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공정무역마을’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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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공정무역마을’로 가고 있다.
경기도, 경기도공정무역포럼에서 ‘공정무역 경기도’추진 선언 발표...전 세계 2천여곳 공정무역마을 지정
  • 2017.09.27 17:30
  • by 강찬호 기자
인천시,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가 광역단체로서 경기공정무역포럼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세계 2천여개 공정무역도시와 나란히 어깨를 견줄 수 있을까. 포럼에서 관계자들이 공정무역 경기도를 선언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경기도가 공정무역 도시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9월26일 개최된 경기도 공정무역포럼 개회식에 참석해 “공정무역 마을운동에 동참하겠다. ‘경기도형 공정무역 비전’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경기도는 연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표준을 제시해 온 경험이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 공정무역 도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도 축사를 통해 공정무역 도시 추진에 적극 협력할 것이며, 오는 10월 의회에서 ‘경기도 공정무역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용 사단법인 한국공정무역협의회 이사장도 축사를 통해 “경기도가 공정무역을 추진하게 된다면 도시의 규모 면에서 가장 큰 공정무역 도시가 될 것이다. 반드시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공정무역 경기도 추진 선포...공공조달 등 구매와 취급 확대...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 활발하게 공정무역 도시 추진...공정무역마을운동은 도시의 공정성을 묻는 운동

남경필 지사는 ‘공정무역 경기도’추진을 위한 공동선언문에서 경기도와 경기도 산하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는 매점, 카페, 식당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공공조달과 공공구매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 경기도 내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정무역을 알리고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도록 교육과 홍보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공정무역 도시 추진에는 수원시, 오산시, 양평군도 함께 동참했다. 이들 도시들은 공정무역 조례 제정, 판매처 확대, 공정무역 마을운동 교육과 캠페인 지원, 민관이 함께하는 공정무역위원회 구성, 공정무역 적극 홍보를 다짐했다. 경기도와 3개 시군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현재 공정무역마을은 전 세계에 1,979개가 있다. 한국의 경우는 국제공정무역마을운영위원회의 인증을 받은 곳은 단 한곳도 없다. 서울시가 2012년 공정무역도시를 선언하고 가장 적극으로 공정무역도시를 추진하고 있지만, 내실 있게 준비하는 것을 이유로 인증을 신청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화성과 부천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부천시가 공정무역도시 인증을 신청했다. 광역도시 중에서는 서울시와 함께 인천시가 적극적이고, 경기도가 가세했다.

반면 유럽은 공정무역 도시 추진에 적극적이다. 최근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공정무역마을위원회 컨퍼런스를 갔다 온 이강백 한국공정무역협의회 상임이사는 “최근 공정무역마을운동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천여개에 이르고 있다. 독일의 경우 최근 공정무역마을이 500여개에 이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의 경우 매년 ‘독일공정무역수도어워드’를 개최해, 그 해 공정무역 마을운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친 도시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독일 쾰른시가 수상을 했다. 900개 도시가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영국의 경우는 2001년 가장 먼저 공정무역마을 운동을 시작해, 700여개의 공정무역마을이 있다.

최근 국제공정무역마을위원회 한국 코디네이터(조정관)으로 선출된 임영신씨는 “독일의 경우처럼 공정무역 마을운동은 마을 단위 주체, 덩어리의 변화가 중요하다.”며 “도시가 더욱 공평하고 정의롭게 될 수 있도록 공정무역 마을운동이 지역 곳곳(학교, 교회, 대학 등)에서 펼쳐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씨는 “우리 도시는 공정한가라고 물어야 한다. 공정무역 제품을 거래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닌 제품에 담긴 공정무역의 가치, 정신을 확산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캐롤 윌스, 공정무역은 기후변화와 젠더 문제 해결에 적극 부응...크리스틴 젠트, 난민 장인들의 공정무역 제품 판로 개척에 주력 

이날 포럼 기조발제자로 나선 세계공정무역기구(WFTO) 명예회원인 캐롤 윌스(Carol Wills, 영국, WFTO 공동설립 및 운영위원·사무총장 역임)은 2004년 공정무역도시로 선정된 옥스퍼드시의 사례를 소개했다. 영국 공정무역도시 인증은 2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영국공정무역재단이 인증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테면 공정무역도시 운영위원회(조정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시의회의 공정무역도시 지지 결의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4가지 이상 공정무역 제품을 지역 곳곳의 판매처에서 취급해야 한다. 지역의 노동현장이나 학교, 교회 등 기관, 단체 등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지역언론 등에서 공정무역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은 공정무역 도시 인증의 요건들이다. 캐롤 윌스는 공정무역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각 나라에서 여성들의 지위를 향상시켜 성(젠더) 평등을 이룰지에 대해 공정무역이 부단히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무역 인증에 비용이 수반되는 문제와 공정무역 판로 확대 등 소비자와 연계를 강화하는 문제를 과제로 언급했다.

