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 왜 북한경제와 협동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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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 왜 북한경제와 협동해야 할까?
신간 '북한경제와 협동하자' 톺아보기 - 저자 이찬우 테이쿄대 교수 인터뷰
  • 2019.05.22 18:17
  • by 송소연 기자

지난해는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되는 해였다. 남북정상 회담이 3차례 열렸고, 남북선언이 채택됐다. 문재인대통령은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들에게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 갑시다"라고 인사했다. 

하지만, 현재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로 어려운 상황을 비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비핵화가 더디게 가더라도 이제 한반도의 민족경제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이데올로기를 넘어서 민족의 생존의 문제다. 남북 간의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북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떤 관점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신간 '북한경제와 협동하자'의 저자 이찬우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1 이번 책에서 '자력갱생(자강력)', '민족경제', '사회적경제'를 키워드로 북한경제를 분석하셨습니다. 북한경제는 현재 어떠한 상황이며,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올바른 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북한 경제가 현재 잘 돌아가고 있다고는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해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겠지요. 미국을 위시하여 일본과 한국이 전면적인 경제제재를 하고 있고 유엔안보리의 제재결의로 중국까지도 경제 제재를 하고 있는 것은 북한 경제에 큰 압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압력으로 인해 북한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북한 경제의 붕괴, 더 나아가 북한 체제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북한 경제는 한국 경제와 달리 수출 지향적 공업화 정책을 채택하지 않고 내수 중심의 민족 경제, 사회주의 계획 경제를 지향해 왔습니다. 그래서 대외 경제 관계가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북한 정부가 자력갱생을 초기부터 추진했고 지금 다시 강조하고 있는 것도 자강력이 경제의 중심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내 자원인 석탄과 전력, 지하자원을 가지고 자체의 힘으로 버텨보자는 것이지요. 그런데 원유가 나지 않고 생산재가 부족하고 원료 부품도 부족한 상황에서 필수적인 물품을 국제 사회와 교류와 협력을 통해 보장하려 하지만, 외화 조달원이 제재로 끊기고 있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경제가 붕괴 상태로 가지 않는 또 하나의 요인이 사회적 경제가 실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사회주의적 보장해주지 못해도 백성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시장은 물론이요 자체의 자주적인 조직 질서를 협동조합 등을 통해 유지하면서 상호부조의 협동질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 주목해야할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남비료연합기업소 포스터


Q2 실사구시 관점에서, 북한 경제와 관련하여 남측에서 잘못 알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북한 경제라고 하면 공산주의이고 스탈린식 사회주의 계획 경제가 전면적이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가 남한 사회에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공산주의를 헌법에서 삭제하였고, 사회주의를 실시하지만 동시에 소비재 부문, 지방 공업 부문을 시장의 기능을 활용하여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 경제]에 가깝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또한 집단주의의 틀을 벗은 중국식도 아닙니다. 북한은 농촌에서 협동농장의 틀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에선 인민공사 집단주의가 내려먹이기식 관료적 실시로 실패한데 비하여 북한은 주민들의 자주적인 농촌협동조합이 협동농장으로 견인된 결과로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협동농장의 운영에서 평등주의라는 잘못이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이를 개혁하여 농민들의 자주적인 영농의식을 일깨우려는 포전담당책임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 경제는 어떤 고정된 관념의 산물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고 보아야합니다.
 

Q3 자본주의 경제에서 대안 또는 보완 개념으로 나온 사회적경제가 사회주의경제에서 적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회주의 경제에서 국가의 기능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대안적 기능의 하나는 시장 기능이며 다른 하나가 사회적 경제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는 시장에서 초점을 맞추어 시장화 또는 시장 경제화로 국가 지배가 약화되는 것을 방향으로 설정하고 분석해 왔습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다른 하나인 사회적 경제 기능에 대해서는 그 실태가 시장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유화로 가는 시장이 아니라 공유 경제를 보완하는 사회적 경제가 북한 사회주의 경제에서 존재하고 있음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협동적 소유로서 사회적 경제 부문인 협동조합이 북한 주민들에게 낮선 조직이 아니라 과거부터 합법적으로 있어왔고, 스스로 출자하여 언제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국영경리와 시장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그리고 개인 소유, 협동적 소유, 전 인민적 소유가 공존하는 북한의 소유 구조에서 협동적 소유에 따른 협동조합이 시장 속에서 또 따로 존재하며 북한경제를 안정화하는 중요하는 기제가 된다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신의주 초물(왕골공예품) 생산협동조합 소개영상물(사진출처-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Q4 북한의 평양과 지방의 극심한 경제 환경의 차이로 마치 두 개의 나라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남한은, 특히 남한의 사회적경제는 어느 곳을 어떠한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까요? 구체적으로 생각하시는 지역과 산업, 사업 아이템이 있으신지요?

여러가지가 있지요. 보건의료분야도 중요하구요. 환경분야도 중요합니다. 북한의 지방도시는 수질, 대기 등의 환경처리가 미숙합니다. 기본적으로 한반도는 환경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 북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실제로 환경을 개선하는 일을 ‘돈주’들이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돈주들은 대체로 약5천명 정도로 그중 80% 약 4천명이 여성입니다. 북한의 돈주들은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어느 사회나 여성들이 지닌 사회적 역할이 있습니다. 여성들은 돈이 생기면 가족을 위해 이웃을 위해 사용합니다. 북한의 돈주들은 국가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분을 스스로 자발적으로 메꿔주고 있습니다. 제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식을 위해서 마을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아직 모델로 정착이 되지 않았고, 개인의 의지와 사회주의를 교육을 받아 당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사회적 경제로 해석해주고,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금융과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환경, 생태, 건강권 문제까지 지방이 주요하게 해결해야하는 과제이고, 남한이 높은 관심을 가지고 해볼 수 있는 사업입니다. 사회적기업이 경제성을 가지느냐는 한 번 더 따져봐야겠지만, 그런 것을 경제모델로 만들어가는 것을 생의 목표로 둔 사람들이 많이 나와 주면 좋겠습니다.
 

