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협력시대는 미리 준비해 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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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협력시대는 미리 준비해 나가는 것"
김연명 항공안전기술원장 초청 강연회
  • 2019.05.15 10:43
  • by 이진백 기자

한반도와 동북아에 세차게 부는 변화의 바람은 북한경제와 남북경제협력(경협)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삶 가운데 가장 주요한 이슈 중 하나가 경제인데, 흥미롭게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경협이 국민의 삶을 바꿀 새로운 모멘텀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향후 30년간 남북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 2017년 말에 내놓은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 보고서를 인용한 전망이다. 해당 보고서는 향후 30년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효과를 169.4조원으로 추산했다.

북한의 경제개방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회장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10~20년간은 한반도에 뜨거운 시선이 쏠릴 것"이라며 "북한은 천연자원이 많고 교육수준이 높으며 저임금 노동력도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남북경협은 한국 경제가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회의 측면과 도전의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한반도와 세계가 격동기에 들어선 지금, 기존의 관성에 기댄 공리공론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 근거해 한반도 전체가 상생하는 방향을 향해 고민하고 기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남북관계는 강대국에 사사건건 의존할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민족적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의 힘으로 함께 해결해나갈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남과 북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는 민족적 의무, 도덕적 당위에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북한사회가 갖는 자강력과 저력, 잠재력을 실증적으로 파악할 때 도출되는 전략적이고 논리적인 결론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협력과 통일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다. 상황이 갖춰졌을 때에나 비로소 움직이겠다는 수동적인 발상을 버리고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길을 열고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북한경제와 협동하자'(시대의창 출판)란 책을 쓴 테이쿄 대학 이찬우 교수는 앞으로의 남북경협은 말 그대로 민족경제를 발전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①산업의 상호 보완성 ②균형적 경제 발전 ③사회적경제라는 교집합에 주목 ④범용 산업과 전략 산업 분야에서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케인즈는 100년 전 1919년, <평화의 경제적 귀결 Economic Consequences of the Peace>을 통해 전쟁을 압도하는 평화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엔 제재가 풀리지 않아서, 북미 관계가 풀리지 않아서 남북경협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 박자 늦게 쉬워 보이는 길만 가려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절대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구을)은 14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김연명 항공안전기술원장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

'섬이 아닌 대륙의 관문으로, 하늘길을 열다'란 주제로 개최된 이날 강연회는 송영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사)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가 주관했다.

남북한 교류는 몇 가지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인해 지난 10여년간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였으나 2018년도 및 2019년도의 연이은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 조짐 등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 협력방안을 사전에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크게 증대됐다. 

남북한 교통협력 중 철도, 도로 등은 인프라를 단시일 내에 구축할 수 없는 반면, 항공교통은 공항, 항행안정시설, 공역 등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단기간 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에서 여러 가지 대안을 수립하고 단계별로 실행해 나가는 고도의 전략도 요구된다.  

강연자로 나선 김연명 원장(항공안전기술원·사진)은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한 항공분야 협력과제'를 주제로 ▲최근 한반도 정세의 변화, ▲북한 항공교통부문 현황, ▲남북한 항공협력방안, ▲한반도 항공교통의 비전 등에 대해 발표했다. 

김 원장은 "도로, 철도는 선의 교통으로 단시간에 구축이 어려운 반면 하늘길은 점의 교통으로 협상을 통해 남북교류가 되면 가장 빨리 추진할 수 있는 교통"이라며 "(남한의 항공이) 교통량으로 봐서도 현재 세계5위 이지만 남북협력이 된다면 3,4위권으로 도약이 가능하고 이 과정에 많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남북간 합의와 협력을 통해 북한의 순안, 삼지연, 갈마(원산)비행장 등이 남북항공교류에 최적지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한 항공협력체계 검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 항공교통부문 현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필요로 한다"며 "북한의 항공부문을 총괄하는 민용항공총국의 역할과 임무, 북한의공항에 대한 이해, 북한의 항공기 보유현황, 항공노선망에 대한 분석, 남북한 항공노선이 개설되었을 때의 신뢰성 있는 수요예측 그리고 항공안전과 기술의 수준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한 항공협력 과제는 한반도 항공교통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고 북한과의 관계진척에 따라 단계별로 시기를 나누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계별로 2020년까지 교류협력 준비단계, 2025년까지 화해협력단계 그리고 2025년 이후 한반도 단일항공망 구축단계로 들어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정부차원에서는 ▲남북한간 항공협의서 체결 ▲남북한 경제협력기구 내의 항공당국간 협의기구 설치(항공부문의 교류확대를 위한 법령의 정비와 협력모델을 제시) ▲남북한 항공노선망 연계 강화 ▲기술지원과 기술협력(공항시설의 확충, 운송, 정비, 통신 등)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간차원에서는 ▲단일화된 항공법령 체계 ▲남북한 항공사 간에 업무와 교류 증대 ▲남북한간 직항 정기항로 개설 ▲합작회사의 설립 및 공동운영 방식(남북 항공사간 전략적 제휴) 등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언급했다. 

김 원장은 "우리가 남북한 공동으로 항공협력과제를 정의하고, 수용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이를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간다면 환태평양을 주도하는 항공강국은 비단 구호가 아닌라 실현 가능한 명제"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이번 강연회를 주최한 송영길 의원은 "한반도 협력의 시대는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해 나가는 것" 이라며, "이번 '길을 열다' 연속 강연회를 통해 항공 · 전기 · 철도 · 관광 · 도로 · 해양 분야의 남북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섬이 아닌 대륙의 관문으로' 『길을 열다』 연속 강연회는 14일 '하늘길을 열다' (김연명 항공안전기술연구원장)를 시작으로, 16일 '전기길을 잇다' '남북경협시대 전기계의 역할' 토론회, 6월 12일 '기찻길을 열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6월 18일 '관광길을 열다' (김영현 현대아산 전무), 7월 2일 '자동차길을 열다' (이강훈 한국도로공사 부사장), 7월 9일 '바닷길을 열다' (양창호 해양수산개발원장) 초청 연속강연회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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