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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스'가 지향하는 것은 '좋은 삶'사회적경제-커먼스로서의 도시를 꿈꾸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도시 안에서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배분하는 새로운 경제모델 '공유경제'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공동체 의식 회복, 지역경제 활성화 같은 본래의 목표에서 벗어나 기업의 이윤 극대화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업적 공유경제를 넘어 공동체의 공익을 중심으로 가치를 나누는 커먼스(commons) 기반의 공유도시에 대한 고민과 논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CITIES(사회연대경제의 지식전수와 혁신 확산을 위한 국제 교류센터)는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바르셀로나, 몬트리올, 서울 3개 도시가 참여하는 '도시커먼스와 공유도시 학습을 위한 서울연수'를 추진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CITIES는 4일 서울 청년허브 다목적홀에서 바르셀로나, 몬트리올, 서울 3개 도시가 사회적경제를 바탕으로 도시커먼스와 공유경제 분야에서 어떠한 협력과제를 만들어나아갈 수 있고, 또 서울의 사례를 봤을 때 서울은 어떤 식으로 발전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토론을 진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연수의 마무리 자리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크게 두 가지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먼저 피에르 뷔쏭 캐나다 퀘벡주 경제혁신부 이코노미스트, 마요 푸스테르 카탈루냐 개방대학교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퀘벡과 바르셀로나의 커먼스 공유경제, 사회적경제 관련된 정책적인 사례 그리고 현장사례를 발표했다. 이후에는 CITIES 상임이사인 마틴 반덴보르를 좌장으로 서울의 사례를 기반으로 풀어가야 할 커먼스로서의 도전과제 그리고 3개도시 간의 후속과제 및 상호 협력방안이라는 두 개의 주제를 가지고 세실 베르지에(몬트리올시청 사회혁신개발 담당관), 마요 푸스테르(카탈루냐 개방대학교 교수), 홍기빈(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피에르 뷔쏭(퀘벡주 경제혁신부 이코노미스트)과 토론을 진행했다. 

첫 번째 발표는 피에르 뷔쏭 경제학자가 진행했다. 피에르는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플랫폼 대기업들이 퀘벡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분석하면서 퀘벡주 공유경제 워킹그룹을 만들었는데 그 그룹의 멤버이다. 피에르는 그룹의 멤버로서 기업의 임팩트를 분석하고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정책제안과 방향성을 제시한 경제학자다.

피에르는 공유경제 워킹그룹이 만들어진 배경과 퀘벡에서 진행한 공공정책 이니셔티브(Initiative, 전략적인 실천 프로그램), 몬트리올의 공유경제 생태계에 대해서 소개했다. 

워킹그룹의 임무는 네 가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어떻게 하면 공유경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 공유경제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개선할 수 있을까. 두 번째는 이 공유경제를 비즈니스 환경에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전통적인 기업들이 있는 그런 비즈니스 환경에 공유경제를 통합할 수 있을까. 세 번째는 어떻게 하면 공공당국이 그들의 구조를 변경해서 시민의 안전, 공익을 보호할 수 있을까. 마지막은 어떻게 하면 퀘벡이 공유경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였다.

워킹그룹은 개방성, 공정성, 효율성 그리고 공익 등 4가지 원칙을 설정하고, 공유경제 등장으로 인한 난제들을 분석했다.

워킹그룹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하고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한 후 4개월 만에 보고서를 작성했다. 공공정책의 현대화 및 강화 그리고 공유경제로 인한 변화의 내용들이 주 내용이다. 워킹그룹의 목표는 보고서를 출간하는 것이었고, 이를 통해서 정부에게 어떻게 하면 공유경제의 진화를 몬트리올과 퀘벡에서 자문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피에르는 "사회적경제 주체들에게 있어서 공유경제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경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공유경제에 대처할 것인가와 공유경제에 관련된 주요현안은 무엇이고 우리가 어떻게 혁신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등 여러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부여해야 한다"며 "마찬가지로 공공정책도 단기적인 솔루션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를 진행한 마요 푸스테르 교수는 바르셀로나의 공유경제 그리고 커먼스의 과제와 성공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마요 교수는 "플랫폼 경제라는 것은 결국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 교환, 생산을 하고 디지털플랫폼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것은 결국 생산이 디지털플랫폼에 의해서 매개되는 새로운 양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경제는 새로운 기술의 채택과 함께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플랫폼 경제가 커먼스로서 전환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들이 필요하다"며 "그 요소들은 ▲거버넌스 ▲경제적 조건 ▲디지털 조건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적 책임과 임팩트"라고 덧붙였다. 

