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은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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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은 '춘추전국시대'
지자체 조례 현황으로 보는 공정무역마을운동의 현황
  • 2019.11.13 09:39
  • by 이선영 시민기자

"춘추전국시대. 춘추(春秋)는 세월, 변화를 의미한다. 전국(戰國)은 끊임없는 전쟁을 의미한다. 그때는 주나라가 쇠퇴하고 새로운 세력이 생겨나고 또 나라 간의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야철기술로 인해 철로 농기구도 만들고 무기도 만들었다. 춘추전국시대는 내적으로 '통합'하고 외적으로 '확장'하려는 때였다."

 

최근 공정무역은 공정무역마을운동을 통해 윤리적 소비를 넘어 지속가능한 삶을 함께 열어가는 공동체 운동까지 확장되고 있다. 2019년 10월 기준으로 공정무역조례가 있는 지자체는 총 8곳(서울시 성북구, 성동구, 경기도 부천시, 화성시, 하남시, 성남시, 인천광역시 계양구, 전라북도 전주시)이다. 8곳의 조례를 비교하여 보니 이야말로 '공정무역 춘추전국시대'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회적경제로 바라보는 공정무역

공정무역은 "대화와 투명성, 존중에 기초하여 국제무역에서 보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관계를 추구하는 거래기반의 파트너십이다. 공정무역은 특히 저개발국가에서 경제발전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생산자와 노동자들에게 더 나은 거래 조건을 제공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FINE, 2004)"라고 정의한다. 이를 통해 공정무역이 원조가 아닌 경제의 한 부분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중심으로한 공정한 거래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가치에 기반해 공동의 이익을 목적으로 생산, 소비, 분배가 이뤄지는 경제 시스템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지역 공동체 재생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정무역과 맞닿아 있다. 시민운동에서 시작한 공정무역운동은 최근 지자체의 참여로 마을운동을 확산되고 있다. 주로 일자리, 사회적경제 부서에서 공정무역을 담당하고 있는데, 지자체에서 공정무역 활성화가 사회적 경제와 지역공동체 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경기도에 속한 지자체에서는 로컬페어트레이드를 조례에 포함하고 있는데, 공정무역과 로컬의 만남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공정무역 물품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자체 8곳의 공정무역조례 ⓒ이선영


공정무역 가치를 추구하는 제품 VS 공정무역 인증 제품

각 지자체의 공정무역조례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바로 공정무역 물품에 대한 정의다. 대부분 공정무역조례 제 2조에서 공정무역, 공정무역단체, 공정무역 물품 정의하고 있는데, 지자체별로 공정무역 물품의 정의가 두 가지(공정무역의 가치를 추구하는 제품, 공정무역 인증 제품)로 나눠진다. 부천시, 성북구, 성동구, 계양구는 공정무역단체가 개발, 유통하는 제품을 전주시, 화성시, 하남시, 성남시는 공정무역 마크가 부착된 제품을 공정무역제품이라 정의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공정무역제품은 생산지와 직거래 하며 공정무역의 원칙과 기본제도를 지키는 공정무역단체에서 만드는 제품도 있고,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제품도 있다. 인증 여부는 공정무역 마크로 알 수 있는데, 국제공정무역기구(Fairtrade International)의 FLO마크와 Fair Trade USA의 공정무역 마크, IMO(Institute for Marketecology)의 Fair for Life마크 등이 있다. 세계공정무역기구(WFTO)는 공정무역 단체를 인증하는데, 인증 받은 단체가 생산하는 제품에는 WFTO마크를 붙착할 수 있다. 
 

왼쪽부터 Fair Trade USA의 공정무역 마크, 국제공정무역기구(FI)의 FLO마크, IMO(Institute for Marketecology)의 Fair for Life마크 ⓒwww.eatthis.com
세계공적무역기구(WFTO)의 공정무역단체 인증 마크 ⓒWFTO


공정무역 제품을 인증 제품으로만 규정한다면 소비자는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을 접하기 어렵고, 공정무역 단체들은 새로운 공정무역 제품을 개발하는데 한계를 느낄 수 있다. 지자체는 공정무역을 지원, 육성하고 윤리적 소비를 증진하기 위하여 조례를 만들었지만, 조례의 공정무역 물품 정의로 인하여 지역에서 공정무역 활동을 하는데 제한이 생기는 셈이다. 공정무역 물품에 대한 정의가 목적에 부합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서울시 성동구 공정무역 자치구 추진 TV방송 장면 ⓒ서울경기케이블TV


마을공동체에서 만나는 공정무역

보통 공정무역조례에는 공정무역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공정무역 교육과 홍보를 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공정무역운영위원회는 대부분 민관협치로 구성되어 공정무역 추진계획을 하고 정책을 결정한다. 캠페인 활동 및 교육과 우선구매 조항은 공정무역사업이 마을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공정무역 물품 구매 증진을 위해 7개의 지자체는 공공기관이나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경비나 행정지원한다. 계양구의 경우는 구매촉진 조항이 아닌 제8조 지원범위에 홍보, 활성화 사업 활동 참여자로 지원대상을 정하고 있는데, '참여만 하면 지원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성동구의 구매 촉진을 위한 우선 구매 조항은 우선 구매를 장려하는 부분보다는 우선 구매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조항을 더 명시하고 있다. 그 중 '그 밖에 우선 구매가 적절치 않다고 공공기관의 장이 합리적으로 판단한 경우'라고 써진 부분에서 '공정무역을 활성화하려는 의지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지자체의 공정무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였다. 

지자체의 공정무역조례 제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공정무역운동에 다양한 기회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흩어져 있던 조례들을 살펴보면서 '표준조례안 속에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조항으로 개정'되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또한, 앞으로 공정무역의 가치가 확산되기 위해서 지역에서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와 함께할 수 있는 공정무역 조례로의 변신이 필요할 것 같다. 춘추전국시대 이후는 진나라이다. 전쟁과 약탈의 무역으로 제국이 등장하였다. 공정무역 춘추전국시대, 어느 지자체에서 어떤 혁신으로 공정무역의 목적과 가치에 맞는 통합과 확장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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