세계공정무역기구의 캘럴 윌스와 크리스틴 젠트가 기조강연자로 참여해 공정무역과 기후변화, 난민과 공정무역에 대해 발표했다.

또 다른 기조발제자로 나선 세계공정무역기구의 아시아 담당 사무국장 크리스틴 젠트(피플트리재단 대표, 2004~11년 WFTO 대외협력업무 담당)은 전 세계 난민문제와 관련해서 공정무역의 역할을 소개했다. 난민들이 난민의 지위에 머무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능력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현지에 적응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유엔최고난민위원회(UNHCR)와 함께 '메이드51(MADE51)' 프로젝트를 통해 난민 장인들이 생산한 공정무역 제품을 전 세계 공정무역 시장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가고 있다. 크리스틴 젠트는 “난민 수용국에서 이들이 통합될 수 있어야 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선이 아니라 이들의 제품이 교역이 되도록 브랜드화 작업을 하고 홍보 마케팅, 법률지원을 하고 여러 파트너들과 협력관계를 맺도록 하고 있다. 이들이 난민이 아니라 장인으로서 존중 받도록 하고, 공정무역의 원칙과 가치가 생산과 거래 관계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무역은 생산지의 농민들이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지원...프랑스, 로컬 유기농업과 결합한 공정무역 ‘메이드 인 프랑스’생산 

이날 포럼은 기조발제와 함께 5개 섹션으로 진행됐다. 공정무역과 사회적경제의 협력방안, 공정무역을 통한 현지의 변화 사례 등이 발표되고 토론됐다. 공정무역 커뮤니티 운동의 모범사례로 캐나다 공정무역 운동을 소개한 션 맥휴(Sean McHugh) 캐나다 공정무역단체협의체 사무국장은 캐나다의 경우 공정무역마을 인증에 대해 운영위원회의 역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사례를 소개한 가나안페어트레이드 나세르 아부파하 대표는 “공정무역을 통해 전통적으로 지켜온 올리브 농법 재배를 이어갈 수 있었다. 12년간의 공정무역을 통한 노력이 올리브 나무와 20만 가구의 생계를 살렸다.”고 소개했다. 필리핀 알터트레이드사 힐다 카두야 대표는 “공정무역, 민중교육을 통해 필리핀 네그로스 지역의 현지 노동자들의 처지가 개선되어 왔다. 지난 30여년 간의 공정무역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네그로스 지역이 공정무역마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럼 참가자가 공정무역 전시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공정무역은 공정무역 제품의 거래관계 뿐만 아니라 도시와 세계의 불공정을 개선하는 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프랑스 공정무역단체인 아르티장 뒤 몽드의 제럴드 고드레윌 사무국장은 “프랑스의 경우 기존에는 남반구에서 생산된 공정무역 제품을 북반구에서 소비하는 공정무역 개념이었으나, 2014년 ‘사회연대경제법’이 제정되었고, 이 법 안에 공정무역이 포함돼 공정무역의 가치와 관행을 새롭게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경우 ‘지역공정무역’혹은 ‘메이드인 프랑스’공정무역이라는 개념을 통해 공정무역과 로컬 농업이 함께 하는 길을 모색해가고 있다. 이는 공정무역을 통해 제3세계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자국 내 지역 유기농업과 공정무역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공정무역 시장을 확대해 가는 방식이다. 제럴드 고드레윌은 “공정무역의 수입이 한국 농민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진정한 위협이 아니다. 국제시장의 대규모 거래가 진정한 위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역에 대한 확장적 사고를 주문했다.

캐롤 윌스는 “한국의 공정무역은 영국의 시행착오를 건너뛰고 잘 해나가고 있어 인상적이다. 참여적이고, 의견을 수렴해가고 있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하고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몸소 실천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공정무역 운동에 대해 존경을 표시했다. 이날 포럼은 참가자들 모두가 ‘공정무역마을운동 캠페인을 지속해가자’고 다짐하며 마쳤다.

공정무역은 경제적으로 소외된 생산자들을 위한 기회 제공, 투명성과 책무성, 공정한 무역관행, 공정한 가격지불, 아동노동과 강제노동 금지, 차별금지 및 성평등 결사의 자유보장, 양호한 노동조건의 보장, 생산지 역량 강화 지원, 공정무역 홍보, 환경존중을 10대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경기도, 공정무역을 품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국제공정무역컨퍼런스조직위원회가 주최했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아이쿱생협, 한국공정무역협회(KFTO)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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