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퀘벡 공정무역 탐방기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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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퀘벡 공정무역 탐방기를 시작하며
[퀘벡 사회적경제 이야기 ①]
  • 2019.07.11 12:53
  • by 김진환 (사회적경제 국제교류센터 연구원)
04:41

'사회적경제 국제교류센터 CITIES'는 각 나라의 사회적경제간 지식 공유와 혁신의 확산을 위한 활동가들의 교류를 활성화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2016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 2회 국제사회적경제포럼 GSEF에서 참가자들의 결의로 출범했다.

사회적경제 모범사례와 관련 지식의 확산을 도모하는 '사회적경제 국제교류 센터 CITIES'와 '라이프인'이 캐나다 퀘벡주의 사회적경제의 전반을 소개한다. 공정무역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 사회적금융, 사회적주택, 돌봄 사회적기업 등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드라마 도깨비 ⓒtvN

캐나다 퀘벡은 국내에서 드라마 '도깨비'로 유명해진 곳이다. 하지만, 퀘벡은 도깨비 이 외에도 재미있는 점이 많다. 사회적경제의 모범 사례로 자주 꼽히는데, 캐나다에서 소수자들인 불어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분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스크나 까딸루냐 등 사회적경제가 발전한 지역과 비슷하다.

전직 공정무역 전업활동가로, 퀘벡의 공정무역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 곳 퀘벡지역에 온지 4년째가 되어가지만, 퀘벡 공정무역 네트워크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것은 낯선 곳에 와서 육아 대디 역할을 하면서 여력이 없던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회적경제와 공정무역 운동을 하는 시민사회의 주요 단체들이 불어 사용자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공정무역 단체에서 활동한 상임이사가 센터에 부임하고, 불어 구사가 가능한 한국인 간사가 센터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 동안 미뤄왔던 숙제 '퀘벡 공정무역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보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됨에 따라, 그 동안 미뤄왔던 일, 퀘벡 공정무역의 다양한 현장을 찾아 그 이야기를 한국의 관심있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결심을 실천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퀘벡의 공정무역 운동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자.

퀘벡의 공정무역 운동 ... 1990년대부터 태동
퀘벡의 공정무역은 1992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 정상회의(Earth Summit)가 계기가 되었다. 여기서 모인 시민사회의 활동가들은 연대, 평등, 발전과 환경을 위한 시민행동(ASEED, Action pour la solidarité, l’équité, l’environnement et le développement)을 조직했다. 1995년에 비영리 법인으로 등록했고, 1998년에는 에끼떼흐(Equiterre, https://equiterre.org)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을 시작했는데, 여기 모인 이들이 초기에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에끼떼흐의 공동 창업자 중 한 사람인 로흐 와리델(Laure Waridel)과 활동가 에릭 생피에르(Eric St.Pierre)는 공정무역의 선구 협동조합인 우시리(UCIRI) 커피 협동조합에서 농민들과 함께 2개월을 보내고 '뜻이 담긴 커피(Coffee with a Cause)'라는 책을 발간하고, 퀘벡의 공정무역 캠페인을 시작한다.

1996년에는 옥스팜 퀘벡이 에끼타(Equita)라는 브랜드로 공정무역 사업부를 시작하여 운영했다. 1997년에는 소외 계층을 위한 식당을 운영하던 비영리 단체 상트로폴이 공정무역 커피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1999년 상트로폴과 더불어 소규모 로스터인 카페리코(Café Rico)가 퀘벡 최초로 공정무역 커피 로스터가 되었다. 같은 해 지속가능한 대안적 모델로 소비자와 생산자를 다시 연결시키자는 설럽취지하에 초콜릿을 생산하는 공정무역 노동자 협동조합 라 시엠브라(La Siembra)가 설립됐다. 소매가게로는 2001년, 몬트리올에 텐 싸우전드 빌리지(Ten Thousand Village)가게가 처음 문을 열었고, 2002년에는 대중의 폭 넓은 사랑을 받는 커피 중견기업인 반 후트(Van Houtte)가 공정무역 인증 커피 판매를 시작한다.

퀘벡의 공정무역 캠페인의 특징은 '상호 협력'
퀘벡 사회적 경제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다양한 기관들 간의 상호 협력이다. 퀘벡의 공정무역 단체들 역시 상호 협력을 통해 공정무역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2009년에는 에끼따와 라 시엠브라가 공동으로 '다르게(Not the Same)' 이라는 슬로건으로 공정무역 초콜릿 캠페인을 펼쳤다.

2011년, 에끼떼흐와 옥스팜 퀘벡을 비롯한 공정무역단체들이 힘을 합쳐 퀘벡 공정무역 협회(Association québecoise du commerce équitablehttp://assoquebecequitable.org/)를 설립했다. 2017년 공정무역 협회는 에끼떼흐와 함께 '공정무역을 선택하라(Choisir Equitable)'라는 캠페인을 출범시켰다.

매년 5월에 공정무역의 달, 9월에 공정무역 캠퍼스 주간 행사를 진행한다. 그 밖에 퀘벡의 주요 공정무역 캠페인으로 공정무역마을 운동이 상시 운영되는데, 실천 목표를 정하고 달성을 인증 받는 방식으로 공정무역 캠퍼스, 공정무역 학교, 공정무역 마을, 공정무역 행사, 공정무역 일터, 공정무역 종교모임 등이 있다. 이런 여러 가지 공정무역 캠페인 중에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이 학생들이 운영하는 공정무역 협동조합, 마가쟁 두 몽드(Magasin du Monde)이다.
 

공정무역 상점을 운영 중인 학생들 ⓒ불어사립중고등학교(Établissement d'enseignement secondaire privé de langue française)

퀘벡의 공정무역운동은 인접한 미국의 공정무역 운동과 더불어 불어권 유럽의 공정무역 운동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했다. 퀘벡 공정무역 운동의 독특함은 이와 같이 여러 지역의 사례들을 현지에 맞게 적용시키면서 발전해왔다는 데 있는데, 다양한 지역의 공정무역 사례를 배우면서 발전한 한국 공정무역의 발전 전략에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마가쟁 두 몽드 소개와 연차총회 참관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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