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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남북협력의 중요한 돌파구되다

남한과 북한은 지난해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 차례의 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평화의 길로 천천히 전진하고 있다. 평화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경제'가 남북 경제 협력에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맞춰 지난 6일 한겨레 청암홀에서는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움'이 열렸다.  

그동안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논의되어 왔다. 그런데 사회주의의 개혁에서도 사회적경제는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북한은 1960년대 초까지 다양한 협동조합이 추진되었는데, 1948년에는 소비조합원이 520만 명으로 북한 인구의 절반이 참여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컸다. 쿠바에서도 2011년 협동조합법을 제정하고, 농업협동조합만이 아닌 제조업분야에서도 협동조합을 조직하여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도록 장려했다.
 

'사회주의 경제', '사회적경제'의 유사성과 차별성은?

이찬우 테이교대 교수 

기조 강연은 이찬우 테이교대 교수가 '평양의 협동조합 경험 및 사회적경제의 적용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사회주의 경제와 사회적경제의 유사성과 차별성에 대해 "경제에 대한 '사회적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에서 사회적 통제를 국가적 소유지배에 의한 통제로 보면 '사회주의 경제', 사민사회의 자주적인 통제로 보면 '사회적경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의 소유구조는 개인소유, 협동적 소유, 국가적 소유가 공존한다. '협동적 소유'로서 협동조합은 북한주민들에게 낯선 조직이 아니다. 과거부터 합법적으로 있어왔고, 스스로 출자하여 언제라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 운동을 주도 해온 현실 사회주의자들의 몰락으로 58년 이후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협동경리(협동단체들이 생산 수단을 함께 소유하면서 이를 경제적으로 경영하고 관리하는 활동)는 국영경리로 전환되었고, 도시는 주로 국영경리가 농촌은 주로 협동경리가 담당하게 되었다. 현재 농업, 제조, 서비스, 수신, 소비부분에서 협동조합이 존재하지만, 협동조합의 원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곳은 생산협동조합뿐이다. 향후 남한의 생협과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북한의 중앙 조직인 조선소비조합중앙위원회도 존재는 하지만 활동하고 있지 않다.

이교수는 남북경력협력 방향으로 '▲보완 ▲균형 ▲협동 ▲경쟁력'을 제안하며, 특히, "협동부분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 사업보다는 남한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과 지방자치제가 북한의 협동단체, 협동농장과 공동으로 농수산물 또는 소비품의 생산 및 공급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 협력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남북경제 정보교류 중요

김창진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 원장 ⓒ 라이프인

이어서 김창진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 원장은 '사회주의 체제의 개혁과 협동조합: 동독, 러시아, 벨라루스, 쿠바의 경험이 북한에 주는 시사점'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사회주의 국가의 역사를 통해 향후 북한의 발전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북한과 협력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점으로 '인식의 비대칭성'을 뽑았다. 자본주의시장경제 체제에서는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국가사회주체제에서는 '구태의연한, 비효율적, 관변제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또한, 남북한의 국가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이 필요한 지점으로 '농업' 문제를 이야기 했다. 농업은 근본적인 문제로 다른 부분에서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에서 농업문제는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였다. 이와 관련해 차야노프학파가 농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대안적 인식과 정책을 제시했다. 농업의 공업화, 공장식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소농의 협동조합화가 농업문제의 사회화를 향한 바람직한 방향이며, 협동조합이 경제운동을 넘어 사회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20년대 러시아 사회주의 정책의 흐름(토지개혁-농업협동화-집산화, 국영화)은 다른 사회적주의 국가(북한에서도 1950년대 똑같이 반복됐다.)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경제체제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은 조금씩 달랐는데 여기서 북한의 발전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러시아는 경제 체제의 변화 이후 농업협동조합은 주식회사 형태의 대형 영농기업으로 전환되어 농업재벌이 됐다. 반면 러시아와 국가 연합을 맺고 있는 벨라루스는 13개 소련공화국에서 행해진 국유 재산의 대규모 사유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결과 빈부격차가 적고 범죄가 거의 없는 안전된 사회를 유지하며,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동독의 농업생산조직은 서독식의 법인격만 바꾸어 대규모 농업협동조합(LPG)이 되었다. 통일이후 기존의 체제의 장점을 새로운 환경에 적용시키면서 지역사회공동체에 큰 충격없이 유지해 나갈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서독농업에서만 해당되던 EU 농업정책의 혜택도 동독지역의 농업협동조합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주었다. 

