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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좋은 재료에 희망을 첨가해 만드는 '위캔쿠키'
  • 신동민 객원기자
  • 승인 2019.11.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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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가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떡을 주고 잠자리를 주는 사회복지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도모하는데 사회적경제는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열심히 활동하는 종교계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오른손이 한 일들이 공유되고 확산된다면 더 많은 오른손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필자는 [오른손]을 만나 오른손이 한 일을 널리 알려보고자 한다.  

"우리는 쿠키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만듭니다."

위캔쿠키의 사무실에 들어가면 설립정신이자 미션이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벽에 큰 글자로 새겨져 있다. 위캔쿠키(이하 위캔)는 카톨릭 재단에서 이웃사랑의 정신을 가지고 정신장애인을 돌보기 위해서 시작한 비즈니스 모델로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위캔은 2001년 2월 발달장애를 가진 중증장애인들이 직업을 갖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샬트르성바오로 수녀회에서 설립하였다. 처음에는 작은 사업단으로 시작하여 2007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위캔쿠키의 사회적기업 인증번호는 2007-005이다. 5번째로 인증 받은 사회적기업 이라는 의미이다. 사회적기업 초창기 모델로 꾸준히 성장하여 지금은 연 매출 약 16억원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현재 19명의 일반 실무인원과 40여명의 발달장애인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사업단 초기부터 함께하신 송향숙 수녀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 쿠키를 만드는 위캔쿠키 식구들과 (맨 오른쪽)송향숙 수녀 ⓒ위캔쿠키


Q1. 복지시설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제빵사업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규모를 키우는게 어려운게 현실인데 위캔쿠키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특별한 비결보다는 오랫동안 고객과 쌓아온 신뢰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가에 대한 부담으로 타협을 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좋은 재료로 건강한 쿠키를 만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캔은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보다는 함께 천천히 나아가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합니다. 저처럼 평범한 수녀가 회사를 운영함에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라 생각합니다.

Q2.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한 부단한 혁신이 있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위캔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일반시장에서 다른 제품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위캔은 우리밀, 100% 원유버터, 유기농설탕, 유정란 등 최고의 재료들을 사용하고 방부제나 팽창제 등 화학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정직한 쿠키를 만들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HACCP 인증을 획득하고 전 공정에서 철저한 관리시스템을 가동하여 고객들이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3. 운영하면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장애인 만드는 제품은 비싸고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런 선입견을 마주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쿠키보다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장애인 사회적기업이 만든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어 사업을 시작한 이례로 이 편견과 싸우고 있습니다. 또한, 가격은 수년째 동결인데 재료비는 계속 오릅니다. 원가구조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Q4. 발달장애인 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외에 하는 일이 있나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왕따 등의 사회적폭력을 겪는 일이 많아 자존감이 낮은 편입니다. 위캔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외에 근로자들의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쿠키의 생산량이 적어 이 시기에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합니다.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소통에 익숙해지고 자존감이 올라가고 사회성이 좋아집니다. 처음에 회사에 들어올 때는 어둡다가 1~2년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 밝아집니다.
 

▲ 위캔쿠키 직원들 ⓒ위캔쿠키


Q5. 장애인들과 함께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거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2010년에 입사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가 면접 때는 책상 밑으로 얼굴이 들어갈 정도로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뒤에는 너무 밝아져서 저를 보면 수녀님~! 하면서 달려와서 안기곤 했습니다. 이 친구를 보면서 참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10여년전에 국무총리가 기관에 방문한적이 있습니다. 같이 쿠키를 만드는 체험을 하며 반죽을 만들었습니다. 반죽은 쿠키 재료의 함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공정이라 가장 잘하는 친구들을 배치 합니다. 반죽을 마치면 자신이 했다는 증거와 자신이 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반죽에 자신의 이름 한 글자 이니셜을 남깁니다. 그런데 총리님이 자신의 세 글자 이름을 다 새겼고 이를 본 장애인 친구가 “한 글자만 새겨야 해요!” 라고 정정을 요청해서 함께 있었던 사람들을 적잖이 당황하게 하고 함께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폐성 발달장애인 친구들의 특징 중 하나는 무언가 하나를 배우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배우면 정확하게 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공정의 검수를 맡기면 아주 철저하게 해냅니다. 이만큼 철저하게 모든 공정을 정석으로 하는 쿠키 회사는 없을 겁니다.

위캔쿠키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은 근속년수가 길다. 초기설립멤버를 포함하여 10년 넘은 사람이 10명이 넘는다. 그리고 출근하고 함께 일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발달장애인들도 우리와 같이 사회에 속하여 살아갈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섞여 서로의 장단점을 바탕으로 훌륭한 공동체를 일구어 갈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위캔이라는 이름에서 보여지는 의지와 외길 쿠키의 길을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뚝심과 장애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낸 결과다. 나른한 오후, 장애인들의 희망 한 스푼이 들어간 건강한 쿠키 한입해보면 어떨까?

신동민 객원기자  webmaster@life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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