초로 베네핏 코퍼레이션을 법제화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의 첫 비콥 인증 기업인 나티바(nativa)의 파올로 디 세사(Paolo Di Cesare) 공동 설립자가 이탈리아 비콥 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회사법은 주주의 최대 이익을 중요시하는데, 이것은 이해관계자에게 책임을 다 하도록 하는 베네핏 코퍼레이션과 충돌되는 부분이었다. 나티바를 베네핏 코퍼레이션으로 회사를 설립하고자 했을 때 이탈리아 상공회의소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고, 비영리단체들 그들의 고유 영역을 기업이 가져간다고 우려했다. 나티바 관계자들은 베네핏 코퍼레이션을 알리는데 집중했고, 노력 끝에 코퍼레이션이 법인격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후, 법이 통과되면서 비콥을 모니터링하는 정부 부서가 만들어졌고, 이탈리아 내 비콥 인증 기업은 50개로 늘어났다. 최근에 베네핏 코퍼레이션 예산법이 통과되었는데, 앞으로 세금 감면 등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 이외에도 콜롬비아, 미국의 36개 주,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에서도 베네핏 코퍼레이션의 법인격을 인정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비랩코리아와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는 우리나라도 한국법제연구원과 함께 베네핏 코퍼레이션의 법제도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공유했다. 
 

▲ (왼쪽부터) 나티바(nativa)의 파올로 디 세사(Paolo Di Cesare) 공동 설립자, 비랩의 공동 설립자 바트 훌라한(Bart Houlahan) ⓒ라이프인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기업 투자의 변화를 주제로 비콥 인증을 진행 중인 풀무원과 인증을 획득한 아크임팩트자산운용사의 사례가 소개됐다. 비콥 임팩트투자사 캡락(Caprock)의 로버트 김(Robert Kim) 고문은 현재 많은 투자자들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수익률도 좋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런 부분은 임팩트투자와 비콥의 공통점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평가 표준 '비콥'…인증 과정에서 기업의 방향 점검 가능

비콥은 비즈니스를 통해 사람과 환경에 대한 전방위적인 임팩트를 고려한다.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 경영활동을 통해 해를 끼지치 않고 '모두'에게 유익을 주고자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모두'는 이해관계자와 다음 세대까지 포함된 개념이다. 그래서 기업이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구체적으로 행동하도록 돕는 지침이 되고 있다.

패널 토의에는 외식업을 통해 빈곤여성과 청년의 일자리를 만드는 '오요리아시아'의 이지혜 대표, 점자 시계를 만드는 'Dot'의 최아름 디렉터, 고객의 지속가능한 브랜딩을 돕는 컨설팅 회사 '더브레드앤버터'의 조수영 대표가 국내 비콥의 성장에 대해 논의했다.

비콥 인증 추진의 어려움에 대해 최아름 디렉터는 "평가 질문에 답하고 이를 증빙하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이를 통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재정립하고, 사업의 여러 부분들을 점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는 비콥에 도전해 비콥기업 상위 10%에 해당하는 'Best for World'에서 커뮤니티 부문과 종합 부문에 선정됐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콥 인증을 진행한 이유 대해 이지혜 대표는 "오요리아시아는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내에서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의 비콥 인증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우리 조직이 단순히 '좋은 기업'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인정받아 투자를 받게 된다면 투자자도 나도 만족스러울 것이다"라고 답했다. 

바트 훌라한 비랩 공동 설립자는 사회혁신가들에게 "지구가 처한 위기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송소연 기자  sysong06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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