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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배운 기술로 공동체 만드는 '주민기술학교'

책장 속 개념이 생명을 얻으려면 책 밖으로 걸어나와야 한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연구자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관심사가 되면서 이에 대한 책 뿐 아니라 이미 시행 중인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을 자치, 지역 경제에 중점을 둔 사업을 다양하게 시행 중인 서울시는 최근 사회적 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필요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 주변에서 쉽게 사회적 경제를 접할 수 있는 각종 사업들을 시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주민기술학교다. '주민기술학교'란 말 그대로 주민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 과정이다. 

'기술학교'는 스페인 GDP의 10%, 몬드라곤 지역 인구 66%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몬드라곤협동조합'의 단초가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용 가능한 사회적 경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기술학교는 이름대로 주민들이 생업에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더 나아가 지역의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지역, 혹은 마을 기업을 만들어 사회적 경제 활동의 근원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서대문구 주민기술학교 일상편의 돌봄과정 교육을 듣고 있는 주민들 ⓒ 서대문구 마을자치센터

올해 서울 4개 자치구에서 주민기술학교가 시행 중이다. 서울 서대문구도 사회적 경제 마을자치센터를 통해 주민기술학교 과정을 시행 중인 자치구 중 하나다. 서대문구 주민기술학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관 이명희 씨는 "서대문 마을자치센터 주민기술학교에서는 일상편의 노약자 돌봄, 주거관리 등 두 가지 과정을 진행 중이다. 다른 직업 교육은 평생교육센터 등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지만, 우리 기관을 통해 진행되는 사업은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과 실습 뿐 아니라 이를 통한 지역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것까지 연결된다. 최종적으로는 협동조합 등 마을기업의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일반 직업교육과정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주택관리과정 참여 주민들이 현장에서 실습 중이다. ⓒ 서대문구 마을자치센터

서대문구 주민기술학교 주거관리와 일상편의 노약자 돌봄 과정은 8월 교육을 시작해 현재 진행 중이다. 일상편의 노약자 돌봄은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참여할 수 있고, 주거관리 과정은 이를 배우고 싶은 주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내가 사는 마을과 그 속에 사는 사람 속에서 가능한 일을 고려했기 때문에 참가자는 모두 서대문구 주민이다.

서대문 주민기술학교 매니저를 맡고 있는 신진미 씨는 "돌봄과 주택 관리에 대한 부분은 모두 마을과 연계된다. 내가 사는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돌봄과 내 지역의 주택들을 부수고 뜯지 않고 재생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 때문에 이 두 과정을 개설하게 됐다"며 "참여하시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우리 지역에서 주민기술학교를 통해 배운 내용을 실용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 일"이라고 밝혔다. 관 주도의 사회적 경제는 정치 등 다양한 환경에 의해 관심이 지속적이지 않을 수 있다. 마을에 대한 관심을 가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사회적 경제가 자리를 잡아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주택관리과정 실습생들이 서대문구의 한 빈집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 서대문구 마을자치센터

일반 주민들이 참여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아직은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는 참가자들이 많지 않을까? 신 매니저는 "그런 분들도 계시지만 꼭 사회적 경제에 대해 자세히 알고 계시지 않더라도 이미 '마을'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주무관은 "사회적 경제에 대해 생소한 분들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 과정에 협동조합 설립자를 초청한 특별 강연 등을 통해 교육이 사회적 경제의 기반이 되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울시립대에서 개설한 사회적 경제 아카데미에 교육생으로 참여해 사회적 경제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마을관리 협동조합 등 주민기술학교를 통한 협동조합 등도 실제 결과로 이어지도록 돕고 있다.

신 매니저는 "우리가 제공하는 교육 한 회 진행되는 것으로 사회적 경제가 어떤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그 속에서 전문가가 배출될 수 있고, 그것이 협동조합이나 지역 기업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속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정란 기자  inat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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