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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분리수거 업사이클링보다 '거절'이 먼저예요['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친환경 잡지 'SSSSL(쓸)'의 배민지 편집장 인터뷰]
1회용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는 장터 '쓸어담장' 개최하면서 잡지 '쓸' 팀이 손수 만든 행사 장식. 에코백과 택배박스, 낡은 종이봉투 등을 이용해 만들었다. [사진출처=쓸 인스타그램]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애초에 쓰레기를 가능한 만들지 않아야
관심·마음먹기·거절·격려가 세상 바꿀것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실천하고 싶어 잡지를 만들게 됐어요. 예전에는 이 주제에 관심 갖는 사람을 찾는 자체가 어려웠거든요"

매거진 <SSSSL(이하 '쓸')>의 배민지 편집장의 잡지 창간 계기다. '제로 마켓'을 차리려고 하다가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아 먼저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대해 알려야겠기에 잡지를 만들게 되었다는 얘기다.

■ 들어는 봤니 '제로 웨이스트', 본적은 있니 '제로 마켓'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란 일상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 하자는 사회적 운동으로 비닐없이 장보기, 1회용 물품 사용하지 않기 등 일상의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생활방식을 뜻한다.

'제로 마켓'이란 판매 과정에서 불필요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마켓으로 과일이나 야채 등은 소비자가 가져온 시장바구니에 담아주고 두부나 반찬 빵 등은 가져온 용기에 담아주는 등 판매 과정에서 포장 쓰레기를 일체 배출하지 않는 가게를 의미한다.

제로 마켓에서는 일반적으로 깨소금 100g, 미나리 한 줌, 사과 한 알 이런 식으로 양념이나 채소 등을 모두 고객이 원하는 만큼 판매한다. 판매자들은 용기가 없는 고객들에게는 보증금을 받고 대여해 주기도 한다. 1회용 포장지에 담아달라는 고객에게는 물건을 팔지 않는다.

제로마켓에서는 식품을 소분해서 포장판매 하지 않는다. 고객이 원하는 만큼 무게를 달아 판매하며 고객이 가져온 에코백이나 용기 등에 담아준다. 음료수도 1회용 컵이 아닌 고객이 가져온 텀블러에 담아 준다. 제로마켓 홍보를 위해 열린 '쓸어담장'에서는 쓸 독자들에게 에코백이나 텀블러 등을 기증받아 포장지로 활용했다.  사진제공=쓸

조금 낯선 단어들이기는 하다. 대체 어느 정도였기에 잡지까지 창간하게 되었을까?

"어려서부터 주위에서 물이나 휴지 등을 과하게 쓴다거나 물건을 불필요하게 많이 사는 것을 보면 마음이 불편했어요. 하지만 왜 그럴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죠. 환경 문제에 전혀 관심도 없었고요. 그러다가 비 존슨의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2014년 발행)'라는 책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았어요. 무엇이 문제였는지도 깨달았고. 그때부터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됐죠.

하지만 주위에 제로마켓이나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말할 사람이 아예 없었어요. 답답해서 환경단체를 찾아갔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환경단체들도 원자력 녹조현상 대기오염 등 큰 문제에 집중하고 있었죠. '과자 좋아하는데 쓰레기 때문에 과자 못 먹겠어요.' 라고 하면 다들 '뜨아'하는 표정으로 '관심이 너무 국소적이네요'라는 반응이었으니까요.

업사이클링 업체에서도 근무했지만 내면에 갈등이 있었어요. 모두가 환경을 생각해서 업사이클링을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재밌고 예쁘니까 하는 사람들도 있고. 제품을 조립해서 만들다보면 결국 재활용이 어려워지니까요.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고 소비한다는 점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고 느꼈어요.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공감대를 나누고 싶은 갈증이 점점 심해졌죠. 그런데 혼자 하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고, 내가 살림 고수도 아니니 가족들이 동참해주지도 않았고요. 같이 얘기하고 함께 제로 웨이스트를 시도해 볼 사람들이 있었으면 했어요.

