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 부당노동행위 공방 진실은 무엇?
상태바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 부당노동행위 공방 진실은 무엇?
[협동조합과 갈등_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갈등(1)] 사측, 노조와 비리사실 분리돼야..부당노동행위 사실관계 달라...노조측, 노조 불인정이 속내
  • 2017.10.19 01:30
  • by 강찬호 기자
구례자연드림파크 사측은 노조 간부들이 저지른 업무관련 비리 문제는 노조 활동과 무관하다며, 분리 대응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노조가 주장한 부당노동행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진. 구례자연드림파크 식당 공간 전경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올해 7월12일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노조가 처음으로 생겼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생협에 물품을 공급하는 생산공방 클러스터단지이다. 이곳은 전남 구례지역의 혁신사례로 조명을 받고 있다. 협동조합과 노동조합은 가치와 이념에서 닮은 점이 많다. 돈 보다는 사람, 사회적 연대의식을 우선하는 점에서 그렇다. 본질적으로 ‘친노동’적이다. 협동조합에서 굳이 노동조합이 필요한 지를 질문하는 것이 덜 이상한 이유도 이런 닮은 점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협동조합에서 노조가 생겼다는 것을 다소 의아하게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고, 그래서 당연하다고 보는 시각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일반론과 달리,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는 시작단계에서부터 녹록치 않다. 노조에서는 사측에서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에서는 노조에서 일부 간부들이 자신들의 비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노조를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노조활동은 당연히 보장되는 것이지만, 비리 사실을 감추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도 직원들의 비리를 옹호할 생각이 없다며, 확정되지 않은 ‘혐의’를 갖고 사측에서 과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조 활동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맞는 것인가. 노조 간부들의 비리 사실 은폐, 책임회피가 맞는 것인가. 라이프인은 ‘협동조합과 노조’의 동반자적 관계를 전제로 하면서 취재했다.

구례파크 노조는 지난 7월12일 노조 측에서 사측에 통보하면서 알려졌다. 구례자연드림파크 서비스 및 지원시설을 담당하고 있는 주식회사 구례클러스터 민경진 대표이사는 자체 직원 워크숍 준비를 하다가 노조 설립을 알게 됐다며, 그 이전에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구례파크에 노조가 설립되면서 사측과 노조측 간에 갈등이 불거진 데에는 사안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부당노동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다른 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쟁점은 크게 두 개다. 하나는 사업장에서 발생된 직원의 비리(식자재횡령, 물품거래서 허위작성 등) 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사측은 직원의 업무상 과실이나 비리는 원칙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노조활동과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무상 과실과 비리 등 문제로 자체 조사와 그 결과에 따른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조치가 진행된 것은 5월경부터이다. 노조는 비리가 확인된 경우는 수용할 수 있지만, ‘혐의’만 가지고 인사 조치를 취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노조 설립 신고가 7월이니, 노조 설립은 이러한 직원 인사조치에 대한 불만에서 출발한 것이고, 노조를 방패막이로 이용하려고 한다며 선을 긋고 있다.

사측, 국회 국감 증언대회에서 ‘회유, 협박’ 부당노동행위 증언 내용 사실과 달라...15명으로부터 사실 확인서 받아....노조측, 사측 눈치 보느라 다르게 말하는 것일 뿐...근거 있다 주장
 
또 다른 쟁점은 노조 설립 이후 43명이 가입했는데 13명이 사측으로부터 개별면담을 통해 노조 가입에 대해 탈퇴 협박과 회유를 받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당해 탈퇴 또는 퇴사를 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러한 노조의 주장은 지난 9월21일 민주노총 주최로 국회 간담회실에서 진행된 국정감사 부당노동행위 증언대회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사측은 국회 증언대회 이후 노조 가입에 대해 협박과 회유를 받은 적이 있는지 다시 확인했고, 당시 노조 가입자 16명으로부터 그런 사실이 없다는 확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16명은 협박과 회유를 받고 탈퇴 및 퇴사한 13명과, 현재 노조원으로 있는 3명이다. 결국 이들은 노조가 제기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경우가 아니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재 구례자연드림파크 내 직원들은 520명 정도이다.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노조원은 31명이고, 사측에 노조회비 공제증명을 요구한 사람은 23명이다. 19개 공방 중 14개 공방에서 일하는 이들이 노조에 가입돼 있지만, 주식회사 구례클러스터에 소속된 조합원은 13명이다. 사측은 이 중 절반가량이 비리혐의에 연루되어 있다며, 노조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비슷한 시기 경남지역에서 일하는 자연드림 매장 직원들이 경남공공운수 노조 지회를 만들었지만 단체협상이 잘 진행하고 있다며, 구례파크가 노조 결성을 방해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구례자연드림파크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남지부 지회로 등록해 7월13경 결성됐다.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청에 제소하며 다투고 있다. 민주노총은 9월 국정감사 증언대회를 갖고 구례 노조 사례를 언급했다.

사측, 구례클러스터 소속 13명 중 절반이 비리 연루 주장...노조, 비리 연루는 혐의 일뿐  

사측의 주장에 대해 문석호 노조 지회장은 “내부 비리를 막기 위해 노조를 방패막이 삼는다는 것은 황당한 주장이다. 노조는 비리를 두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 지부장은 “다만 사측에서 확정된 비리 사실이 아닌 혐의만 가지고 징계를 하기에 반발하는 것이다. 노조에서 비리에 대해 공동조사를 요구했지만 사측에서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노동청 구제를 신청하며 인사 조치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사측의 회유와 협박은 사실과 다르다는 ‘확인서’에 대해서는 근무 중인 직원들이 사측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며, 노조 차원에서 별도로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경진 대표이사는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방해할 목적은 전혀 없다. 다만 비리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비위 연루 직원들은 인사위원회 절차에 따라 소명하면서 대응하면 될 일이다”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노조에 가입했다 퇴사한 A씨는 양측의 갈등에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노조와 비리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퇴사한 또 다른 B씨도 갈등 상황에 놓인 상황에서 누구 편을 들지는 못하겠지만, 회유와 협박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구례파크 공방에서 근무 중인 노조원 C모씨도 “공방 안에서 회유, 협박은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친노동’적 지향을 가진 사회적경제 사업장에서 노사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의외이다. 비리와 도덕성, 노조의 자주권 등 여러 함의를 가지고 있다. 라이프인은 후속 취재와 보도를 통해 구례 자연드림파크 안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에 대해 좀 더 알아 볼 계획이다. 각각의 입장을 좀 더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협동조합과 노조>에 대한 거시적인 시각도 다뤄 볼 계획이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