김 원장은 "남한의 사회적경제의 경험을 북한에 대입하려고하는 시도보다는 북한의 상황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향후 협동조합과 사회연대경제 관련 남북교류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장경제의 확신이 토지 투기판이 되지 않게 신중한 검토와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란덴부르크(통일전 동독)의 남쪽에 위치한 농업협동조합 'sonnewalde' 38 명의 직원이 약 2,400 헥타르의 농업 지역을 관리한다. ⓒ sonnewalde


통일 독일의 경제 성장의 핵심은 '사회적 시장경제' 

김해순 전 독일 괴테대 교수 ⓒ 라이프인

김해순 전 독일 괴테대 교수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사회적 경제의 역할과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전 교수는 "사회적 시장경제는 통일의 화폐 경제 사회통합을 위한 경제 질서의 토대로서 동서독 국가 간의 합의되었고, 이는 통일 독일의 경제를 이끄는 핵심이다"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시장경제 정책을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중간 형태로 보기도 하는데, '시장에서의 자유의 원칙과 사회적 보상 원칙을 결합한 것'으로 '질서 자유주의'의 토대에서 개발됐다. 질서 자유주의는 시장의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시장경제의 질서유지를 위한 정부의 역할도 강조하며 경제 안에서 공동체의 구축을 전제로 하는 자유주의이다. 독일은 사회적 시장경제 정책을 통해 경제둔화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안전망을 유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움'의 종합 토론에서는 남북 사회적 경제 협력 예상 모델을 다뤄졌다. ⓒ 라이프인


평양에는 자녀관리캘린더 어플이 인기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하며 익일배송이 된다!

종합토론 시간에서는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장이 '하나누리의 라선 농촌 자립 마을 추진 사례'를 ▲김영식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국장이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협력 가능성'을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대북 투자 기업에 사회적 경제 적용 가능성'을 발제했다. 이어 진행된 전체 토론에는 양동수 사회혁신기업 더함 대표, 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조유현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김재구 청와대 사회적경제위원장이 참여했다.

도현명 대표는 싱가포르 대북 교류단체인 조선익스체인지(Choson Exchange)의 할동을 포함한 북한 창업팀의 해외 방문 및 프로그램 참여를 소개했다. 북한에서는 이미 다양한 스타트업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네비게이션, 자녀관리캘린더, 콜택시(평양에 약 6천대가 운영 중)앱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고, 음식배달과 24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익일배송이 발화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공유했다.
 

'24시간 내 배송'을 홍보하고 있는 북한의 전자상점(온라인 쇼핑몰) ⓒ 메아리


토론에 참여한 이은애센터장은 "서독의 시민단체들은 동독의 자립 활동을 돕기위해 씨앗자본을 모아 동서독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지원했다. 통일의 과정에서 쟁점을 함께 고민하는 것은 다양한 기회들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내년 10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Gsef(Global Social Economy Forum)에 쿠바의 제안으로 북한의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북한이 Gsef에 참여하게 된다면 내년 12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125주년 ICA총회에서도 북한의 참석을 기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해외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성장해 온 경우가 많다. 사회적경제가 한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평화체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협력의 연결고리가 된다면, 한국만의 사회적경제를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심포지움을 더 심층적으로 다루는 자리가 마련된다. 하나누리는 '서울-평양 사회적 경제 아카데미'를 오는 23일부터 5일간 매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카페바인 필동에서 진행한다. 심포지엄의 발표자(김창진 원장, 조성찬 원장, 김해순 전 교수, 김영식 국장, 도현명 대표)들이 참석해  다루지 못한 내용을 전할 계획이다. 남북 사회적경제 협력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하나누리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송소연 기자  sysong06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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