이 문제에 관심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일상속의 실천이 정말 재밌었거든요. 이것저것 만들어보면서 쓰레기도 줄고 마음도 편하고 내가 이렇게 즐거운 데 현실적인 한계로 포기하게 되는 것은 정말 싫었어요. 제로 웨이스트를 혼자 하면 지치게 되거든요.

내가 주위 사람들을 보고 불편한 것처럼, 주위에서도 내가 커피숍에 갈 때 텀블러를 챙겨가는 등 남다르게 행동하면 불편해해요. 왜 그러냐고 계속 물어보고요. 그때마다 설명하는 것도 지치고, 설명해도 공감해주는 사람도 없고, 나의 불편한 감정을 말할 수도 없죠.

지금은 속이 시원해요. (하하.) 주변에서도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니까 알게 모르게 조금씩 신경 써 주는 것 같고요.

원래 계획은 제로 웨이스트 벌크샵였는데 사회적인 분위기가 안되니 먼저 '내 얘기를 해보자'라는 차원에서 잡지를 시작했고, 그게 2017년 하반기였네요. '잡지 사업을 하자'라는 의도는 아니었어요."

■ 그런데 생활 쓰레기를 어떻게 줄이지? 쇼핑 하지 말라고? ㄷㄷㄷ

그렇다면 일상에서 쓰레기 줄이기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커피 한잔을 마셔도 일회용 컵과 뚜껑, 일회용 컵홀더에 일회용 빨대가 순식간에 소비된다. 쿠키 한 상자만 사도 삼중 포장에, 마트나 시장을 갔다 오거나 택배라도 오는 날에는 순식간에 비닐과 플라스틱이 수북하게 쌓인다.

하루에 생산하는 쓰레기를 체크해보자. 의외로 많다는 것에 놀라고, 그 중에 상당 부분이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발생한다는 데 다시 놀라게 될 것이다.

누구나 불필요한 포장을 조금만 줄여도 비닐과 플라스틱 등 생활 쓰레기 배출량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포장과 배송은 편리하고 상당부분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지점에서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는 것으로 현실과 타협한다.

문제는 분리수거를 해도 재활용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재활용을 위해서는 재질별로 분리되야 하는데, 완벽하게 분리되지 않은 경우 하역장에서 다시 쓰레기장으로 보내진다. 1회용 종이컵을 재활용하려면 컵 내부의 코팅지를 제거하고 버려야 하는 식이다. 로봇장난감을 버리려면 모든 부품을 일일이 분해해서 종류별로 버려야 한다. 다양한 색상과 재질의 플라스틱의 경우 색상 재질별로 분해돼야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실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지만, 알고 난 뒤에도 이런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 배 편집장이 쓸을 창간한 이유이기도 하다.

■ "마음먹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의지만 있으면 실천 방법은 정말 많아요"

쓸에는 일상 생활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제로 웨이스트) 팁들이 가득하다. 배 편집장의 실제 경험이 담긴 기사들이기도 하다. 그는 잡지 발행 전까지는 단어 그대로 '제로(쓰레기 배출이 없는 수준)' 웨이스트를 실천했다.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의 저자 비존슨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4인 가족인 그녀의 집에서 1년간 배출하는 쓰레기는 놀랍게도 고작 유리병 한 병 분량이다.

저서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왼쪽 사진)에 실린 비 존슨(가운데 사진) 가족이 1년에 배출한 쓰레기 총량(오른쪽 사진). 이 책에는 미국의 한 가족이 몇 년에 걸쳐 쓰레기 없이 살기를 실천하면서 시도한 여러 가지 실험과 시행착오, 그 결과 알아낸 효율적인 방법들이 상세하게 기록되어있다. 그녀는 대부분의 일상용품을 직접 만들어 쓰고 있고, 본인이 생산한 모든 물품을 재활용과 재사용 퇴비만들기로 순환시키고 있다. 그리고 집으로 오는 전단지 등 원치 않는 쓰레기는 '거절하기'를 통해 애초에 발생시키지 않는다. 비 존슨은 지난 5월 25일 내한해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쓸은 그날 친환경 부스를 운영(잡지판매)했고, 배 편집장은 비 존슨과 함께 강연자로 기자회견과 실천 사례 소개 등에 참가했다.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정말 재밌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해보니까 이런 점은 좋았고 이런 점은 불편했다 등등 나의 경험을 최대한 솔직하게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고요.