마요 교수는 에너지, 농업, 노동분야 등의 협동조합 사례를 소개하며, 커먼스플랫폼이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요 교수는 환경과 페미니즘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커먼스라는 것이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뿐만 아니라 가부장적인 것에 대한 대안으로서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커먼스와 페미니즘 그리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통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마요 교수는 "커먼스가 한계에 부딪히고 폐쇄적으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트너국가(지자체, 정부)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바르셀로나에서 하고 있는 활동(공공정책 공동수립) 하나를 사례로 들며 플랫폼 경제와 관련된 정책을 수립할 때는 다양한 주체들(시민사회, 기업, 공공, 학계 등)과 협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홍기빈 소장, 피에르 뷔쏭 경제학자, 세실 베르지에 담당관, 마요 푸스테르 교수, 마틴 반덴보르 상임이사.

패널 토론자로 참여한 홍기빈 소장은 커먼스의 사상적(철학적)인 것과 기능적인 것에 관해 언급했다. 홍 소장은 "사상적, 철학적인 것에 대해서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커먼스는 분명히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철학을 우리가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커먼스의 다른 목적은 나와 내 이웃를 둘러싼 자연환경까지 전체가 조화롭고 평안한 상태에 이르는 것"이라며 "좋은 삶이라고 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커먼스의 목적이지 어떤 경제성장이라든가 여타 다른 종류의 기능적인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철학적인 관점을 우리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쉐어링 이코노미와 커먼스와의 관계도 설명했다. 그는 "사용되지 않은 자원들을 플랫폼에다가 공유만 해놓는다고 해서 사용가능한 자원이 되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자원을 가지고 사람들이 새로운 삶의 조건에 맞게 그 자원을 둘러싼 사람들과 사회조직과 지자체 전체가 힘을 합쳐서 자기들이 원하는 좋은 삶이 뭐냐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먼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서울시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지점은 아래로부터 사람들이 어떤 자원을 쓸 수 있는가에도 관심을 가져야 되지만, 전부가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삶의 비전이 무엇이냐에 대해서 집단적으로 함께 토론하는 과정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실 베르지에 담당관은 "공유의 비전이라고 하는 것이 좋은 삶을 지향한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몬트리올의 경우에는 여전히 개인의 소유가 강력하게 개념적으로 자리잡고 있기 떄문에 커먼스가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소개했다. 

세실 담당관은 "공유도시와 관련 서울은 아주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 같다"며 "기후변화라든지 경제적인 시스템 변화를 위해서는 서울의 '빨리빨리'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로벌네트워크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정책입안자의 차원에서는 인내를 가지고 계속해서 실험을 해 나가야 된다"고 조언했다.     

3개 도시 간의 협업과 계획에 대해서는 지식 커먼즈를 함께 만들어 보면 어떠냐는 의견이 제시됐다. 도시농업 문제, 주거 문제, 에너지전환 문제, 모빌러티 교통순환 문제, 의복 문제 등 5개 정도의 기본적인 영역을 나눠서 각각의 도시에 어떤 솔루션과 어떤 지식들이 축적되고 있는지를 서로 토론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오픈소스 지식플랫폼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토론 참석자들은 글로벌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업을 더욱 더 활성화해야 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공유경제의 측면에서 협업네트워크가 강화되어서 단순히 지식전수 뿐만 아니라 공동대응이 강화되었으면 좋겠다는 공통된 의견을 피력했다.   

 

이진백 기자  jblee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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