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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필요한 이유, 현장에서 듣다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현장체험 쿱투어, 해피브릿지·1830피자·베러댄와플·보리네협동조합 찾아
▲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현장체험 쿱투어'가 5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라이프인

기존 주식회사형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은 상황에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더욱 낯설게 느껴진다. 과연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고 있을까.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관리하고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현장체험 쿱투어'가 5일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협동조합 조합원, 사회적기업 종사자, 소상공인, 프랜차이즈 컨설턴트 등 관계자들과 퇴직 이후 삶을 고민하는 참가자 등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함께했으며, 협동조합에 대한 개념 정립을 위한 이론 설명과 현장 견학 및 체험 실습으로 진행됐다.

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논해야 하는가?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김윤권 팀장(교육지원팀)은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의 개념과 원리에 대해 발제하며,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한 오해부터 바로잡았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우리 사회에서 소위 '갑을' 문화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국내외에서 수많은 성공 사례를 갖고 있으며, 각각의 사례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시장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김 팀장은 "'갑질' 등의 문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 자체의 문제로 보기 보다는 가맹본부가 시스템을 악용한 부작용으로 봐야 한다"면서 "미국의 시스템을 예로 들어 비교해 보자면, 우리와 미국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작동 방식이 다르다. 미국은 로열티 방식이다. 가맹점 매출액 중 일정 부분을 가맹본부가 수수료로 받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가맹본부가 주로 가맹점에 독점적으로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방식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즉, 프랜차이즈 시스템 안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관행은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본래는 '상호협력적인 시스템'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가맹본부가 권리 및 권한을 위탁·판매하는 방식 안에서는 가맹점 영업권을 제공하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문제점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한쪽이 우월적 지위를 갖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모델이 바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다. 이와 관련하여 김 팀장은 "톱-다운(Top-down, 상의하달식)이 아니라 바텀-업(Bottom-up, 하의상달식) 방식은 안 되느냐는 문제의식에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가 만들어졌다. 자신들의 권리와 권한을 가맹점주들이 스스로 조직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쿱차이즈연합회 김형우 실장 역시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해 "안정적인 물류 구매, 홍보·마케팅 창구 확보 등의 과정에서 개인이 겪는 어려움을 조직 차원에서 극복하고 시장경쟁력을 제공하자는 기대로 생겨나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 안에는 가맹점이 느끼는 속박의 문제가 내재돼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경우 착취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협동조합처럼 가맹점이 가맹본부를 직접 소유하는 방식으로 소유 구조가 바뀌면 착취의 문제, 거래비용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협동조합이 의미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 발제 중인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손재현 부장. ⓒ라이프인

주식회사로 시작해 지난 2013년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하 해피브릿지)의 사례를 통해서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의 장점과 경쟁력을 엿볼 수 있었다. 해피브릿지 손재현 부장은 협동조합 전환 이유를 설명하며 "단순히 매장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늘어난 매장이 장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프랜차이즈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주식회사를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프랜차이즈업은 사람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브랜드를 성장시킬 힘을 가진 분들이 조직을 떠나지 않고 남아서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방식을 고민했고, 일하는 사람 전체가 소유하는 회사로 바꾸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해피브릿지에는 가맹본부 직원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손 부장은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의 신뢰를 협동조합 전환 후 얻은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았다. 가맹본부가 각 가맹점의 매출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고 독점이 아닌 상생을 지향하며, 가맹점주는 가맹본부의 운영 방식을 신뢰한다. 해당 방식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여지가 있으나, 각 가맹점에서 나오는 우호적인 평가들이 곧 홍보 효과와 시장경쟁력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덧붙여 해피브릿지는 오너리스크가 없고 직원 모두가 주인이며,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상생하는 구조로 바꾸려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협동조합 시작한 이유? 돈 벌기 위해서. 공정하게!"

▲ 1830피자 정상용 이사장과 함께 자유 질의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라이프인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마무리된 후에는 1830피자협동조합(이하 1830피자), 베러댄와플협동조합(이하 베러댄와플), 보리네협동조합(이하 보리네) 매장을 직접 방문해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본지는 1830피자, 보리네 방문 일정에 동행했다)

1830피자는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던 점주들이 모여서 지난 2015년 출범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브랜드다. 이익 독식 등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관행, 높은 원가율과 낮은 순 이윤 등의 문제를 개선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가맹점주들이 조합원이 되는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다. 이는 가맹점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었다. 1830피자 정상용 이사장은 "우리는 가맹점에 재료를 원가로 공급한다. 대신 가맹점에서 로열티를 받아서 조합을 운영한다. 그래서 가맹점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본사도 수익을 내지 못한다. 이런 틀이 잡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하고 계속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1830피자협동조합은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던 점주들이 조합원으로 모여 지난 2015년 출범했다. ⓒ라이프인