제로 웨이스트가 완전히 쓰레기를 배출하지 말자는 ‘ZERO'도 아니예요. 전체적으로 조금씩 덜 소비하고 쓰레기 배출도 줄이자는 거죠. 그래서 마음먹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일단 마음을 먹으면 쉽든 어렵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실천할 수 있으니까요. 쓰레기 배출을 완전히 줄이라는 건 개인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거죠.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가 꼭 필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꼭 해야 돼'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로 라이프라는 것이 라이프 스타일인데,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니까요.

내 경우만 봐도 잡지 만들기 전까지는 정말 '제로' 웨이스트가 가능했어요. 지방에서 살았고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죠. 그런데 서울에 오니 대체로 지방보다 바쁘더라고요. 그리고 잡지를 출판하면서 정말 바빠져서 오히려 지금 '제로' 웨이스트를 못하고 있어요. (하하.) 나도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있겠어요."

■ 뭔가 다른 배 편집장의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못해서 이 정도'

겸연쩍게 웃으면서 예전처럼 '제로' 웨이스트는 못한다고 쿨하게 인정한 배 편집장. 하지만 그의 삶이 범상치 않다는 것은 조금만 대화를 나눠보면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휴지 대신 손수건을 사용한다거나, 아크릴 수세미라든지 비닐봉투 등 미세 플라스틱이 될 만한 것들은 일상에서 아예 쓰지 않거나, 장볼 때 반드시 장바구니나 용기를 준비해 포장 없이 물건을 사 오는 정도의 일상은 기본이다.

그를 만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그의 명함. 얇은 재생지에 스탬프로 찍어 만든 명함에서 그가 지향하는 바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사무실에서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제로'. 식사는 직원들과 도시락을 나눠먹는다.

'쓸' 사무실 앞에서 이번에 발행된 쓸 4호를 들고 있는 배민지 편집장(오른쪽 사진)과 그의 명함(왼쪽 사진).

잡지 쓸도 표지와 내지 모두 재생지를 사용하고 있고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콩기름 잉크의 경우 일반 잉크처럼 유기화합물 노출 위험도 없을 뿐 아니라 종이와 잉크 분해가 용이해 재활용에도 편리하고 폐기할 때 분해도 쉽다고 한다.

그는 물건을 새로 사야 할 때마다 결정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불필요한 소비가 아닐까 꼭 사야 하는 물건인가 고민이 많아서다. 당연히 잡지 재발행에도 조심스럽다.

"2호가 절판된 지 꽤 됐는데 찾는 분들이 간간이 있으세요. 수익을 생각하면 많이 찍어서 많이 팔면 좋겠지만 그렇게 못하겠어요. 꼭 필요한 분들께는 돌려 보라고 말씀드려요."

다양한 방법으로 제로 웨이스트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도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해 쓰레기 없는 '알맹@망원시장'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망원시장은 하루 평균 1만여명이 방문하는 대형 시장. 이곳에서 그는 다른 환경전문가들과 함께 비닐 포장지 사용을 줄이자고 상인들을 설득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흙 묻어서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던 상인들은 차츰 그 취지에 공감했고 16명이 참여했다.

소고기를 손님이 가져온 유리 용기에 담아줬고 견과류도 손님이 내민 에코백에 그대로 쏟아 넣었다. 이런 쇼핑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포장된 채로 사가라'던 다른 상인들도 두 달간 계속된 일회용품 없는 장보기 실험을 지켜보며 조금씩 취지에 공감했다.

올 3월부터 5월까지 8주간 은평구 주민들을 상대로 '제로 웨이스트 살롱'도 개최했다.  제로 웨이스트 대안생활을 실천하는 과정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자리였다.

이달 1일에는 서울시·평화문화진지와 함께 평화문화진지에서 '1회용품 없는 장터-쓸어담장'도 열었다. 친환경 물품을 파는 상인 외에 참여하는 일반 상인들에게는 장터 개최 전 취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비닐봉투 대신 고객들에게 상품과 음료를 담아 줄 에코백과 텀블러 등은 쓸 구독자들에게 기부받아 제공했다. 

