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폭발하는 가을, 맛있을수록 위험하다? - 캐러멜색소의 치명적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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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폭발하는 가을, 맛있을수록 위험하다? - 캐러멜색소의 치명적 유혹
  • 2017.09.04 11:23
  • by 상형철(더필잎병원 바디버든 힐링센터 원장)

그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여름이 하룻밤 만에 가을로 바뀌었습니다. 날이 쌀쌀해지니까 한여름은 먼 얘기였던 듯 생활의 여러 가지가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무더위에 떨어졌던 입맛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라고 하는데, 때로는 ‘천고인비(天高人肥: 하늘은 높고 사람은 살찐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생각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필자의 지인은 누룽지를 참 좋아합니다. 누룽지의 노릇노릇한 색깔에 우선 혹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고소함에 사로잡힌다는 것입니다. 예전에야 가마솥에 밥을 하고 나오는 누룽지를 조금씩 먹는 정도였지만, 요즘에는 전기압력밥솥을 쓰다 보니 집에서 누룽지 나올 일이 없습니다. 그 대신 공장에서 만들어 파는 누룽지를 주문해 먹는데, 한 번 먹다 보면 앉은 자리에서 누룽지 두세 장은 기본으로 먹는다고 합니다. 밥으로 따져도 적지 않은 양인데, 밥 먹고 간식으로 먹다 보니 배만 나온다고 걱정을 하면서도 그 노릇노릇함과 고소함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룽지의 노르스름한 색깔은 식품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변반응입니다. 갈변반응이란 당류가 일으키는 산화 반응의 하나인데요, 누룽지나 빵처럼 굽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갈변반응은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는 요소입니다.그러한 갈변반응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캐러멜 색소입니다.

몇 년 전 한 방송사의 먹거리 프로그램에서 자장면에 들어가는 캐러멜 색소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후 그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캐러멜이란 사탕수수나 사탕무로 설탕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당밀을 끓여서 만든 시럽입니다. 이렇게 만든 캐러멜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당밀을 끓이는 과정에서 암모늄을 넣으면서 문제가 됩니다. 당밀만으로는 색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암모늄을 넣어 색을 더 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캐러멜 색소입니다. 문제는 암모늄을 넣어 끓이게 되면 그 과정에서 4-MI(4-methylimidazole)이라는 부산물이 나오게 되는데, 이 물질은 미국의 국가 독성 프로그램에 따른 생쥐 실험에서 발암성이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캐러멜색소는 우리 일상의 온갖 음식에 두루 쓰이고 있습니다. 자장, 족발, 찜닭은 물론 콜라와 같은 각종 음료수, 과자, 간장 등 연한 갈색부터 진한 까만색까지 먹음직스러운 색을 내는 데는 빠지지 않고 들어갑니다.

캐러멜 색소가 문제가 되면서 미국에서는 콜라에 첨가량을 규제하자는 소비자 운동이 일어났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병당(355ml) 4μg으로 제한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예전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자장면의 춘장이었습니다. 자장면의 춘장에 들어가는 캐러멜색소의 농도는 당연 최상위에 속합니다. 춘장 1g에서 10μg의 4-MI가, 자장면 한 그릇에서는 200μg이 검출됐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입니다.

현재 미국의 FDA나 우리나라의 식약처에서는 캐러멜색소가 무해하다는 입장이라 식품에의 첨가량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뒷북을 치는 경우를 우린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그랬고, 살충제 계란이 그랬습니다. 지금은 생리대가 문제가 되고 있죠.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현재의 기준으로만 판단해서는 오류가 생깁니다. 10년 뒤쯤 지식이 바뀌면 우리몸 세포는 발암물질인 독소를 먹은 것이 됩니다. 때문에 조금의 논란이라도 생긴다면 다시 돌아보고 새로운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입이 즐거워하는 음식만 찾기보다 건강한 음식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이쿱생협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캐러멜색소을 대신하는 ‘안심캐러멜색소’를 개발해 여러 생협과 공동 이용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우리 몸은 독소가 쌓이게 되면 여러 가지 신호를 보냅니다. 1단계는 피로, 2단계는 비만 정도지만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3단계(성인병), 4단계(난치성 질환), 5단계(암)으로 발전합니다. 입맛 폭발하는 가을, 캐러멜 색소의 치명적 유혹에 넘어가기 전에 내 입이 아닌 세포가 좋아하는 것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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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형철(더필잎병원 바디버든 힐링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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