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더불어, 시대화 함께'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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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더불어, 시대화 함께'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행사
'한살림선언' 발표 30년을 맞아 한살림선언의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나누는 시간 마련
  • 2019.10.30 12:28
  • by 이진백 기자
"다시, 생명의 지평을 바라보면서" - 생산자·소비자 조합원이 한살림선언 30주년 특별결의문 발표하고 있다.

"지난 30년 한살림선언은 70만 조합원과 2천여 생산자들의 자유선언이자 생명살림의 실천강령이었다. 한살림운동은 이제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이들과 손잡고 '세상의 밥이 되는 한살림'으로 나아갈 것이다." _ 한살림선언 특별결의문에서 발췌

'한살림선언'은 1989년 10월 29일 한살림모임 창립총회에서 발표됐다.

한살림선언 30년을 맞아 한살림연합은 10월 29일 오후 2시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생명과 더불어, 시대와 함께 – 한살림선언 30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한살림연합, 한살림생산자연합회, 모심과살림연구소, 무위당사람들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생명·평화·생태운동가, 한살림 생산자와 소비자 조합원들이 모여 한살림선언의 생명존중 정신을 다시 돌아보고 한살림이 더 낮은 곳에서 더 넓게 우리 사회를 밝혀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날 기념식은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영상 상영, 기념강연, 한살림선언 30주년 특별결의문 발표, 한살림선언 30주년 조합원 공모전 시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 한살림선언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기념식에서 이남곡 연천문화연구소 이사장이 기념강연을 하고 있다.

기념강연은 한살림이 경동시장에 작은 가게를 마련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이남곡 연천문화연구소 이사장이 ▲한살림은 특수한 대안운동을 넘어서 이제는 보편 운동이다 ▲한살림은 화해운동이다 ▲'살림'은 즐거운 운동이다 ▲한살림은 정치운동이다 ▲한살림은 교육운동이다 ▲한살림은 평화적인 체제변혁운동이다 등의 내용으로 진행했다. 

이남곡 이사장은 "위기의 시대인 현대사회 속에서 한살림의 활동이 더욱 소중해 지는 시기"라며 "한살림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부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밑천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한살림선언에 바탕을 둔 한살림운동이 새로운 30년을 만들어 가기 위한 담대한 여정에 함께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인문(적) 생산물'이 중요하다" 강조하며 "인문적인 생산물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조언했다.

▲ 한살림선언 30주년 조합원 공모전 시상식.

기념강연에 이어 진행된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 공모전' 시상은 '한살림선언' 발표 30년을 맞아 한살림선언의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나누고자 △한살림선언 다시 읽기(독후감) △한살림 생산 △한살림 물품 이용기 △한살림 조합원 활동 참여기 △한살림과 관련한 내용 등 5가지 주제 중 한가지를 선택해 에세이, 시, 사진, 그림, 동영상 등 형식에 제한없이 응모한 작품 중에 ▲생명상 ▲평화상 ▲협동상 ▲특별상 등 총 4개 작품이 선정됐다. 

'생명상'을 수상한 고이나 조합원(경기남부)의 '나는 한살림과 함께 삽니다'는 7년동안 조합원 생활을 하면서 함께했던 한살림의 정신과 참여한 활동들을 진솔하게 표현해 냈다는 받았다. 또한 '평화상'은 구명진 조합원(한살림서울 / 한살림은 내아이에게도 전하고픈 '소중함'이다), '협동상'은 임지인 조합원(한살림제주 / 내가 그린 한살림), '특별상'은 한살림선언을 16권 필사한 한살림경남이 선정됐다.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식 개회사를 하고 있는 조완석 한살림연합회 상임대표(왼쪽)와 환영사를 하고 있는 이백연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

조완석 한살림연합회 상임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한살림선언 30년을 맞이하여 지난 30년을 성찰하며, 새로운 한살림을 결단하고 선포하는 자리에서 하나되어 만나는 오늘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며 "한살림선언 30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이미 자기진단과 성찰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상임대표는 "지금 한살림의 주체인 저와 여러분 모두가 오늘 이 뜻깊은 행사를 통해 한살림선언의 정신을 바로 세우고 되살려 우리가 도달해야할 미래를 선포하고 결단하는 기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백연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30년 전 한살림선언이 제기하였던 (핵위협, 자연환경파괴, 자원고갈, 인구폴발, 경제 구조의 모순 등) 산업문명의 위기적 징후는 지금 현재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우리 공동체와 사회를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들"이라며 "위기의 징후가 현실화되고 있는 현재 우리는 변화의 자세를 갖고 상황에 맞춰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 변화해가는 것은 생명의 원리이고 곧 한살림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새롭게 변하고 전환해야 하는 시기에 한살림선언이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 활용해야 한다"며 "한살림선언을 소중하게 들여다보고, 의미를 찾고, 새롭게 읽고 성찰함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일에 모두가 앞장서자"고 당부했다.

한살림선언은 30년간 한살림생협, 한살림 친환경유기농업운동, 한살림 생활문화운동의 정신적 토대, 실천 지침의 역할을 해왔고 한국 생명운동, 협동운동사에도 귀중한 정신적 자산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살림선언은 크게 '문명위기론', '생명론', '한살림론'으로 구성되어있다. 선언의 주창자들은 세계사의 흐름과 신과학의 성과, 유럽 녹색사상과 비판사회이론, 협동조합론을 흡수하며 당대 위기의 진원지로 계급과 이데올로기 갈등이 아니라 산업문명과 서구철학의 근본적 한계를 지목했다. 그리고 이 한계는 동양사상, 특히 동학의 생명사상에 기초한 새로운 생명의 세계관, 가치관을 정립하고 이에 기반한 한살림 생활문화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음을 밝혔다.

지난 30년 한살림선언은 한살림의 70만 조합원과 2천여 생산자들의 자유선언이자 생명살림의 실천강령이었다. 한살림은 농약과 화학비료로 황폐화된 땅 위에 생명농업의 싹을 틔우고, 각박한 도시 소비자들에게 나눔과 환대의 공동체를 제안했다.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가 둘이 아님을 선언하고,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지키고, 소비자는 생산의 생활을 책임지는 연대와 공생을 실천했다.

그 결과 우리사회에서 농민, 농업, 농촌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조금씩 일어나고, 친환경유기농업과 도농직거래,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지금 전국 118개 한살림 생산자 공동체와 87개 가공산지에서 친환경유기농산물과 우리 농업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다. 226개의 도시 한살림매장에는 매일 생산자들의 땀이 베인 농산물과 가공품이 공급되고 하루에만 수만명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전국 400여 마을모임과 500여 개의 조합원 소모임에서 옷 되살리기, 병 재사용, 포장쓰레기 줄이기, 기후변화 비상행동, 농지살림, 햇빛발전, 유전자조작식품(GMO)반대운동, 탈핵 운동, 푸드플랜, 친환경 공공급식운동 등이 전개되고 있다. 

'한살림선언'은 그동안 일본과 중국, 태국 등지로 번역, 소개됐다. 최근에는 한살림운동에 관한 외국의 관심도 크다. 독일 경제월간지 <Brand eins> 2019년 2월호는 "한살림은 유기농 먹을거리를 취급하는 전세계 협동조합 중 가장 큰 규모를 지닌 곳 중 하나"로 소개하며, 한살림 생산지와 생산자들의 활동을 보도했다. 일본, 대만의 생협과도 꾸준한 국제민중연대 활동을 하고 있다.  

1989년 한살림의 선구자들이 '한살림선언'을 통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생명세상으로의 전환'이었다. '한살림선언'은 생명의 시선으로 시대를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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