이에 판매자들은 행사 당일 고객들에게 장터 취지를 설명하고 에코백이나 종이백 등에 물건을 담아 판매했다.

그 외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제로 웨이스트 문화에 대해 알리는 등 잡지를 출간한 이후 2년이 채 안되는 기간임에도 다양한 활동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다행히도 행사 때마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요. 제로 웨이스트 살롱을 열었을 때는 ‘우리도 참가하고 싶다’며 섭섭해 하시는 다른 지역 주민들이 많았어요. 기회가 되는 한 다른 지역에서도 살롱을 계속 개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공감은 중요해요. 비 존슨 작가님도 한번에 쓰레기를 ‘0’수준으로 줄인 게 절대 아니예요. 가족이 똘똘 뭉쳐서 수없이 시도했고, 주변의 도움이 있었죠. 나도 지금 제로 웨이스트 못하지만 만약 주변에서 같이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지금 분위기가 형성되고 되고 있는 것 같아 기뻐요. 내 행동을 보고 '정말 특이하다'는 반응도 많이 줄어들었고, 제가 텀블러 들고 다녀도 덜 불편해 하시고요. (하하.)

'쓸어담장' 같은 경우도 판매자나 소비자 반응이 예전과 사뭇 달라졌어요. '알맹'을 개최할 때만 해도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취지를 이해시키는 자체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취지를 모르고 오신 고객들도 그렇게 낯설어 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하는 데도 있네.' 이 정도 반응였죠.

앞으로 제로마켓을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포장을 줄이는 만큼 가격을 싸게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결국 경제적인 메리트가 따라와야 판매자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확산시킬 수 있는 것 같아서요.

다른 제로마켓의 경우 주로 품질 좋은 친환경 농산물 등을 판매하는데 비싸서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아요. 개인들에게 그런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고요.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접점을 찾고 있어요."

제로 마켓 '쓸어담장'에 마련된 보증금을 받고 텀블러와 일회용기를 빌려주는 부스(왼쪽 사진). 이날 주민들이 오가며 물건을 샀지만 일회용 비닐봉지 등을 들고다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오른쪽 사진).  사진제공=평화문화진지

■ "제로 웨이스트 시작은 불필요한 쓰레기를 거절하는 것...용기내서 단호하게 거절하세요."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은 지난 4월부터 배민 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일회용 수저, 포크를 함께 받을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배민은 이런 기능을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일회용품 안 주셔도 되요", "수저 안 받을게요" 같은 메시지를 남기는 이용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송 업계에도 플라스틱이나 비닐 대신 종이 박스에 담는 친환경 포장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는 고객이 거절하고 요구하지 않는 한 판매자가 먼저 시도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거절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상인들은 포장제를 줄이면 비용이 줄어드니 좋아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예요. 손님이 거부감을 가질까바 걱정이 많죠.

그래서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쓰레기를 처음부터 단호하게 거절하는 용기를 내는 것이 중요해요.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런 가치가 중요하고 소비자들이 원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니까요. 전체가 다 바뀌지는 않더라고 그렇게 하는 곳이 있어야 하고요.

우리는 쓸을 종이봉투에 담아 배송해요. 그런데 독립서점에서도 쓸을 판매했거든요. 독자들이 항의를 많이 했나바요. 사장님이 ‘배송 클레임이 많은데 어떻게 할거냐’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비닐포장이 생략되기도 했고요. 우리 독자분들은 감사하게도 종이 포장을 더 좋아해 주세요. 대형서점의 경우는 아쉽지만 우리가 배송에 관여할 수가 없었어요."