그렇다면 다른 모델이 아닌 협동조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 이사장은 "점주들이 모여 프랜차이즈를 시작해보자고 했을 때, 결국 그 안에서도 주도하는 사람의 말이 '명령'으로 받아들여지는 톱-다운 체계가 되더라. 이런 방식으로 가선 안 되겠다 싶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지분율에 상관없이 구성원 모두가 한 표의 의결권을 갖는 협동조합에 대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가맹본부 운영에 있어서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의결권을 갖는다는 점은 협동조합과 주식회사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각 점주들의 목소리가 조직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경쟁력을 갖춘 사업 모델 구축이라는 과제는 상품개발과 가맹점주 교육에 공을 들이는 방식으로 해결해갔다. 정 이사장은 독창적이고 품질 좋은 상품을 1830피자의 경쟁력으로 꼽으며 "우리가 새로운 메뉴를 만들면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주문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시장경쟁력은 1등이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실지는 모르겠다. 중상 정도는 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자평했다. 또한 다른 프랜차이즈 주식회사에 비해 고정비가 낮게 책정된다는 점을 되짚으며 "우리는 점주들이 재료에 투자하는 비용을 아끼지 않을 수 있게 해준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격을 깎아주는 것보다 같은 가격에 더 질 좋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게 더 큰 혜택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교육의 중요성 역시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새로 개점하는 점주들을 교육할 때 자생력을 키우는 데 가장 중점을 둔다. 단순히 피자 만드는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응대 등 현장에 나갔을 때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철저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온라인에 집중한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해서 각 가맹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1830피자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정 이사장은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수익성 있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830피자는 아직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기틀을 다져가는 단계이나,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조합원들이 모여 머리 맞대고 고민해서 운영해보니 영업 실적이 나쁘지 않다. 매출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설명했고, 협동조합 형태가 수익성 있는 사업 모델이 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나도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해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대신 조금 더 공정하고 (가맹본부-가맹점 관계에 있어서) 형평성 있게 돈을 벌자는 거다"고 강조했다.

가맹본부·가맹점주·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삶을 위한 연대

▲ 손재호 이사장이 보리네협동조합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라이프인

이어 방문한 곳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나서서 가맹점이 조합원으로 전환된 보리네협동조합이다. 보리네는 지난 2008년 사업을 시작해 10여년간 운영한 후 2017년 협동조합으로 전환했으며, '도와서 이롭게 하자'(도울 보 補, 이로울 리 利)라는 이름 뜻에 걸맞게 조합원과의 상부상조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조직의 지향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보리네는 본사 수익의 100%를 조합원에게 환원하고, 모든 조합원이 한 표의 의결권을 가지고 본사 경영에 참여하며, 조합원에게 원재료를 원가로 제공하는 것을 방침으로 삼는다.

보리네 손재호 이사장은 보리네의 사업 미션을 '행복한 삶을 위한 연대'라고 설명하며 "협동조합 전환 이후 점주들의 질 좋은 삶,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한 브랜드 안에는 고객도 있고, 점주도 있고, 가맹본부 직원들도 있다. 이 세 주체가 행복한 삶을 위한 연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리네의 협동조합 전환 방식, 조합원 자격 및 혜택과 의무, 사업 모델, 협동조합 전환 시 참고한 해외 협동조합 사례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특히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손 이사장은 "다담이라는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보리네 매출액의 1%를 다담에 제공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보리네는 로열티로 제공하고 다담은 보리네에 사업권을 양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주식회사형 프랜차이즈에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려는 분들이 참고할 만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고를 들여 조직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협동조합으로 전환함으로써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이용실적만큼의 추가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고, 브랜드 경쟁력 제고 및 원가 절감이 가능해지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긍정적인 효과라고 한다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신뢰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가맹점주가 가맹본부를 신뢰할 수 있게 되면, 자연히 가맹점주 만족도나 가맹본부의 영업 메리트가 올라가고 본사 경영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관심도가 높아진다. 이를 통해 가맹본부는 공신력 있는 프랜차이즈 영업 전개, 사업경쟁력 확보, 상생형 프랜차이즈 사업 전개로 사회적 가치 구현, 점주간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 구축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보리네의 사례를 통해서도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사업 모델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보리네는 예비 가맹점주의 안정적인 창업을 위한 고민도 하고 있었다. 손 이사장은 "본사가 주도하는 창업 시스템을 지향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본사가 직영점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이를 원하는 예비 창업주에게 양도하는 방식이다. 매장 운영 결과를 직접 확인하고 양수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창업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전했다.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로서의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교육지원팀 김윤권 팀장이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라이프인

물론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역시 단점은 있다. 일단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주식회사 프랜차이즈처럼 성공을 거둔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맹점에 제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선결 과제가 있다. 고안해낸 사업 모델이 시장에서 통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가 기존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의 상생 관계를 회복하고 점주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윤권 팀장은 "사회적경제 쪽에서 새로운 경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과연 협동조합 방식이 새로운 경영 시스템으로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는 의견도 있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협동조합이 봉사하고 희생하는 자선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로서 시도되고 있고, 해외에서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윤정 기자  leti_d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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