Q5 남측에서는 남북경협을 공리공영을 위한 상호 협동 과정으로 이해하기보다 ‘퍼주기’라고 오해하면서 비용 걱정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람직한 남북경협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남북경헙은 전체적으로 보면 [퍼주기]는 커녕 [퍼오기]에 가까웠습니다. 개성공단의 경험은 투자기업에게는 폐쇄라는 정치적 리스크만 없다면 땅 집고 헤엄치며 돈 벌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에게 주는 임금이 중국 노동자의 임금의 1/5 이하에 불과한 수준임에도 그 돈이 북한 당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급된다는 것만 가지고 퍼주기고 핵개발에 쓰인다고 공단을 폐쇄하였습니다.

앞으로 바람직한 남북경협의 방향은 남북한의 산업간 상호 보완성을 확대하고, 균형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며, 주민생활의 수준을 공동으로 높이고, 남북이 협력하여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를 정리하면 ①보완, ②균형, ③협동, ④경쟁력 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완 부문은 남북간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보완하는 유무상통이지요.

그리고 균형부문은 한반도 민족경제의 균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북한경제의 생산력 향상,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남북연계 (육로확충, 전력공급, 해상항로 연결), 산업표준체계 공유, 한반도의 균형 있는 산업배치 같은 분에서 협력하는 것입니다.

또한 협동부문은 북한에 협동적 소유를 기초로 하는 협동단체와 협동농장이 주민의 생활수준을 자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기 위해 남북이 협력하는 부문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생산협동조합이 생산하는 다양한 물품을 남한의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이나 생협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역방향으로 남측 생산품을 북측의 협동단체 직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생산 및 유통에서 협동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쟁력 부문은 남북이 협력하여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가진 최대의 생산요소는 자립의 원천인 기술노동과 자원이고 남한의 산업구조는 수출형 중화학, 전자, IT산업 위주의 산업구조입니다. 경쟁력은 북한만이 대상이 아니라 남한의 산업발전도 함께 추진하는 것 이어야합니다. 즉, 남한이 현재의 산업구조 내에서 고부가가치를 확대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는 신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재편으로 나가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적정한 '현금흐름(Cash Flow)'과 '고용'을 확보하고 유지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로 범용 산업부문에서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을 통해 이 부문이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가진 산업으로 보존되고 현금 창출원(Cash Cow)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전략적 산업부문에서 남북이 협력하는 것입니다. 전략적 산업이라 하여 첨단산업을 떠올릴 수 있지만 나라와 민족의 미래 경제를 지키는 산업이 전략적 산업이다. 남북이 함께 전략성을 갖는 산업부문으로는 에너지 및 소재, 그리고 식량분야가 있겠습니다.
 

Q6 최근 북측에서는 자강력을 통한 경제발전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서 보아야 할 부문이나 사안이 있다면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석탄에서 석유화학산업의 하류부문인 에틸렌, 프로필렌 같은 화학제품 생산 뿐 아니라 가솔린 등 석유를 생산해내는 이른바 [탄소하나] 산업을 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이라고 북한도 크게 선전하고 있습니다만, 이를 안정적으로 대량생산으로 이어지도록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석유 안 나는 한반도에서 갈탄을 가스화해서 수소와 반응시켜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의 채산성 등을 더 연구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탄소하나(C1)화학은 탄소 수가 1개인 화합물을 출발원료로 하여 여러가지 유기화합물들을 합성하는 화학이다.(사진출처-북한 중앙TV)


Q7 마지막으로, 남북경협 전문가로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평화와 통일이 실현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이유는 너무도 간단합니다. 평화와 통일이 안 되면 일자리는 더욱 사라집니다. 한국 경제는 전환기입니다. 3D업종은 외국인들에게 내주고 고등 실업자들은 넘쳐납니다. 중소기업은 이윤율 하락으로 대기업은 수출 악화로 고용을 늘리지 않습니다. 개방 경제를 외쳐왔던 미국조차 트럼프정권은 보호 무역으로 가고 있고 해외에 나갔던 투자 기업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에너지 자급이 되고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바야흐로 개방 경제가 벽에 부딛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방 경제가 유지되어야 한국 경제가 살아남습니다. 폐쇄 경제로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습니다. 다만 자립형 개방경제는 젊은이들에게 힘이 됩니다. 무엇을 개방하고 무엇을 자립해야하는가를 찾아야합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한국경제가 에너지에서 자립을 추구하고 부존자원과 범용기술, 그리고 신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민족경제공동체를 만들어 넓은 시장과 튼튼한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북한과 보완하고 균형과 협동 그리고 경쟁력을 갖추는 평화경제체제만이 1억 시장 규모의 소비력과 생산력을 끌고 나갈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긴장, 논란보다 장기적인 평화경제의 이점을 생각 하는 것이 젊은이들이 가질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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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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