■ "혼자 시작한 잡지...지금은 직원 셋에 서포터즈까지 생겼죠"

잡지 만드는 것 하나도 만만치 않을 텐데, 크고 작은 활동들이 끊이지 않는다. 바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잡지를 만드는 것이 이렇게 바쁘고 일이 많을 줄 알았으면 시작 안했을 것 같다. 정말 모르고 시작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인복이 많은지 정말 힘들다 싶을 때마다 '저도 같이 해요~', '도와드릴게요.' 하면서 사람이 붙더라고요. 하하. 지금 우리 회사 식구가 셋이예요. 자원연계와 행정사무를 담당해 주시는 분, 프로젝트 매니저와 디자이너 이렇게요. 지금까지는 혼자 원고를 담당했는데 4호부터는 서포터즈도 생겼죠.

잡지 쓸 사무실에서 만난 배 편집장(맨 왼쪽)과 직원들.

고생스럽긴 해도 독자분들이 내용도 편집도 점점 더 좋아진다고 피드백을 주실 때마다 감사하고 기쁘고. 잡지 홍보도 인스타그램으로만 하는데도 독자분들께 이번 '쓸어담장' 행사에 에코 백 등 기증을 부탁드리는 공고를 올렸더니 차고 넘칠 정도로 보내주셨어요. 정기구독도 4호부터 오픈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벌써 100명이나 등록해 주셨고요. 응원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독자분들 정말 감사드리고요. 이렇게 소통하는 것이 정말 좋아요."

■ '제로 웨이스트'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찾아보자! 생각보다 많을지도~

배 편집장은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시작은 못한 혹은 갓 시작한 초심자들에게 권해줄만한 제로 웨이스트 팁을 달라는 질문에 "SNS를 활용하라"고 답했다.

"SNS가 좋은 점이 작은 실천을 SNS에 올리면 공감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줘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죠. 그리고 그런 뿌듯함이 제로 웨이스트를 계속 할 수 있는 힘이 되요.

살롱을 개최하는 이유도 그런 거예요. 비닐이나 플라스틱은 너무 쉽다보니까 안 쓰기가 정말 힘들거든요. 그래서 한번 스스로 라이프 스타일을 돌아보고, 할 수 있는 범위를 체크해보고 성공담 실패담 등 경험을 공유하다보면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어요."

매거진 '쓸'에 실린 제로웨이스트 카페 지도.  출처=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agazine.ssssl/

그래서일까. 제로웨이스트로 검색해보니 경험담을 상세히 적어놓은 포스팅이 상당히 많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좋아요'도 꾹 눌러본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상설 제로마켓이 있을까 했는데 검색해보니 한달에 한번이지만 연희동 친환경 카페 보틀팩토리에서 제로마켓 ‘채우장’이 정기적으로 열린다고 한다. 제로 웨이스트 문화가 조금씩이나마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제로 카페도 지난해 기준 20여 곳에 달한다고 한다.

쓸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agazine.ssssl/에 가도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관한 꿀팁들이 가득하다. 배민지 편집장의 지난 활동도 확인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배출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상의 소비생활에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겠지만 '쓰레기를 이렇게 많이 버려도 되나' 싶어 마음이 불편할 때도 간혹 있다. 그렇다면 쓰레기 배출을 조금 줄여보는 건 어떨까?

시장 볼 때 비닐 몇 장씩만 줄여도 1년치를 계산해보면 상당한 양이다. 생각해보면 구겨 쥐면 한줌도 안 되는 가벼운 보자기 가방을 핸드백 한 구석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것이 그렇게 힘들거나 귀찮은 일은 아니다. 실천이 안되는 이유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다.

중간사이즈 검정비닐봉지 하나가 175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더구나 미세 플라스틱은 체내에 쌓인다.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연간 132kg.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는 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지금 당장 작게나마 조금씩이라도 지구에 매너를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 지구에 매너를 지키는 잡지 '쓸' 소개

지난 달 발행된 쓸 4호(왼쪽 사진)와 기존 발행됐던 쓸 1~3호(오른쪽 사진). 사진출처=쓸 인스타그램

SSSSL(쓸)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Small) 느리지만(Slow) 지속가능(Sustainable)한 사회(Social life)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잡지라는 뜻이다. 3개월에 한 번 발행되며 지난달 4호가 출판됐다. 

1호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2호 쓰레기 대란에 대처하는 자세
3호 카페-일회용 컵 없는 생활
4호 손수건-지구에게 건네는 손수건

김지현 기자  apolloni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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